[DA:현장] MBC 조사위가 밝힌 ‘전참시’ 논란의 ‘시작과 끝’ (종합)

입력 2018-05-16 16: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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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MBC 조사위가 밝힌 ‘전참시’ 논란의 ‘시작과 끝’ (종합)

MBC 진상조사위가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6일 서울 마포구 성암로 MBC 사옥에서는 ‘전참시’ 논란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사위원장 조능희 기획편성국 본부장을 비롯해 조사위원 고정주 경영지원국 부국장, 전진수 예능본부 부국장, 이종혁 편성국 부장, 오동운 홍보심의국 부장 그리고 또 다른 조사위원이자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특위 위원 오세범 변호사가 참석했다.

앞서 5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이영자의 ‘어묵 먹방(먹는 방송)’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 보도 관련 화면을 인용 편집해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서 그간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을 희화화한 표현을 고의적으로 인용한 것이 아니냐며 비판은 더욱 거세게 일었다.

이에 ‘전참시’ 제작진이 사과하고 이어 MBC와 최승호 MBC 사장도 공식 사과했다. MBC는 긴급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해당 1차와 2차에 걸쳐 조사를 진행했다. 개개인의 면담과 본인 동의하에 휴대전화와 SNS 활동을 조사하는 과정을 거쳤다. 2차 조사에는 세월호 유가족 및 노조를 참여시키기도 했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전참시’는 결방했다. MBC는 이번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출연진과 논의 끝에 방송 재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진상조사위는 먼저 세월호 관련 영상이 ‘전참시’에 사용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오동운 심의국 부장은 논란이 된 영상은 편집 담당 조연출로부터 비롯된 실수라고 밝혔다. 오 위원은 “조연출이 FD에게 편집에 필요한 뉴스 멘트를 제시하고 영상 자료를 요청했다. FD는 총 10건의 자료를 전달했으며 이 중 2건에 세월호 관련 뉴스가 포함돼 있었다. 조연출은 해당 2건을 비롯해 3개의 뉴스 화면으로 영상을 구성했다. 3일 새벽 미술부에 세월호 관련 부분과 방송에 CG 작업을 의뢰했으며 그 내용을 돌려받아서 편집을 완성했다. 4일 금요일에 자막을 입히는 작업도 조연출이 외부 업체와 함께 진행했으며 5일 최종 편집본이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전참시’에 사용된 3컷의 뉴스 화면 중 첫 번째 이진 아나운서의 영상과 세 번째 최대현 아나운서의 영상이 세월호 참사 보도 관련 영상이었다.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해당 영상이 세월호 관련 영상임을 인지하고 있었던 관계자는 FD와 조연출 그리고 CG 작업 담당자로 총 세 명이었다.

오 부장은 “FD는 편집에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조연출의 지시를 그대로 수용했다. CG 담당자 역시 사용과 맥락을 모르고 의뢰를 받은 대로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영상으로 편집을 진행한 조연출은 진상 조사에서 “처음 사용된 영상은 뒷배경이 세월호와 관련 없는 화면이었고 취사선택했을 뿐 전체적인 뉴스를 보지 않아서 관련 뉴스인 것을 몰랐다. 세 번째 영상은 세월호 사고 현장이 담긴 뉴스 화면이라는 것을 알았으나 뒷배경을 보이지 않게 흐림 처리를 한다면 뉴스 멘트 자체에는 언급이 없기 때문에 상관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CG처리를 요청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어묵 자막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도 “다른 의도는 없었고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진술했으며 “해당 단어가 세월호 희생자를 조롱하는 의도로 사용된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CG 담당자에 의해 블러 처리된 후 넘겨진 영상은 사전 시사를 거쳐 본방송 됐다. 이 과정에서 상급자에게 보고도 전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진수 부국장은 “세월호 자료를 썼다고 상급자에게 보고한 일은 없었다”면서 “담당 연출은 방송 이후 외부 홍보대행사를 통해 문제를 전달받기 전까지 세월호 영상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민감한 영상을 예능 프로그램에 사용하면서도 보고 체계 자체가 없었다는 것. 오동운 부장은 “현재 그런 시스템은 없다. 적어도 그런 뉴스를 쓰는데 있어서 만큼은 제도적으로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진수 부국장은 “현재 제작 시스템이 미비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제작진 일베설’은 여전히 남아있다. 오동운 부장은 “수사가 진행되지 않는 이상 일베가 아니라는 확증을 제시할 수 없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메일 주소를 통한 커뮤니티 가입 여부도 확인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동료들의 평가와 수년간 지켜봐온 경험 그리고 SNS 활동 내역과 기록을 토대로 1차적으로 판단했다. 일베가 아니라는 것도 우리의 판단일 뿐 사실적으로 확증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일베라고 할 만 한 의혹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이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상조사위는 해당 조연출과 제작 책임자에 대한 징계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징계 대상자는 조연출과 담당 연출, 부장, 본부장이다. 조능희 본부장은 “우리가 징계 수위를 예측할 수 없다.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진상조사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게이트 키핑을 강화하고 방송윤리의식 전반에 대한 점검 및 재교육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겠다고도 전했다.

이번 사태로 폐지설까지 제기된 ‘전참시’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전진수 부국장은 “‘전참시’ 제작과 관련해서는 모든 것이 스톱돼 있다. 출연자들도 공식 조사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결과 발표 후 각 출연자들과 논의해 방송 일정을 정리할 것”이라면서 “(존폐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를 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폐지설이 매체와 온라인상에서 언급되고 있고 시청자들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공식적으로 폐지를 논의한 적은 없다. 향방에 대해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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