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음악독립군”‘젊은’아티스트,소속·기획사버리고독자활동

입력 2009-03-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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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서문탁·상상밴드등직접음반제작·유통·홍보활동
“여보세요? OOO 기자님? 저 투컷인데요….” 요즘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DJ 투컷은 언론매체 음악담당 기자들에게 전화하기 바쁘다. 21일 개설한 에픽하이의 홈페이지 맵더솔닷컴과 27일 발표한 북앨범 ‘혼(魂)·맵더솔’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에픽하이는 지난 해 말 전 소속사와의 계약 만료 후 독자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최근 (주)맵더솔을 설립하고 음반을 직접 제작 및 유통, 홍보까지 하고 있다. 맵더솔닷컴은 팬들과 직접 만나기 위한 커뮤니티이자, 에픽하이 음반도 이 곳에서 독점판매하는 ‘아티스트 포털사이트’다. 투컷은 홍보 담당을 맡아 보도자료를 만들고 직접 매체에 전화를 걸어 음반 발표 소식을 알리고 있다. 통상 음반기획사에는 언론홍보 담당자가 많게는 3명까지 있다. 하지만 에픽하이는 언론홍보 담당은 물론 매니저도 없다. 차도 직접 운전하고, 운전면허가 없는 타블로가 MBC FM4U ‘타블로의 꿈꾸는 라디오’ 등 개인 일정이 있을 때는 미쓰라 진 등 다른 멤버가 로드 매니저 역할도 하고 있다. 여성 로커 서문탁도 비슷한 경우다. 서문탁은 최근 발표한 디지털 싱글 ‘빅토리아’를 알리기 위해 언론매체 음악담당자에 직접 전화를 걸어 새 음반 발표소식을 알렸다. 서문탁은 음반 해설지 및 보도자료 작성과 발송 등은 측근의 도움을 받지만, 음반기획사에는 소속을 두지 않고 직접 음반을 제작, 홍보까지 하고 있다. 25일 쇼케이스를 벌이고 새 음반 ‘어쿠스틱 다이어리’ 발표를 알린 상상밴드도 전속된 음반기획사 없이 직접 음반을 제작하고 홍보하고 있다. 애초 4인조로 출발해 이번 음반을 통해 쇼기(베이스)와 베니(보컬) 2인 체제로 새출발하는 상상밴드는 쇼케이스가 언론과 음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행사 일주일 전부터 언론매체에 직접 전화를 걸어 홍보를 했다. 그동안 아티스트가 직접 홍보를 하는 경우는 대부분 경제적 기반이 약한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이나 매스미디어에 상당한 인맥이 있는 중견가수들이었다. 하지만 에픽하이나 서문탁, 상상밴드의 경우처럼 대형 기획사와 계약을 맺었거나 충분히 대형 기획사와 손잡아도 될 만한 잠재력과 능력을 가진 ‘젊은’ 아티스트가 독자 노선을 걷는 경우가 조금씩 늘고 있다. 이같은 활동은 일선 기획사의 체계화된 홍보 시스템을 통한 ‘손쉬운’ 홍보는 포기하는 대신, 제작자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유로운 음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픽하이나 상상밴드, 서문탁은 방송형 가수가 아니라 공연형 가수이기에 매스미디어의 의존도가 비교적 낮아 이런 ‘독립’이 가능하다. 에픽하이의 언론홍보 담당 투컷은 “기존과 다른 방법으로 팬들과 만나고 싶어 시작한 일”이라며 “우리 스스로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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