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800m우승세메냐,혹시남자?

입력 2009-08-21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베를린세계육상선수권성별논란
남자냐, 여자냐.

15일(한국시간)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제12회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성별 논란이 일고 있다. 그 중심에 선 있는 선수는 20일 여자800m에서 시즌최고기록(1분55초45)으로 우승한 캐스터 세메냐(18·남아프리카공화국). 세메냐는 강인한 근육 등 외형적인 면에서 남자선수를 연상케 한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결승에 앞서 “남아공육상연맹에 세메냐에 대한 성별검사를 요청했고, 몇 주 내로 답변이 되돌아 올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세메냐는 일단 결승에 참가할 수 있었다.

IAAF가 세메냐의 성별을 의심한 이유는 기록의 비약적 발전 때문. 세메냐는 2008년 10월 800m에서 2분04초23을 기록한 뒤, 불과 9개월 뒤 열린 아프리카주니어선수권에서 1분56초72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500m에서도 4분33초25였던 기록을 2일, 4분08초01로 25초나 앞당겼다.

20일 영국 데일리 메일은 세메냐가 요하네스버그 주유소에 있는 여성 화장실을 이용하려다 거부당한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의혹이 불거지자 세메냐를 지도하는 마이클 세메 감독은 “팀 동료들은 세메냐의 벗은 모습을 본 적이 있다”며 변호에 나섰다.

실제로 2006도하아시안게임 여자800m 결승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산티 순다라얀(인도)은 염색체 이상으로 결국 메달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여자는 염색체 구조가 ‘XX’이어야 하지만, 남자에게 보이는 ‘Y’ 염색체가 섞여 나온 것이다. 폴란드 출신으로 1932년 LA올림픽 여자100m에서 금메달을 딴 스탈리슬라바 발라시비치는 1980년 강도사건으로 살해됐을 때 부검결과 남자 생식기를 가진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968년 멕시코올림픽 때 성별검사를 도입했다가 1999년 폐지했다. IAAF는 1991년 성 증명 검사를 없앴다. 하지만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아직도 성별 검사를 진행 중이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