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vs힘…한일괴물샷숨은비결

입력 2009-10-0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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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영건들매서운‘파워샷’-“300야드장타비법은정타”
9월 한 달간 국내 그린은 뜨겁게 달궈졌다.

특히 10일부터 충남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에서 펼쳐진 한국오픈은 ‘영건’들의 각축장이 되면서 세계 골프계의 이슈가 됐다.

한국남자 골프의 희망 배상문(23·키움증권)을 비롯해, 일본의 골프스타 이시카와 료(19), 뉴질랜드 동포 대니 리(19·캘러웨이), 유러피언투어의 떠오르는 태양 로리 맥길로이(20·북아일랜드), US아마추어챔피언십 최연소 우승자 안병훈(18) 등이 모두 출전해 오랜만에 필드가 달아올랐다.

이들에게는 우승상금보다 더 중요한 게 자존심 대결이었다.

1라운드부터 배상문, 이시카와 료, 대니 리가 같은 조에서 플레이를 펼쳐 화제가 됐다. 세 선수 모두 소문 난 장타자로 거리 싸움이 펼쳐졌다.

1번홀부터 시작된 기 싸움은 18번홀이 끝날 때까지 계속됐다.

그 중에서도 배상문과 이시카와의 미니 한일대결에 갤러리들의 시선이 고정됐다. 한국오픈을 통해 보여준 배상문과 이시카와의 한일 장타대결을 다시 한번 분석해 보았다.

힘 vs 힘…영건 엄청난 파워스윙

한일 영건 배상문과 이시카와 모두 엄청난 파워스윙을 구사한다.

배상문은 하체와 상체를 고루 활용하는 이상적인 스윙을 구사한다. 스윙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용수철처럼 강력한 상체의 회전이다. 다운스윙에서는 오른발 쪽에 실려 있는 파워를 왼쪽으로 옮겨준다. 이 두 가지 동작이 하나가 된 것처럼 진행되면서 300야드 장타를 뿜어낸다.

이시카와의 스윙도 크게 차이는 없다.

다만, 이시카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의 100%%를 모두 활용한다.

보통 프로들은 실전에서 80∼90%%의 힘으로만 스윙한다. 정확하게 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시카와는 모든 샷을 100%%의 힘으로 스윙한다. 이에 대한 그의 설명이 그럴 듯 하다.

“80∼90%%의 힘으로만 스윙하면 정확성은 높아진다. 하지만 그렇게 스윙하고도 실수를 했을 때 실망감은 훨씬 더 크다. 반면 100%%의 힘으로 스윙했을 때는 실수가 나오더라도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실망감이 덜하다.”

두 선수 모두 힘을 잘 쓰지만 어떻게 쓰는가에 차이가 있다.

장타비법? 볼을 정확하게 맞혀라

대회 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두 선수 모두 아마추어 골퍼들이 장타를 날릴 수 있는 비법에 대해 공개했다.

이들이 밝힌 비결은 하나였다. 바로 정확성이다. “아무리 세게 친다고 해도 볼을 클럽페이스 중앙에 정확하게 맞히지 못하면 멀리 보낼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건, 클럽페이스 중앙에 볼을 정확하게 맞히는 것이다.”

정확하게 맞히지 못하면 헛심만 빼는 꼴이 된다는 얘기다. 클럽페이스는 중앙부에서 주변부의 두께가 각기 다르다. 많게는 0.3mm 이상의 차가 나는 제품도 있다. 이 경우 중앙부와 주변부에 맞았을 때 거리 손실이 최대 10∼20야드까지 발생한다.

볼을 정확하게 맞히기 위해선 스윙하는 동안 볼에서 시선이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흔히 하는 말로 볼을 잡아 놓고 쳐야 한다.

기록으로 본 배상문 vs 이시카와

시즌 기록으로 본 두 선수의 대결에서는 이시카와가 배상문을 약간 앞선다. 일본투어에서만 4승을 기록하며 상금랭킹 1위에 올라 있는 이시카와는 상금으로만 15억 원 이상을 벌었다. 일본투어 상금랭킹 1위다.

매경오픈과 한국오픈 우승을 차지한 배상문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상금랭킹 1위지만 5억 원을 조금 넘는다. 각종 기록 면에서도 이시카와는 10대라고는 믿기지 않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시즌 평균 타수는 69.85타로 70.53타의 배상문에 0.7타 앞선다.

장타를 가늠하는 평균 비거리 부문에서도 이시카와는 295.63야드로, 배상문의 291.94야드를 3야드 이상 앞선다. 죽을힘을 다해 친 결과다.

배상문이 유일하게 앞서는 부문이 그린 적중률이다. 69.14%%로, 65.58%%인 이시카와를 뛰어 넘는다. 배상문은 “10대 시절엔 나도 그렇게 쳤다”는 말로 애써 위안을 삼았다.

배상문은 누구?

2006년 첫 승을 올리기 전까지 그의 이름 앞에는 ‘미완의 대기’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배상문이 한국골프의 대들보로 성장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한국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부터다. 앤서니 김, 이안 폴터 등 쟁쟁한 스타들을 제물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KPGA 투어 넘버원의 자리에 올랐다. 데뷔 3년 만에 상금왕까지 차지했다. 2009년에는 매경오픈과 한국오픈에서 2승을 올리며 일찌감치 상금왕을 예약해 두고 있다.

이시카와는 누구?

고교 1학년 때인 2007년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 먼싱웨어오픈에서 최연소 우승(15세245일)을 차지하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프로 전향 후 300야드 이상을 쳐내는 화끈한 드라이버 샷으로 순식간에 일본 골프계를 대표하는 스타가 됐다. 특히 미소 띤 얼굴이 돋보여 ‘수줍은 왕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의 스타성은 일본을 넘어 세계로 퍼지고 있다. 4월 마스터스를 시작으로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에서 손을 내밀며 그를 PGA 무대에 세웠다.


글|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JN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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