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현재·미래 ‘아름다운 동행’

입력 2009-12-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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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박병호. [스포츠동아 DB]

박용택 “후배야 타짜 노하우 전수해주마”…박병호, 선배 약속에 겨울훈련 학수고대
지난 7월의 어느 날. LG 박병호(23)를 만났을 때 그는 “겨울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페넌트레이스가 한창일 때 그가 오프시즌을 기다린 건 왜일까.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한 그는 올 시즌에도 들락날락하는 성적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런 그에게 먼저 손을 내민 이가 바로 팀 선배인 박용택(30)이었다. 지난해 부진을 털고 올 시즌 일취월장, 결국 타격왕까지 거머쥔 박용택은 자신이 겪었던 똑같은 길을 걷고 있는 후배에게 “올 겨울 내가 느끼고 배운 모든 걸 가르쳐주마”라고 약속했고, 평소 박용택을 멘토처럼 따르던 박병호는 그래서 겨울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오프시즌이 시작됐지만 아직까지 둘은 함께 땀을 흘리지 못하고 있다. 오른 무릎이 좋지 않은 박병호는 현재 사이판에서 재활 중이고, 박용택은 요즘 잠실에서 훈련 중이라 얼굴조차 못 보는 형편. 그래도 ‘선배의 약속’은 지켜지고 있다.

박용택은 8일 “내가 누굴 가르칠 수준이 되느냐. 내 코가 석자라서…”라고 한발 물러선 뒤 “그래도 내가 숱한 시행착오 끝에 얻어낸 결과를 아낌없이 병호에게 건네주고 싶다”면서 “요즘은 통화하는 수준에 불과하지만 내년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면 내 모든 것을 다 줄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모든 것’에 대해선 영업비밀(?)이라 말을 아꼈지만 후배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다짐만은 확고했다.

‘박용택은 LG의 현재, 박병호는 팀의 미래’라고 볼 수 있다. ‘아름다운 동행’에 나선 ‘박씨 형제’가 내년 시즌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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