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뽑은 2010스타 서우 “여배우 쓴맛…덕분에 맷집 세졌어요”

입력 2010-01-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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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우에게 ‘멈춤’이란 있을 수 없다. “새해에도 부지런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달려나가겠다”는 다짐을 전한 서우는 한국영화 유망주답게 내심 가득한 포부를 감추지 않았다.


여배우란 이유로 타깃 되고…욕 먹고…짧은 시간에 정신없이 흔들려 눈물
카메라 돌아가면 나도 모를 에너지 새해 ‘하녀’가 된 서우…난 멈추지 않아요
분주한 한 해가 지나가던 찰나, 배우 서우는 쉴 틈이 없어 보였다. 지난해 영화 ‘파주’와 MBC 드라마 ‘탐나는도다’로 쉼없이 달려왔지만 휴식도 잠시였나보다. 차기작 ‘하녀’로 새로운 면모를 다짐하며 서우는 시v나리오 리딩을 위해 인터뷰를 끝낸 뒤 발길을 서둘렀다. 그녀의 그런 발걸음은 신년을 맞는 설렘으로 발랄했고 이는 또 데뷔 4년차에 앞서 진가를 인정받은 성과와 만족감에 기대고 있는 듯했다.

서우는 최근 스포츠동아가 서울 지역 11개 대학 12개 영화 동아리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010년 한국영화를 빛낼 최고 유망주로 꼽히는 기쁨을 안았다. 대학생들은 서우에 대해 “보기 드문 얼굴과 표정”을 지닌 주인공으로 ‘파주’ 등을 통해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줬고 그래서 관객을 흡수해내는 탁월한 매력을 지녔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연말을 보내며 그녀는 MBC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거머쥐는 영광도 안았다.2010년을 향한 희망찬 발걸음이 분주하던 때 만난 그녀는 젊은 관객들의 이 같은 평가에 “감사하다. 크리스마스 선물인가보다”며 활짝 웃었다.


- 대학생들은 왜 서우, 당신을 주목할까?

“많은 활동을 한 결과인 것 같다. 비록 (‘파주’는)관객이 많이 들지 않았고 (‘탐나는도다’도)시청률이 높지 않았지만 쉬지 않고 연기를 해온 결과를 인정받은 게 아닐까.”


- 너무 겸손한 말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 데뷔 이후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해왔다. 아마 많은 분들이 ‘쟤 또 나오네’ 하셨을 것 같다. 지금도 ‘파주’ 관련 일정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올해 로테르담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기쁨도 안았다. 이젠 ‘하녀’ 준비를 해야 한다. ‘하녀’를 끝낸 뒤에도 쉬지 않고 오디션도 보며 노력할 계획이다.”


- 오디션을 보는 시절은 이제 지나지 않았나?

“제작 관계자들을 만나는 것도 일종의 오디션이다. 그리고 내가 연기하고 싶은 게 있다면 내가 찾아가는 것 아닌가. 물론 운좋게 제안을 받아 출연하게 된 것도 있지만.”(웃음)


- ‘미쓰 홍당무’로 데뷔할 때부터 심상치 않았던 것 같다.

“지금도 더 센 캐릭터 제안을 많이 받는다. 백지 같은 배우로 보기보다 뭔가 내게서 떠오르는 이미지를 보시는 것 같다. 사실 ‘미쓰 홍당무’부터 ‘탐나는도다’와 ‘파주’까지 모두 평범한 여자의 모습은 아니지 않은가.(웃음) 어렵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세계를 가진 캐릭터가 많았다. 그래도 모두 시청률의 높고 낮음, 흥행 여부를 떠나 좋은 작품들이었다.”

 배우 서우.



- 대학생들은 ‘파주’ 속 당신의 모습에 점수를 줬다.

“영화 ‘파주’는 정말 힘겹게 작업한 작품이다. 처음엔 이 영화가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좋았던 고민의 시간이었지만. 잘 선택했다고 생각하지만 많이 힘들어했다.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을 각오했다. 그러면서 나 스스로를 설득해갔다. ‘힘들겠지만 촬영하는 동안 좋을 거야’라고. 또 내가 배울 게 많을 것 같았다. 물론 관객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것도 각오했지만 말이다.”


- 가장 크게 배운 점은 무엇인가.


“대개의 여배우들이 겪는 아픔도 있었던 것 같다. 잘 견뎌냈는지 모르지만 강해졌고 인내심도 많이 생겼다. 망아지 같은 모습에서 더 강해진 느낌이랄까.”


- 여배우의 아픔이란?

“연기를 하면서 참 예민해졌다. 예전에는 둔탁했던 것 같은데. 많은 사람들의 감성을 끌어내야 하니 사소한 것에도 많이 까칠해지고. 누군가의 입에 오르내리고 미처 경험하지 못한 것들이 있었다. 여배우가 사람들의 타깃이 되고, 참는다고 참는 것이지만 질타받고 욕먹는 것 말이다. 배우가 된 이후 조그만 일상도 기사로 드러나고 부풀려지기까지 했다. 경험하지 못한 것이었는데 너무 짧은 시간에 익숙하지 못했다. 당돌하다는 말 듣지 않고 자랐는데 그런 말까지 들려오기도 했으니까. 용기를 내도 쉽지 않았다.”


- 많이 힘들었나보다.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닥쳐왔다. 어려운 연기, 힘겨운 현실, 외로움, 슬픈 만큼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들.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었다. 호호!”


- 아픔을 이겨낸 계기가 있었을까?


“계기라기보다 늦지 않게 현장에 나가는 게 습관이 됐다. 고민하고 아파하다가도 시간이 되면 습관처럼 씻으며 촬영을 준비하고 있더라. 하하! 현장은 전쟁터다. 각 부문 스태프와 연기자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공간이다. 현장에서 여배우가 자신의 감정 때문에 일을 멈추게 하는 건 미안한 거다. 그러는 사이 자연스레 풀어졌다.”


- 신년에는 ‘하녀’로 새롭게 출발하게 됐다.


“다짐한 게 있다. 촬영을 하는 동안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거다.”


- 지나간 한 해 그리고 새로운 한 해를 맞는 소감은 어떤가.

“2008년은 얻은 게 많은, 선물 같은 해였다. 2009년은 선물에 보답하려 정신없이 노력했던 시간이었다. 2010년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밝고 기쁜 마음으로 열심히 뛰어다닐 생각이다.”


- 좋은 사랑도 기대하겠다.

“하하! 나도 간절하다. 기도 드리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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