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 미스터리’ 알고보니 어깨부상

입력 2010-10-27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삼성 장원삼. 스포츠동아 DB

PO1·2차전 선발 불발에 한때 의혹
왼쪽 어깨 근육 뭉쳐…등판일 조정
에이스 이상 징후…코치진도 쉬쉬
“SK전 충격의 4연패…아직 아쉬워”


삼성 장원삼(27·사진)은 넥센에서 이적한 첫해인 올해 29게임에서 13승5패, 방어율 3.46으로 당당히 에이스 역할을 했다. 성공적인 이적 첫 시즌으로 손색없었다. 그러나 그에게도, 팀에게도 큰 응어리가 하나 있다. 바로 한국시리즈다.

삼성 선수단은 26일 경산 볼파크에서 소집돼 마무리훈련을 시작했다. 31일부터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1개월 넘게 본격 훈련이 예정돼 있다. 장원삼도 굵은 땀방울로 훈련 첫날을 열었다.

점심식사를 앞두고 잠시 쉬고 있던 장원삼은 조심스레 지난 포스트시즌을 되돌아봤다.

한국시리즈를 마치자마자 경남 창원의 고향집으로 내려가 푹 쉬었다는 그는 “사실 (정규)시즌 막판부터 왼쪽 어깨 근육이 많이 뭉쳐 있었다. 팔을 제대로 뻗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가 왜 두산과의 플레이오프(PO) 1차전 또는 2차전이 아니라 3차전에서야 선발로 등판했는지, 그 의문을 풀어주는 얘기였다.

차우찬과 더불어 막강 좌완 원투펀치를 구성했던 에이스 장원삼이 기선제압이 중요한 1차전은 고사하고, 안방에서 벌어지는 2차전에도 나서지 못하자 당시 의혹이 제기됐던 것도 사실이다. 일전을 앞두고 에이스의 이상징후를 상대에게 노출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삼성 코칭스태프도 쉬쉬했던 사안이다.

장원삼은 “(어깨 상태를)코치님을 통해 감독님께 보고 드렸다. 그래서 등판일이 조정됐던 것 같다. 물론 내가 대구구장보다는 잠실구장에서 강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에이스답게) 1차전이나 2차전에 등판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아직도 남는다. 집에서 쉬는 동안에도 그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장원삼이 정상가동되지 못한 PO는 결과적으로 5차전까지 이어지면서 삼성에 큰 타격이 됐다. 두산과 5차전까지 혈전을 치르느라 한국시리즈 들어 전반적으로 투타전력이 크게 약화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장원삼은 “(PO)5차전 때 잘 던지긴 했지만 내가 정상 컨디션으로 (PO)1∼2차전에 나갔더라면 한국시리즈의 선발 로테이션도 달라졌을 것”이라며 여전히 미련이 남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삼성이 충격의 4연패를 당하며 SK가 왕좌에 오른 올해 한국시리즈. 패자였던 삼성에는 아직도 그 후유증이 조금은 똬리를 틀고 있었다. ‘힘차게 비상하고 싶었던’ 에이스 장원삼의 회한, 그 속에 말이다.

경산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