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야간 통행금지 해제로 연예계 활기

입력 2011-0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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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12시면 전국에서 울리던 사이렌 소리. 사이렌이 울리기 직전 사람들의 발걸음은 바빴다.

자칫 단속에 걸리면 다음날 새벽 4시까지 꼼짝없이 경찰서 신세를 져야 했기 때문이다. 겨울밤, 한 잔 걸친 끝에 호기로 ‘2차’ ‘3차’를 부르지만 밤 10시 30분이면 소줏집의 닫힌 문을 걷어차고 나와야 했다.

1982년 오늘, 마침내 야간 통행금지가 해제됐다. 이날 정부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일부 취약지구와 전방 접적지역을 뺀 50개시 139개군 지역의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1945년 미 군정 포고령 1호에 따라 9월8일부터 무려 37년 동안 사람들은 밤 12시 이후엔 밤길을 마음대로 오갈 수 없었다.

이 조치를 가장 반긴 사람은 연예인들이었다.

1976년 국무총리 지침에 따라 대중음식점과 유흥음식점, 다방과 과자점 등의 영업마감 시간이 겨울철은 밤 10시30분, 여름철은 밤 11시로 제한됐다. 하지만 야간 통행금지 해제 조치로 모든 야간업소는 재량에 따라 자정 이후에도 영업 할 수 있게 됐다.

야간업소 출연에 수입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던 연예인들에게 당연히 크게 환영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인순이의 매니저였던 김호성 씨는 야간 통금해제 방침이 알려진 1981년 말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은 두 세 군데 밖에 뛰지 못하지만 앞으로는 네 군데 이상 뛸 수 있다”면서 “수입이 배는 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야간업소들 역시 통금해제를 반기긴 마찬가지였다. 연예인을 무대에 세워 손님을 불러모으려는 업소들도 크게 늘었다.

야간 통행금지가 아직 사라지기 전에는 이른바 ‘골든타임대’인 밤 8시에서 10시 사이 톱스타급 연예인을 섭외하기 위한 전쟁을 벌여왔지만 그 영업시간대가 늘어나면서 경쟁 역시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늘어난 영업시간만큼 연예인을 찾는 수요가 늘어 무명에 가깝거나 톱스타급이 아닌 일반 연예인들에 대한 섭외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우려 아닌 우려도 낳았다.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반긴 곳은 또 있다. 극장이었다.

통금 해제 이전, 5∼6회 상영에 그쳐야 했던 극장들은 심야 상영으로 횟수를 1회 늘렸다. 심야극장도 이 시절 생겨났다. 그해 3월 서울극장이 ‘미드나이트 스페셜’을 마련해 토요일 자정부터 2시간 가량 영화를 상영했다. 당시 서울 시내 극장 79개 가운데 대부분은 아직 관망하고 있었다.

1980년 12월 컬러TV 방송 시작에 따른 방송 외화에 밀려 관객이 대폭 줄었고 검열 기준 등이 완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심야 상영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을 부담하기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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