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피 줄이고 가격 낮춘 ‘아이폰 미니’가 결국 출시될까?
지난 12일(북미 시각) 북미 경제전문지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더 저렴하고 더 작은 아이폰이 개발 중이라는 사실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IT 업계에는 워낙 근거없는 소문이 많이 돌기 때문에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이틀 뒤인 14일, 또 다른 북미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이 확인사살을 날렸다. 애플이 이미 지난 해 보급형 아이폰의 프로토타입(기본품)을 생산했고 현재 본격적인 생산 라인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 코드명 ‘N97’로 불리는 이 보급형 ‘미니 아이폰’의 존재는 점차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부피와 가격은 줄었지만 성능은 그대로?
양쪽의 보도를 종합해보면, 이 아이폰 미니(가칭)의 크기는 기존 아이폰보다 확연하게 작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이폰 미니의 크기가 ‘아이폰4’에 비해 대략 3분의 1정도 줄어들었으며, ‘홈버튼’이 없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아이폰 미니의 크기가 아이폰4의 절반 가량에 불과하며, (홈버튼 없이) 전면부 전체가 터치스크린으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아이폰4의 상하단에 위치한 스피커와 홈버튼 부분을 없앰으로써 실제적으로 3분의 1 가량이 작아지게 된 것이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화면 크기는 기존보다 조금 작거나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은 파격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은 2년 약정 계약 없이 약 200달러(한화 약 22만원)의 출시가격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으며, 월스트리트저널은 “기존 아이폰의 반값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현재 아이폰4는 미국에서 약정 없이 평균 625달러(한화 약 70만원), 2년 약정을 걸고 200달러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통신사와 2년 약정 계약을 맺는 조건으로 400달러가 넘는 보조금을 받는 셈이다. 만일 2년 약정 계약을 통해 아이폰 미니를 구매한다면 ‘공짜 아이폰’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반면 성능은 아이폰4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이폰 미니의 가격이 저렴한 이유를 “현재 아이폰 모델에 쓰이는 것과 비슷한 프로세서, 디스플레이 등을 사용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IT 기기 구성품들은 시간이 지나면 점차 가격이 내려가므로, 충분히 낮은 가격에 생산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물론 ‘아이폰5(가칭)’와 같은 기존 라인업의 신제품에는 최신 부품이 적용된다.
보급형 아이폰 출시는 선택 아닌 필수
애플이 보급형 아이폰을 내놓게 된 데에는 경쟁자들의 압박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이 득세를 하면서 상대적으로 아이폰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Canalys)에 따르면, 2010년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 안드로이드는 32.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009년 동기 대비 600%가 넘는 성장율이다. 반면 노키아 심비안은 30.6%를 차지하며 2위로 추락했으며, 애플 iOS는 16%의 점유율을 얻는 데 그쳤다. 물론 애플도 86%의 성장세를 기록하긴 했지만 구글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렇게 안드로이드가 무섭게 성장한 이유는 구글 안드로이드폰 중에는 2년 약정 계약 시 거의 공짜에 가깝게 구할 수 있는 보급형 스마트폰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직은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윈도우폰7도 성장 잠재력이 크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노키아와 손잡고 기존의 심비안 대신 윈도우폰7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애플이 보급형 아이폰을 출시한다면 경쟁사로 빠져나가는 소비자들을 상당수 붙잡을 수 있다. 저가형 휴대폰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중국 및 인도 시장에서 보급형 아이폰은 크게 어필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현재 2년 약정 계약에 묶였거나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이 아이폰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다시 시장판도 뒤흔들까
애플이 저가전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MP3플레이어 시장에서도 비슷한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애플은 2004년 첫 번째 ‘아이팟’을 299달러(한화 약 34만 원)에 출시한 이후 2005년 ‘아이팟 미니’를 249달러(한화 약 28만 원)에 내놓았다. 이후 가격과 부피를 더 줄인 ‘아이팟 나노’를 내놓으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그 동안 특히 국내 중소기업들이 애플과 맞서 싸울 수 있었던 이유는 가격경쟁력 때문이었는데, 아이팟 나노로 인해 오히려 가격에서도 밀리는 상황이 일어나고 말았던 것. 브랜드 가치와 가격경쟁력 모두에서 힘을 잃은 수많은 MP3제조사들은 속수무책으로 떨어져 나갔다.
물론 MP3플레이어와 스마트폰은 그 성격이 다르다. 성능과 가격이 전부인 MP3플레이어와는 달리, 스마트폰에는 운영체제 선호도라는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폰 미니가 나온다고 해서 아이팟 나노처럼 시장 전체를 잠식하는 일이 반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미국 투자기관 니덤앤컴퍼니(Needham & Co)의 애널리스트 찰리 울프(Charle Wolf)는 “애플은 (지금처럼) 글로벌 휴대폰 시장 25%만을 노리는 것에서 벗어나 100% 전부를 가져가려고 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기존 아이폰 라인업으로는 상위 시장을 선도하고, 아이폰 미니로는 저가형 시장을 공략해 궁극적으로 시장 전체를 장악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것. 과연 애플의 보급형 아이폰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전체 시장에 대격변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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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북미 시각) 북미 경제전문지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더 저렴하고 더 작은 아이폰이 개발 중이라는 사실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IT 업계에는 워낙 근거없는 소문이 많이 돌기 때문에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이틀 뒤인 14일, 또 다른 북미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이 확인사살을 날렸다. 애플이 이미 지난 해 보급형 아이폰의 프로토타입(기본품)을 생산했고 현재 본격적인 생산 라인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 코드명 ‘N97’로 불리는 이 보급형 ‘미니 아이폰’의 존재는 점차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부피와 가격은 줄었지만 성능은 그대로?
양쪽의 보도를 종합해보면, 이 아이폰 미니(가칭)의 크기는 기존 아이폰보다 확연하게 작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이폰 미니의 크기가 ‘아이폰4’에 비해 대략 3분의 1정도 줄어들었으며, ‘홈버튼’이 없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아이폰 미니의 크기가 아이폰4의 절반 가량에 불과하며, (홈버튼 없이) 전면부 전체가 터치스크린으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아이폰4의 상하단에 위치한 스피커와 홈버튼 부분을 없앰으로써 실제적으로 3분의 1 가량이 작아지게 된 것이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화면 크기는 기존보다 조금 작거나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은 파격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은 2년 약정 계약 없이 약 200달러(한화 약 22만원)의 출시가격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으며, 월스트리트저널은 “기존 아이폰의 반값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현재 아이폰4는 미국에서 약정 없이 평균 625달러(한화 약 70만원), 2년 약정을 걸고 200달러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통신사와 2년 약정 계약을 맺는 조건으로 400달러가 넘는 보조금을 받는 셈이다. 만일 2년 약정 계약을 통해 아이폰 미니를 구매한다면 ‘공짜 아이폰’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반면 성능은 아이폰4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이폰 미니의 가격이 저렴한 이유를 “현재 아이폰 모델에 쓰이는 것과 비슷한 프로세서, 디스플레이 등을 사용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IT 기기 구성품들은 시간이 지나면 점차 가격이 내려가므로, 충분히 낮은 가격에 생산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물론 ‘아이폰5(가칭)’와 같은 기존 라인업의 신제품에는 최신 부품이 적용된다.
보급형 아이폰 출시는 선택 아닌 필수
애플이 보급형 아이폰을 내놓게 된 데에는 경쟁자들의 압박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이 득세를 하면서 상대적으로 아이폰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Canalys)에 따르면, 2010년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 안드로이드는 32.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009년 동기 대비 600%가 넘는 성장율이다. 반면 노키아 심비안은 30.6%를 차지하며 2위로 추락했으며, 애플 iOS는 16%의 점유율을 얻는 데 그쳤다. 물론 애플도 86%의 성장세를 기록하긴 했지만 구글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렇게 안드로이드가 무섭게 성장한 이유는 구글 안드로이드폰 중에는 2년 약정 계약 시 거의 공짜에 가깝게 구할 수 있는 보급형 스마트폰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직은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윈도우폰7도 성장 잠재력이 크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노키아와 손잡고 기존의 심비안 대신 윈도우폰7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애플이 보급형 아이폰을 출시한다면 경쟁사로 빠져나가는 소비자들을 상당수 붙잡을 수 있다. 저가형 휴대폰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중국 및 인도 시장에서 보급형 아이폰은 크게 어필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현재 2년 약정 계약에 묶였거나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이 아이폰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다시 시장판도 뒤흔들까
애플이 저가전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MP3플레이어 시장에서도 비슷한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애플은 2004년 첫 번째 ‘아이팟’을 299달러(한화 약 34만 원)에 출시한 이후 2005년 ‘아이팟 미니’를 249달러(한화 약 28만 원)에 내놓았다. 이후 가격과 부피를 더 줄인 ‘아이팟 나노’를 내놓으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그 동안 특히 국내 중소기업들이 애플과 맞서 싸울 수 있었던 이유는 가격경쟁력 때문이었는데, 아이팟 나노로 인해 오히려 가격에서도 밀리는 상황이 일어나고 말았던 것. 브랜드 가치와 가격경쟁력 모두에서 힘을 잃은 수많은 MP3제조사들은 속수무책으로 떨어져 나갔다.
물론 MP3플레이어와 스마트폰은 그 성격이 다르다. 성능과 가격이 전부인 MP3플레이어와는 달리, 스마트폰에는 운영체제 선호도라는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폰 미니가 나온다고 해서 아이팟 나노처럼 시장 전체를 잠식하는 일이 반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미국 투자기관 니덤앤컴퍼니(Needham & Co)의 애널리스트 찰리 울프(Charle Wolf)는 “애플은 (지금처럼) 글로벌 휴대폰 시장 25%만을 노리는 것에서 벗어나 100% 전부를 가져가려고 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기존 아이폰 라인업으로는 상위 시장을 선도하고, 아이폰 미니로는 저가형 시장을 공략해 궁극적으로 시장 전체를 장악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것. 과연 애플의 보급형 아이폰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전체 시장에 대격변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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