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박기동, K리그 새기둥!

입력 2011-03-09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광주FC 박기동. 사진제공 | 광주FC

개막전 2골 MVP 그 남자의 K리그 복귀 스토리

숭실대 졸업후 야심찬 J리그 직행
영입 했던 감독 시즌중 사임 위기
“한국 가자”결심 광주서 주장 꿰차
경기 본 조광래 감독도 “좋다” 평가
올 시즌 K리그 홈 개막전에서 대구를 상대로 2골을 뽑아내며 두각을 나타낸 광주FC 스트라이커 박기동(23).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물론이고 대표팀 조광래 감독의 관심도 이끌어냈다.

프로연맹이 8일 발표한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도 뽑혔다. 일본 J리그 실패로 눈물을 흘린 뒤에 찾아온 기쁨이어서 더욱 값지다.


○어려웠던 유년시절

중학교 입학 후 축구를 시작한 박기동은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신체조건이 워낙 좋은데다 유연성 등 밸런스가 좋아 기술 습득이 빨랐다.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았지만 가족들은 박기동을 위해 모두가 희생했다.

형은 학업성적이 좋아 서울 명문대 진학도 가능했지만 동생 뒷바라지하는 부모의 권유로 장학금을 탈 수 있는 지방 국립대를 택했다는 후문.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박기동은 고교 시절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다. 2002년 창단한 충남기계공고가 전국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박기동의 활약이 컸다. 연세대와 고려대를 비롯해 한양대, 경희대 등 국내 정상권 대학들이 박기동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다. 숭실대행을 결정한 그는 대학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성장하며 프로의 주목을 받았다.


○힘겨웠던 일본 진출

당시 숭실대 지휘봉을 잡았던 윤성효 감독(현 수원 감독)은 박기동을 일본으로 진출시켰다. 드래프트를 통해 K리그로 가기보다는 일본을 거쳐 유럽으로 진출시킨다는 계획이었다. 박기동도 스승과 뜻을 함께하며 일본으로 떠났다.

그러나 적응이 쉽지 않았다. 시즌 도중 자신을 영입했던 감독이 사임했다. 통역도 없었고, 일본에서 혼자 생활해야하는 등 적응이 어려웠다. 게다가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린 탓에 심신이 모두 지쳤다.

그는 윤 감독과 상의해 1년 만에 K리그행을 결심했다. 드래프트를 통해 신생 구단 광주 유니폼을 입었다. 다른 구단에서 기존 선수들과 주전 경쟁을 해야 하는 부담은 덜 수 있었다. 팀의 주장으로 광주의 얼굴이 됐다. 새롭게 창단된 팀의 K리그 데뷔전에서 골을 폭발, 단박에 주목을 받았다.


○서서히 다가오는 태극마크

숭실대 시절 박기동의 실력을 알았던 대표팀 조광래 감독은 K리그 개막전에서 광주 경기를 지켜봤다. 조 감독은 후한 점수를 줬다. 이달 말 열리는 A매치에서 박기동은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 전망이다.

청소년대표(U-19)를 경험하긴 했지만 큰 대회를 앞두고는 번번이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했다. 이 때문에 태극마크에 대한 각별함이 더 하다. 박기동은 또래 이청용(볼턴)과 기성용(셀틱) 등이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활약하는 것을 지켜보며 큰 자극을 받았다. 일본 진출도 후회했다. ‘K리그에 일찍 들어섰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단다.

동기생들보다 출발이 조금 늦은 박기동은 “대표팀 경기를 꾸준하게 지켜봐 조 감독님이 원하는 스타일이 뭔지 잘 알고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기동은?

▲ 생년월일=1988년 11월 1일
▲ 신체조건=191cm 83kg
▲ 포지션=스트라이커
▲ 학력=용운초(대전)-중리중(대전)-충남기공-숭실대
▲ 프로경력=2010년 일본 FC기후 입단, 2011년 광주FC 입단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