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은 ‘제주야구 전도사’

입력 2011-03-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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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응룡 전 사장. 스포츠동아DB.

서귀포에 머물며 인근 경기장 찾아…유망주2명과 펜션서 함께 지내기도
“아유 내가 뭘….” 12일 제주오라구장에서 열린 KIA-넥센의 시범경기. 관계자들이 “내빈소개를 위해 그라운드 쪽으로 나가시자”고 하자, 김응룡(70·사진) 전 삼성 사장은 손사래부터 쳤다. 떠들썩한 것을 싫어하는 그 성격 그대로였다.

김 사장은 지난 연말 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제주 서귀포시의 야구인 마을에서 지내고 있다. 그는 “제주 지역 고등학교, 대학교 경기를 보러 다닌다”고 근황을 전했다. 최근에 열린 도지사기 대회 때도 사흘 내내 경기를 관람했다. 오성환 제주도야구협회장은 “김 전 사장님이 경기장에 계신 것만으로도 교육적 효과가 크다”며 웃었다.

한국시리즈 통산 10번의 우승. ‘야신’(김성근 감독)의 별명을 붙이고, 또 야신을 이겼던 명장. 어린 선수들도 김 전 사장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다. 김 전 사장의 눈초리를 의식하면, 그라운드에 서는 마음가짐부터 달라진다. 특히 김 전 사장은 서귀포시에 있는 탐라대 야구부에 대한 애정이 크다. “탐라대 야구부 고문”으로 불릴 정도. 주변에서는 “아예 명함 하나 파시라”고 농담을 던진다.

이 뿐이 아니다. 김 전 사장은 쑥스러워하며 “겨울 방학 동안 모교인 개성고등학교(구 부산상고) 투수, 포수 한 명씩을 제주도 펜션에 데리고 있었다”고 했다. 형편이 좋지 않은 유망주들로,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물심양면의 도움을 주던 선수들이다.

“야구후배들을 위한 일을 찾겠다”던 다짐을 실행으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김 전 사장의 존재는 ‘불모지’인 제주 야구계에도 하나의 활력소다. 그는 “제주도가 좋다. 이곳에서 평생 살고 싶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제주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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