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김성근 “제발 내 모가지 좀 붙여달라”

입력 2011-03-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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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야신…Why?
“두달을 참았다…왜 집중 안하나”
선수단 미팅 소집해 80분간 질책
SK 시범경기부터 비상체제 ‘Why & How’

17일 KIA전을 앞둔 SK 선수단 분위기는 엄숙을 넘어 경직돼 있었다. 팀 미팅이 오전 11시까지 진행됐다. 직후 바로 실내 연습장으로 이동해 특타가 이어졌다. 마치 함구령이라도 떨어진 듯 선수들은 입을 닫았다. 시범경기의 여유는 SK에 없었다.

김성근 감독은 1시간 20분에 걸쳐 전 선수단 미팅을 소집해 꾸짖었다. 이에 앞서 코치진 미팅을 갖고 역시 40분 동안 질책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왜?

무엇이 김 감독을 그토록 화나게 했을까. 16일까지 SK의 시범경기 성적은 1승3패, 공동꼴찌였다. 결과도 결과지만 선수단이 시범경기에 임하는 자세에 김 감독은 실망한 듯하다.

처음에 김 감독은 “‘제발 내 모가지 좀 붙여 달라’고 했다”고만 말했으나 “두 달을 참았다”고 덧붙였다. “집중을 안 한다. 생각이 부족하다. 플레이를 떠나서 연습은 왜 하는지 경기는 어떻게 하는지 테마를 갖고 야구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김 감독은 더 이상 “선수가 없다”는 말을 안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현실이다. 없는 건 없는 거다. 그곳에서 어떻게 살아가느냐를 생각해야 될 때”라고 말했다. 경쟁자가 안 보인다고 안이해지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일종의 충격요법인 포수 최동수 카드도 이틀째 꺼냈다. 17일 KIA전은 아예 선발 포수로 끝까지 뒀다.


분위기 전환…How?
대전원정서 복귀 밤10시까지 훈련
번트 실수 임훈 공 4박스 번트연습



○어떻게?

16일 대전 한화전 직후 SK 선수단은 문학으로 이동해 밤 10시까지 훈련을 했다. 최정 박진만 최동수는 김 감독이 올려주는 티 배팅을 했다. 승부치기 상황에서 번트실수를 한 임훈은 공 4박스 분량의 번트 연습을 시켰다. 최동수는 자기가 친 타구에 눈을 맞고 쓰러져 귀가 조치됐으나 17일 제 시간에 야구장에 나와 특타까지 다 치고 포수 마스크를 썼다.

김 감독은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4월2일 개막전까지 남은 보름을 한순간도 허투루 보낼 수 없다는 의지다. 김 감독은 “박경완은 (개막에)안 된다. 못 뛴다.(뛴다면) 기적도 보통 기적이 아니다”고 했다.

“목에서 손이 나올 정도로 아쉽다”는 일본 속담까지 인용하며 포수를 걱정했다. “일본에서부터 훈련시켰으면 됐을 것”이라는 말로 포수 최동수는 실험이 아닌 고육지계라고 강조했다.

본게임 못지않게 진지하게 임한 SK 선수들은 KIA를 5-4로 꺾고 연패를 끊었다. 그러나 경기 직후 훈련이 바로 개시된 것은 물론이다.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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