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인터뷰] KIA 안치홍 “최희섭 삼촌이 상대 팀? 상상만 해도 오싹!”

입력 2011-04-2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002년 한 야구교실에서 초등학생 안치홍은 만루홈런을 치고 일일홈런 이승엽의 칭찬에 뛸 뜻이 기뻐했다. 이제 그 초등학생은 어느덧 차세대 국가대표 2루수로 꼽히는 한국프로야구의 미래가 됐다. 스포츠동아DB.

@sctigers:경기중 말 걸자 이승엽이 웃던데?
야구교실서 만루포 쳤던 그 꼬마라고 했죠

@aeri00:야구인생 한번도 주전 안놓친 비결?
승부욕 똘똘!…나 자신에게 만족한 적 없어

스포츠동아 ‘트위터 인터뷰’의 이번 주인공은 ‘한국프로야구의 미래’ KIA 안치홍(21)이다.

젊은 팬, 특히 많은 프로야구 여성팬들에게 높은 인기만큼 트위터를 통해 수많은 질문이 이어졌다. 초등학교 때 처음 만난 이승엽(오릭스), 고교 때 인스트럭터로 인연을 맺은 KIA 조범현 감독에 관한 질문 등 스스로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

안치홍은 시종 미소를 지으며 팬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듯 진솔한 답변을 이어갔다. 직접 선택한 ‘친필 사인볼’당첨자는 트위터 @kongss00, @sexytreb, @sctigers다. 특히 @kongss00은‘친동생이 장래 프로야구 선수가 꿈’이라는 말에 “꼭 공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 주 ‘트위터 인터뷰’의 주인공은 롯데 손아섭이다.


-한창 놀고 싶은 나이인데 학교 다니는 친구들 부러운 적 없나요? 공부도 잘했을 것 같은데, 다시 태어나도 야구할래요? @uflor

“아버지께서 학원선생님이세요. 야구하기 전에는 초등학교 저학년인데도 늦은 밤까지 학원에서 함께 공부했어요. 초등학교 때는 다들 공부 잘하잖아요. 저도 꽤 잘 했어요. 하하. 대학 다니는 친구들 많이 부럽죠. 특히 여름에 산으로 바다로 놀러 갈 때 부러워요. 야구 안했으면 수학 열심히 공부해서 아버지 학원 이어받았을 것 같아요. 그래도 다시 태어나면 야구 해야죠. 그 때는 처음부터 좌타자를 해본다거나 투수도 해보고 싶어요.”


-조범현 감독과 고등학교 때 처음 만났다고 들었어요. 첫 인상은 어땠나요. 그리고 조 감독은 치홍 선수에게 어떤 분이세요?(@aeri00)

“서울고 2학년 때 인스트럭터로 저희들을 가르쳐 주셨는데, 사실 프로에서 감독까지 하셨기 때문에 정말 어려웠죠. 그러나 처음 저희들과 만나자마자 장난도 치시고 얼마나 편하게 해주시던지. 경기 전에도 다들 긴장하고 있으니까 농담도 하시면서 편안하게 하라고 그러셨던 모습이 아직 생생해요. 물론 지금 감독님은 프로팀을 이끌고 계시고 저는 그 소속 선수이기 때문에 당연히 다르죠. 그래도 항상 그 때 마음, 고마움 간직하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프로 첫해 시범경기 때 7푼을 쳤어요. 그래도 개막 엔트리에 넣어 기회를 주셨어요. 고교 때도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고, 프로에서까지…. 제게는 은인이죠. 진짜 은인.”


-2009년 한일클럽챔피언십에서 출루한 후 당시 요미우리 이승엽 선수에게 먼저 말을 건 후 함께 활짝 웃었잖아요. 무슨 얘기를 나눴나요? ‘이승엽선수 야구교실’출신이라고 본인 소개한건가요? @sctigers

“어떻게 아셨어요? 하하하. 2002년 삼성이 이승엽 선배님의 동점홈런, 마해영 선배님의 끝내기 홈런으로 우승했잖아요. 그 직후 야구교실에서 제가 이승엽 선배 팀으로 지도를 받았어요. 결승에서 우리가 4점 뒤진 상태에서 제가 4번으로 동점 만루홈런, 뒤에 5번 타자가 역전포를 날렸죠. 삼성과 똑같이 이겼다고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1루에 나가자마자 ‘제가 그 때 꼬마에요’라고 인사했죠. 잠시 기억을 더듬으시다가 활짝 웃으면서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


-입단할 때부터 최희섭, 나지완 선수와 친했잖아요. 여전하죠? 더불어 안치홍 선수에게 최희섭과 나지완이란@?sexytreb, 최희섭 선수 미니홈피 일촌평에 ‘돼지ㅋㅋ’라고 남긴 것을 본적이 있어요. KIA는 선후배 위계질서가 나름 엄격하다고 들었는데ㅋ, 팀에서 가장 무서운 선배는 누구인가요? @sctigers

“아 그건 삼촌(안치홍은 평소 최희섭을‘삼촌’이라고 부른다)이 미니홈피 만들었다고 해서, 그 전에 형(나지완) 미니홈피에 ‘돼지ㅋㅋㅋ’라고 남겼더니 재미있다고 해서 또 한번(웃음). 삼촌은 항상 묵묵히 지켜봐주며 제가 가야 할 길을 가르쳐주는 분이에요. 형은 진짜 친형이죠. 가장 무서운 선배는 솔직히 없어요.”

-처음 야구를 시작한 이후 프로에서까지 단 한번도 주전자리를 놓치지 않았다고 들었어요. 그 비결은? 그리고 김상수(삼성), 오지환(LG)과 청소년대표팀에서 함께 뛰었죠? 누가 제일 잘했나요? @aeri00

“타격은 제가 제일 잘 했죠(웃음). (오)지환이는 사실 투수로 많이 뛰었고요. 중3때 전학을 가서 고1때 처음 출장제한으로 벤치에 있었죠. 프로에서는 운이 좋았고요. 어렸을 때부터 승부욕이 강했어요. 초등학교 시절 게임 나가면 거의 3안타 이상씩 쳤어요. 그런데 만약 2타석 연속 안타를 못 치면 저도 모르게 화가 나서 눈물을 흘렸어요. 그리고 다음 타석에서는 어떻게든 안타를 쳤죠.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육상부 친구가 야구부에 들어왔는데 저보다 달리기가 빨랐죠. 죽도록 노력해서 결국에는 제가 이겼어요. 저는 제 친구가 몇 게임 못하면 ‘괜찮아, 다음에 더 잘할 거야!’라고 말해요. 그러나 제 스스로에게는 아니에요. 저도 모르게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라고 야단쳐요. 스스로를 지금까지 단 한번도 용서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지난해 구단이 안치홍 선수 별명 공모 이벤트를 했죠. 그러나 본인이 마음에 드는 별명이 없다고 해서 최우수상 당선자가 없었습니다. 어떤 별명을 원하는 거죠?ㅎㅎㅎ @whwzl51, @zooeeie, @mingna13


“아 그건(웃음), 10개 정도 리스트를 받았는데, 스파이더맨 안치홍, 슈퍼맨 치홍, 무등산 호랑이 등등이었어요. 스파이더맨은 솔직히 좀 그렇잖아요. 하하. 도저히 못 정하겠다고 하니까 전체 리스트를 주셨는데 한 3000개 정도 됐어요. 경기 준비 하느라고 솔직히 다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최우수상을 정하지 못했어요. 제가 먼저 원하는 닉네임은 없어요. 좋은 별명 정해주시면 감사하죠.”


-제 동생이 야구선수가 꿈인데 안치홍 선수가 롤모델이에요. 조언이나 응원 메시지를 부탁드려요. @kongss00

“초등학교 때는 재미있게 하세요.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이것 저것 자기 생각대로 다양한 스타일로 연습해보며 야구의 재미에 푹 빠져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전 경기 출장 외에 또 도전하고 싶은 기록이 있나요?@sctigers


“타격은 20홈런-20도루에요. 꾸준히 그런 기록을 낼 수 있는 타자가 되고 싶어요. 수비 쪽에서는 연속경기 출장 기록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수비에서도 제 몫을 하고 있다는 거겠죠.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 ”


-힘들 때 위로가 되는 글이나 음식, 혹은 스스로를 독려하는 좌우명이 있나요? @hwanghj95

“음식은 역시 고기죠! 하하, 좌우명은 제가 조금 부정적인 성격이라서‘긍정적으로 살자’에요. 그리고 신인 때 우연히 읽은 글에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글귀가 있었어요. 여러 가지 의미에서 도움이 많이 되는 글인 것 같아요. 용기도 주고요.”


-KIA 선수 중에 투수와 타자를 모두 포함해 이 선수가 상대팀이었으면 힘들 뻔 했다고 생각되는 선수는 누구인가요?@HEEthyA

“고등학교 1학년, 그 때 삼촌(최희섭)이 미국에 있을 때인데 서울고에서 훈련을 함께 했어요. 타구를 잡았는데 글러브가 날아갈 것 같더라고요(웃음). 제가 2루수인데 삼촌은 좌타자 잖아요. 상대팀이면 큰일이죠. 투수는 (윤)석민이 형이죠.”


-팬들에게 인기가 정말 많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은 무엇인가요?(선물 할 때 참고할게요)@somishappy

“지난해 밸런타인데이인가 어떤 분이 양주를 선물해주셨어요. 하하하 깜짝 놀랐어요. 제가 술을 즐기지 못해서 대신 코치 한 분께 드렸습니다.”


안치홍은?

▲생년월일=1990년 7월 2일
▲출신교=구지초∼대치중∼서울고
▲키·몸무게=178cm·80kg(우투우타)
▲프로 입단=2009년 신인드래프트 KIA 2차1번(전체 1순위)지명
▲2010년 성적=133경기, 461타수 134안타(타율 0.291), 8홈런, 50타점, 79득점, 18도루, 9실책

<팬들이 묻고 선수들이 답하는 ‘트윗 인터뷰’ 다음 차례는 롯데 외야수 손아섭 입니다.>

이경호 기자 (트위터 @rushlkh)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