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만신창이 대전을 부탁해유∼!

입력 2011-07-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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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감독, 대전 새 사령탑 선임

승부조작 여파 사장·감독 교체카드
무리한 후보 물색·코미디 면접 논란
성적 바닥…새 지휘봉 통할지 관심


유상철(40·사진) 춘천기계공고 감독이 대전의 새 사령탑에 선임됐다.

대전은 17일 “유상철 신임 감독이 20일부터 공식 업무에 들어가며 23일 강원FC와의 홈 경기에서 공식 데뷔전을 치른다”고 밝혔다. 경신고, 건국대를 나온 유 신임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가운데 한 명으로 1994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K리그 울산 현대에서 뛰었으며 2009년부터 춘천기계공고를 맡아왔다.

하지만 매끄럽지 못한 선임 과정은 오점으로 남았다. 승부조작으로 선수들이 대거 검찰의 기소를 받은 뒤 대전은 ‘완전히 새로운 틀을 짜겠다’고 선언하며 태스크포스(TF)팀까지 구축해 쇄신안 마련에 나섰으나, 결국 정치적인 입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김광희 신임 사장은 그야말로 ‘나 홀로’ 행보였다. 일부 이사진과 모여 후보들을 물색해 무리한 접촉을 시도했다. 현직에 있는 지도자들까지 본인이나 해당 팀 의사는 묻지 않은 채 비밀리에 접촉했다. 구단 직원들조차 감독 후보들의 면접 사실을 몰랐다.

면접 질문도 가관이었다. 파장을 일으킨 이수철 전 상주 감독과 변병주 전 대구FC 감독, 승부조작으로 군 검찰에 구속된 김동현(상무)이 같은 학교 출신이라는 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은 코미디에 가까웠다.

어수선한 분위기에 성적이 좋을 리 만무했다. 특히 최근 2차례 원정 기록은 참담했다. 승부조작 파동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윤식 전 사장과 운명을 함께 한 왕선재 전 감독이 떠난 직후 치른 포항 원정에선 0-7로 대패했고, 지난 주말 18라운드 경남 원정에서도 1-7로 졌다. 선수단 태업설, 항명설 등이 나돌았던 것도 바로 그 이유다. 2경기 동안 감독대행 역할을 해온 신진원 코치는 경남전 패배 후 “너무 창피해 무인도에 숨고 싶은 심경”이라고 토로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감독 선임을 끝낸 대전이 바닥까지 떨어진 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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