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클 볼 코치 “박태환 200m 金라이벌은 펠프스!”

입력 2011-07-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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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볼 코치는 “내 지도자 인생에서 남자개인종목 세계챔피언은 박태환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24일 박태환의 자유형 400m 우승은 박태환과 볼의 꿈이 동시에 이뤄진 성취였다. 상하이(중국) | 전영희 기자 (트위터setupman11) setupman@donga.com

“200m도 주종목…잠영보다 스피드 승부수
1번레인 단점…400m 세계신 못깨 아쉬워
내년 런던올림픽 기록 아닌 금메달이 목표”
2011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에서 마이클 볼(49·호주)이 신경을 써야 하는 선수는 박태환(22·단국대) 뿐만이 아니다. 그는 호주대표팀의 코치이기도 하다. 25일 오전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 수영장. 선수석에 자리를 잡은 볼은 자국 선수들의 여자 자유형 1500m 예선경기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대회 직전, 그는 바쁜 와중에도 한국취재진에게 “발마사지를 받았더니 키가 크는 것 같다”고 농담을 던질 정도로 여유롭고, 또 밝은 모습이었다. ‘우승 청부사’ 볼에게 금메달에 대한 소감과 200m전망을 들어봤다.


○박태환은 지도자 인생 첫 남자개인종목 세계챔피언

볼 코치는 2008베이징올림픽 3관왕 스테파니 라이스(호주)를 키워낸 세계적 지도자다. “2003 바르셀로나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계영 800m(200m×4)에서 호주가 금메달을 땄을 때, 니콜라스 스프렝거를 지도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당시 스프렝거는 이언 소프, 그랜트 해켓(호주) 등 전설적 선수들과 함께 마이클 펠프스가 버틴 미국을 꺾었다. 하지만 “내 지도자 인생에서 남자개인종목 세계챔피언은 박태환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가 박태환을 맡은 목표 중 하나가 달성된 것이다. 박태환의 금메달은 볼의 수영인생에서도 뜻깊은 사건이었다.


○세계기록? 런던올림픽은 기록보다 순위

볼 코치는 “(24일 자유형 400m 결선에서) 처음부터 세계기록까지 기대하지는 않았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그의 생각보다 기록이 다소 떨어졌던 것은 사실이다. 그는 “태환이 (결선 당일) 오전에 너무 압박을 많이 받아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대화를 했다”고 밝힌 뒤, “처음과 마지막 100m는 좋았는데 중반에 좀 미치지 못했다. 1레인에서 상대들을 살피느라 좀 페이스가 떨어진 것 같다. (1레인이라서 벽면에 맞고 나오는) 물결의 저항도 조금 영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에게는 2012런던올림픽에서도 400m 세계기록이 최고 과제는 아니다. 볼 코치는 “기록은 어느 대회에서도 낼 수 있다. 하지만 올림픽은 4년 만에 한번 열리기 때문에 금메달이 목표”라고 못 박았다.


○200m도 주종목, 잠영거리 7.5∼8m로 소폭상승

박태환은 400m에서 2007·2011세계선수권과 2008올림픽 등 3차례 세계챔피언에 올랐다. 하지만 200m에선 아직 세계 정상에 서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볼 코치는 “어떤 한 가지를 가릴 것 없이 박태환의 주종목은 400m와 200m 모두 다”라고 강조했다. 조심스러운 성격이지만, “200m 기록이 좋아졌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200m결승에서 변수로 거론되고 있는 박태환의 잠영에 대해서는 “광저우 때보다 조금 나아졌다. 200m에서 (평균적으로) 7.5∼8m이고, 돌핀킥은 4번 정도 찬다. 400m에서는 6.5∼7m”라고 밝혔다. 잠영은 체력소모가 크기 때문에 모든 종목에서 자신의 최대잠영을 할 수는 없다. 볼은 “200m와 400m의 잠영은 구분돼야 한다”고 했다. 광저우아시안게임 당시 그가 밝힌 박태환의 200m 잠영거리는 약 7.5m. 냉정하게 평가할 때, 아직까지 현격한 향상은 아님을 시사한 것이다. 하지만 박태환의 장점인 “스피드”가 업그레이드 된 것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볼은 26일 결승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마이클 펠프스와 라이언 록티(미국)”라며 흥미로운 대결을 예고했다.

상하이(중국) | 전영희 기자 (트위터@setupman11)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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