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다, 안드로이드폰 도킹 스피커

입력 2011-12-14 10: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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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스 안드로이드용 피델리오 도킹 스피커, AS851

본 리뷰어는 2년여 동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나름대로 만족하여 충실하게 활용하고 있노라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아 액정보호필름을 제외하고는 하다 못해 케이스 조차 사용하지 않는다(액정보호필름은 사실 액세서리가 아니다). 참, 딱 하나 있긴 하다. 스마트폰 전용 액세서리는 아니지만, 음악을 좋아해 품질 좋은 이어폰을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음악과 더욱 가까워졌다. MP3 파일을 복사하지 않고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멜론, 도시락, 네이버 뮤직 등)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으로 듣고 싶은 노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스마트폰 관련 음향 출력 기기에는 늘 관심이 있다. 이에 앞서 애플 아이폰용 도킹 스피커를 리뷰하면서, 안드로이드폰에 비해 액세서리를 비롯해 다양한 주변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그들’을 부러워했다.


그런데 드디어 안드로이드폰도 도킹하여 충전하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소형 스피커가 나왔다. 애플용 도킹 스피커와 같은 ‘필립스 피델리오’ 시리즈다. 제품을 실제로 사용하기 전까지 서너 가지 의문이 생겼다.

첫째, 모양도 디자인도 제 각각인 안드로이드폰을 과연 무난하게 도킹할 수 있을까?

둘째, 애플용 도킹 스피커처럼 스피커에 도킹하면 사운드 출력은 물론 데이터 동기화까지 가능할까?

셋째, 스마트폰 외 다른 기기(MP3, PMP 등)도 연결할 수 있을까?

결정적으로 안드로이드폰용 도킹 스피커를 사용하면 애플 사용자가 부럽지 않게 될까?

이에 본 리뷰에서는 얼마 전 필립스전자가 국내 최초로 출시한 안드로이드폰용 도킹 스피커인 피델리오 AS851을 사용하며 위 의문점에 대해 하나씩 점검해 보도록 한다.


필립스 피델리오 AS851 안드로이드 도킹 스피커

필립스전자는 지난 6일 국내 최초로 안드로이드폰용 피델리오 도킹 스피커 4종을 출시한 바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안드로이드 도킹 스피커가 대중화되어 있지만, 국내에서는 피델리오는 물론 타사 제품도 좀처럼 찾아 볼 수 없었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가 애플 아이폰보다 많은 상황이지만 이러한 주변 기기 지원은 그에 훨씬 못 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AS851은 4개 제품군 중 가장 크기가 크다. 그에 따라 스피커 유닛도 클 테니 음량도 가장 나으리라 예상된다(가격도 가장 비싸다). 디자인과 구조는 기존 피델리오 시리즈의 형태를 거의 그대로 적용했다. 전면 중앙의 도킹부와 출력부, 후면의 각종 연결 단자 등이 전부다. 크기나 디자인 등을 고려했을 때 집안 거실이나 회사의 회의실, 판매매장 카운터 등에 올려 놓기에 괜찮을 듯하다.

참고로 후면에는 전원 어댑터 단자와 사운드 스테레오 출력 단자, USB 포트 등이 있다. 스테레오 단자는 스마트폰 이외의 음향 기기를 연결해 사운드를 출력하는데, USB 포트는 도킹 단자에 장착할 수 없는 안드로이드 기기를 충전하는데 사용된다.


피델리오 AS851은 현재 정식 판매 전(2011년 12월 초)이라 최저가는 알 수 없지만, 출시 행사 시 필립스전자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권장소비자가격은 329,000원이다. 지난 번 리뷰로 살펴 본 애플용 피델리오 DS3500의 현재 최저가가 약 25만 원이니, 그보다 큰 크기의 AS851이 32만 원 대라면 그나마 인정할 만하다.


안드로이드폰 도킹 가능 확인: 스마트폰 류는 거의 대부분 가능, 패드 류는 기기에 따라 다름


우선 AS851은 5핀짜리 마이크로USB 포트를 도킹부에 내장하고 있다. 요즘 출시되는 스마트폰의 거의 대부분은 이 마이크로USB 포트로 충전 및 데이터 동기화가 가능하다. 또한 마이크로USB 포트가 모바일 기기의 표준 포트로 자리 잡고 있어 다른 기기와도 호환성도 좋다.


제품을 보자마자 ‘닥치고’ 도킹 꽂기부터 시도했다. 본 리뷰어가 당시 현장에서 동원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폰을 모두 끌어 왔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LG전자 옵티머스 시리즈, 스카이 베가 시리즈, HTC 이보 시리즈 각 1개 모델을 선정해 차례로 도킹 포트에 꽂아 점검했다.


AS851은 마이크로USB 포트의 위치가 각기 다른 여러 스마트폰을 장착할 수 있도록 ‘플렉시독(FlexiDock)’이라는 도킹 설계 기술이 적용됐다. 즉 도킹부를 왼쪽, 오른쪽으로 이동하거나 도킹 포트를 180도 회전할 수 있도록 하여 기기의 액정이 스피커의 정면 중앙에 위치시킬 수 있다. 또한 도킹 포트 양 옆으로 작은 지지대를 두어 높이를 조절하여 기기를 안정적으로 거치할 수 있게 했다.


실제로 위 4개 스마트폰을 차례로 도킹부에 장착해 보니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잘 거치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HTC 이보의 경우 마이크로USB 포트에 측면에 달려 있는데, 도킹 포트의 양 옆 지지대를 통해 무난하게거치됐다. 물론 터치하며 사용할 때도 쉽게 넘어지거나 쓰러지지 않았다. 다른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다만 삼성 갤럭시S의 경우 마이크로USB 포트에 상단에 있어 거꾸로 꽂아야 하는 애매한 상황이 연출됐다. 더구나 이 경우 화면이 180도 자동 회전되지 않아 난감하기도 했다. 물론 이는 스마트폰 자체의 문제이지 AS851가 이상한 건 아니니 일단 넘어가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다른 모든 안드로이드폰을 장착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이 정도면 (정말 특이하게 생기지 않는 이상) 다른 제품도 능히 도킹할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단 안드로이드 패드, 특히 마이크로USB 포트가 아닌 자체 포트가 내장된 패드는 원천적으로 장착 불가다. 이때는 해당 패드의 일반 USB 충전 케이블을 통해 AS851 뒷면의 USB 포트와 연결해야 한다.

AS851을 사용하면서 꼭 언급하고 싶은 건, 표준 규격이 없는 안드로이드폰을 장착할 수 있도록 한 노력과 배려가 참으로 가상하다는 점이다. 설령 안드로이드폰 종류에 따라 확실하게 거치되지 않을 수도 있을지언정, 각기 다른 형태의 기기에 가장 적합하게끔 이만큼 고려했다는 사실은 인정해 주고 싶다.


도킹 후 사운드 출력 확인: 충전 및 PC 연결만 가능, 사운드 출력은 블루투스로

애플용 피델리오는 도킹부에 기기를 도킹하면 충전은 물론 데이터 동기화, 사운드 출력까지 모두 가능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용 피델리오에서는 아직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 피델리오 때문이 아니라 마이크로USB 포트가 사운드 출력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운드는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 출력해야 한다.

블루투스 연결 설정은 최초 한번만 수행하면 그 후로는 알아서 연결되니 그다지 번거롭진 않을 것이다. 블루투스로 연결한 사운드 출력 상태를 확인해 보니, 애플용 피델리오와 큰 차이 없는 듯했다. 음량도 충분히 풍부하고 중저음도 나름대로 선명하고 외장 스피커를 사용하는 차이는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사용자 중에는 피델리오 시리즈의 음량과 음질에 대해 의문부호를 찍는 이도 있겠지만, 본 리뷰어와 같은 일반적인 청취력을 지닌 사용자라면 불편함이나 불만족함을 느끼지는 않으리라 판단한다.


참고로 내년 중에는 마이크로USB 포트 규격이 개선되어 이를 통해서도 사운드 출력이 가능해 진다. 애플 제품군처럼 충전과 사운드 출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필립스전자는 마이크로USB 포트의 사운드 출력이 가능해지는 시점에 별도의 펌웨어 패치를 제공하여, 기존 안드로이드 피델리오 사용자도 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 했다.


다른 기기와의 연결 확인: 블루투스 지원 기기라면 활용 가능

피델리오 AS851은 블루투스로 사운드를 출력하니 이를 지원하는 다른 기기도 얼마든지 연결할 수 있다. 이를 테면, 태블릿 PC나 노트북, MP3 플레이어, PMP 등이 그러하다. 단 블루투스는 연결 특성 상 동시에 여러 기기를 연결할 순 없다. 아울러 AS851에는 본체 제어용 리모컨도 제공된다. 단 피델리오 본체와 관련 어플리케이션만 제어할 수 있다.


블루투스는 무선 연결이니 스마트폰을 도킹부에 연결하지 않고 마치 리모컨처럼 사용해도 좋다. 소파에 앉아 스마트폰을 직접 조작하며 사운드 출력만 AS851로 보내는 것이다. 사실상 충전의 목적이 아니라면 이러한 사용 패턴이 가장 이상적이라 판단된다. 물론 블루투스의 연결 반경이 그리 넓진 않지만 집안 거실 안이나 사무실 정도의 공간에서는 얼마든지 원격으로 사운드를 출력할 수 있다.

이 밖에 블루투스를 지원하지 않는 기기라도 AS851 뒷면의 스테레오 사운드 출력 단자와 사운드 케이블(AS851에 함께 동봉)로 연결하면 사운드 출력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외장 스피커가 없는 소형 MP3 플레이어나 미니 카세트, PMP 등을 연결하여 음악을 청취하면 된다. 안드로이드폰용 도킹 스피커지만 다양한 기기를 적용할 수 있으니 활용성은 크다 하겠다.



애플 사용자가 정말 부럽지 않을까

앞서 언급했듯 마이크로USB 포트로 사운드를 출력할 수 있기 전까지는 그래도 약간은 부러워해야 할 듯하다. 스피커 본연의 기능과 성능, 음질 등은 기존 애플용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사용 편의성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애플용 피델리오에는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AS851이 부족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확한 표준이 없는 기기에 대해 이 정도 사용할 수 있게끔 만든 것만 해도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다. 아울러 AS851을 출시함으로써 안드로이드 사용자의 액세서리 선택의 폭을 보다 넓혀줬다는 점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안드로이드용 주변 기기 분야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부디 안드로이드용 피델리오 스피커를 필두로 다양한 액세서리와 주변 기기가 활발히 출시되어 애플 사용자 부럽지 않은 풍부한 사용 경험을 만끽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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