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日 첫안타 “몸쪽 위협구? 던질테면 던져”

입력 2012-02-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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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스 이대호. 스포츠동아DB

연습경기 첫안타 보다 놀라운 이대호의 배짱

“몸쪽 위협구? 많이 던지라 그래…맞고 나갈테니
손가락 맞은 볼은 분명 빈볼…본경기땐 가만 안둬”
네타석중 세타석 풀카운트 승부…선구안도 탁월


“몸쪽 공, 던질 테면 던져라.”

첫 연습경기부터 위협구에 가까운 몸쪽 공이 날아왔지만, 결코 위축되지 않았다. “던질 테면 던져라”고 오히려 맞받아쳤고, 두 번째 연습경기만에 안타를 생산하며 일본 정벌을 위한 예열에 들어갔다.

오릭스 이대호(30)는 19일 일본 오키나와현 기노완구장에서 열린 요코하마전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해,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용병 투수 지오에게 안타를 때려냈다. 4회 1사 2루, 볼카운트 1-1에서 직구를 받아쳐 깨끗한 중전안타로 연결했다. 2루 주자의 판단 미스로 아쉽게 타점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4회 출루 후 곧바로 교체됐고, 첫 타석에선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18일 한신전에서 첫 타석 볼넷, 두 번째 타석에서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던 그는 이틀간 네번 타석에서 두번 출루했고, 안타도 신고했다. 그 가운데 세 타석에서 풀카운트까지 투수와 접전을 펼쳤고, 유인구로 들어온 포크볼에도 방망이가 나가지 않는 등 빼어난 선구안도 과시했다.

주목할 것은 첫날 한신전에서 2회 상대 선발 우완 아키야마 타쿠미에게 볼넷을 얻는 과정에서 몸쪽 깊은 볼에 새끼손가락을 맞은 장면. 구심은 이를 잘못 보고 파울을 선언했지만, 이대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실전 경기였다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명백한 사구였다”고 밝혔다. 스포츠호치가 ‘한신 투수들이 이대호의 몸쪽을 노린 것에 대해 오릭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이 불쾌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고 보도할 정도로 위협 목적이 농후한 볼이었다.

일본 투수들은 타자들, 특히 빼어난 실력을 갖춘 용병들에게 집요한 몸쪽 승부를 한다. 머리에 가까운 몸쪽 볼을 던져 심리적 위축을 이끌어낸 뒤 바깥쪽 볼을 뿌려 카운트를 잡는 패턴이 많다. 이승엽과 김태균도 이에 적잖이 고전했다. 포크볼 공략과 함께 몸쪽 공에 대한 대처가 이대호의 일본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이대호는 ‘앞으로도 몸쪽 공 승부가 많을 텐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일본 기자들의 질문에 “많이 던지라고 하라”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 넘겼다. “몸쪽 공이 많이 오면 맞고 나가면 된다”고 했던 이대호의 자신감과 각오가 그대로 묻어나는 답변이었다. 데일리스포츠는 이에 대해 “대담하다”고 평가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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