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INTERVIEW] 서건창, 투아웃서 쏜 野생2막 “신인왕? 욕심 납니다!”

입력 2012-06-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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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명의 신고선수 출신 스타! 넥센 서건창이 연일 화제다. 방출의 설움을 딛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그가 프로야구 최초의 2루수 신인왕이 될 수 있을까. 스포츠동아DB

신고선수→방출→현역입대→다시 신고선수

LG서 방출·경찰청 1차 서류 탈락
현역 입대하고도 야구갈증은 더해

넥센서 입단테스트…꿈같은 유니폼
방망이 다시 잡고 연습 또 연습

악바리 근성…공수주 만점활약
사상 첫 2루수 신인왕 향한 질주
이젠 어머니께 야구로 효도해야죠


넥센 서건창(23)이 연일 화제다. 19일까지 올 시즌 55경기에 나가 타율 0.289, 22득점, 17타점, 8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공수에서 만점활약을 펼치는 그를 넥센 돌풍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야구를 잘했던 선수다. 광주일고 1학년 때 주전 2루수로 출전해 황금사자기 우승을 차지했고, 3학년 때는 대통령배를 모교에 안겼다. 그러나 프로는 쉽지 않았다. 2008년 LG에 신고선수로 입단했지만, 2년 만에 방출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는 곧바로 입대해 군복무를 해결했다. 그리고 지난해 가을 테스트를 받고 넥센에 입단했다. 서건창은 신인왕 후보로 꼽힐 만큼 잘하고 있다. 아픔을 이겨내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그가 프로야구 최초의 2루수 출신 신인왕이 될지 주목된다.


○야구장 나가는 게 신이나요!

-요즘 서건창은 상한가더라. 신인 같지가 않아.


“운동장에 나가는 게 너무 좋아요. 성적도 나고 팀도 많이 이기고 하니까 재미도 있고 맘 편하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넥센 돌풍이다. 정말 강팀이 된 것 같아.

“처음 넥센에 왔을 때 깜짝 놀란 게 있어요. 성적이 좋은 팀도 아닌데 팀 분위기가 정말 좋더라고요. 형들이 항상 야구를 즐기면서 하라고 했어요. 그게 너무 좋았고 지금도 선후배간에 칭찬, 격려가 많아요. 저는 그게 우리 팀의 가장 큰 힘 같아요.”


-강정호가 네 칭찬을 많이 하더라.

“광주일고 2년 선배예요. 처음 신고선수로 들어왔을 때 정호 형이 그랬어요. ‘넌 무조건 되니까, 아무 걱정 말고 열심히만 하라고요.’ 수비 나가서나 덕아웃에서나 정호 형이 이야기 많이 해줘요.”


-타격할 때도 도움이 되겠구나.

“저한테는 형이 전력분석팀이죠. 제가 1군 투수 공을 쳐본 적이 없잖아요. 형의 도움 받아서 안타 친 적 많아요. 저도 형한테 도움준 적도 있고요.”


-어떤 도움을 줬는데?

“가끔 제 방망이를 들고 나가요. 형이 몸이 좀 무겁거나 상대투수 공이 빠를 때는 가벼운 제 것을 쓰죠. LG 리즈한테 홈런 칠 때 제 방망이 들고 쳤죠.”


○야구가 정말 하고 싶었어요!


-LG에서 2년 만에 방출이 됐다.

“보여준 게 없었어요.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수술하고, 재활하고, 1군에서 딱 한 타석 나간 게 전부죠. 2009년에 내야수로 오지환, 정주현, 문선재가 입단하면서 설자리가 없어졌어요.”


-그때 기분은?

“고3 때 프로에 지명 안 됐을 때보다 더 충격이었죠. 신고선수라도 프로 유니폼만 입으면 잘할 자신이 있었거든요. 정말 막막했어요. 며칠 동안 밥도 못 먹었죠.”


-곧바로 군에 입대했다. 현실적인 선택이었어.

“일단 군복무를 마치자고 생각했어요. 사실 군대 가기 전에 한화에서 테스트 받았는데 잘 안됐어요. 경찰청은 1차 서류지원에서 떨어지고. 현역으로 2년 복무했습니다.”


-군대 2년은 어떻게 보냈어?

“처음에는 야구를 안 보려고 했어요. 근데 얼마 되지 않아 제가 간절하게 야구를 하고 싶어 한다는 걸 느꼈죠.”


-훈련할 수 없으니까.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겠다.

“마음속으로 수백 번 타석에 들어가고, 더블플레이를 하고, 이제까지 제가 했던 야구를 되돌아보고 그랬어요.”


-몸 관리도 철저하게 했다고 들었다.

“요즘 군대가 좋아서 웨이트 트레이닝이 가능해요.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하게 하면서 식사에도 신경을 썼죠. 제대하고 야구를 계속 하려면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일주일 만에 합격연락이 왔다!

-제대 후에 넥센에서 테스트를 받았다.


“광주일고 김선섭 감독께서 테스트를 받게 주선해 주셨어요. 비공개로 이틀 동안 테스트 받았죠.”


-곧바로 연락이 왔나?

“일주일 만에요. 사실 큰 기대 안했거든요. 열심히 했지만 군복무 하면서 2년 동안 훈련을 못했잖아요.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 갈 준비를 하라고 하는데 눈물이 날만큼 기뻤어요.”


-박흥식 타격코치는 처음 널 보고 눈빛에서 느낌이 확 왔다던데?

“그때 2군 감독이셨죠. 군대 갔다 오면서 야구가 얼마나 나에게 소중한지를 알게 됐는데 아마 그런 분위기를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마무리캠프나 스프링캠프 때 힘들지 않았나?

“전혀요. 꿈에 그리던 프로선수가 다시 됐는데, 희망이 생겼는데요. 왜 밥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말이 있잖아요. 다시 야구를 할 수 있게 돼서 정말 좋기만 했어요.”


-3년 정도 게임을 못했는데도 공백이 보이지 않는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꾸준하게 경기에 출장한 게 아주 큰 도움이 됐어요. 하지만 아직도 엉뚱한 실수를 하고 그래요. 얼마 전 KIA전에서 무사 1루 때 땅볼을 잡아 2루 안 던지고 1루에 던졌거든요. 그런 플레이를 하면 안 되거든요. ‘가장 기본적인 플레이를 잘하자.’ 항상 그렇게 다짐하고 있습니다.”


○신인왕! 한번 도전해봐야죠!

-신인왕 후보로 꼽히고 있다.


“영광이죠. 의식 안하려고 하는데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한번 즐겨보려고 합니다.”


-신인왕 중에 내야수는 드물다.

“신인이 주전 내야수가 되는 것도 힘들고, 풀타임 뛰기도 어렵기 때문이겠죠. 지난해 이맘때 군대에 있던 저를 생각하면 지금 이 순간은 그저 꿈만 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6월 들어 안타가 많아지고 있다.

“방망이 헤드가 투수 쪽으로 깊게 들어가서 타이밍이 늦었거든요. 방망이 헤드 위치를 바꾸면서 좋아졌어요.”


-‘영리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라는 평을 듣는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경기에 나가서 많이 이겼어요. 무엇보다도 경기의 흐름을 읽으려고 노력하죠. 경기 흐름에 역행하면 안 되잖아요. 매순간마다 지금 내가 어떤 플레이를 해야하는지, 팀이 나에게 어떤 플레이를 요구하는지를 곰곰히 생각합니다.”


-서건창이 보는 서건창은 어떤가?

“못하는 게 없는 선수! 그런데 특출 나게 잘하는 것도 없는 선수죠. 지금보다 전체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선수입니다.”


-좋아하는 선수는?

“SK 정근우, 두산 이종욱, 두 선배를 좋아합니다. 빠르고 근성 있잖아요. 선배들처럼 저도 ‘근성 있는 야구’를 하고 싶어요.”


-올해 목표와 꼭 이루고 싶은 꿈은?

“시즌 시작할 때는 1군에 올라가서 버티는 게 목표였는데 지금은 풀타임을 뛰는 거죠. 팀이 4강에 갔으면 좋겠고요. 꼭 한번 해보고 싶은 건 국가대표예요. 어머니께서 몇 년 동안 저 때문에 많이 힘드셨는데, 이젠 야구 잘해서 효도해야죠.”


서건창은?

▲생년월일=1989년 8월 22일
▲키·몸무게=176cm·80kg(우투좌타)
▲출신교=송정초∼충장중∼광주제일고
▲프로 경력=2008년 LG 신고선수∼2012년 넥센 신고선수
▲2012년 성적(19일까지)=55경기 180타수 52안타(타율 0.289) 22득점 17타점 8도루
▲2012년 연봉=2400만원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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