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012]“내 이름은 엄혜련”… 국적은 달랐지만 해피엔딩

입력 2012-07-31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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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 못달고 日귀화, 사상 첫 단체전 메달 안겨

모두가 웃은 ‘해피엔딩’이었다.

한국인으로 태어나 일본에 귀화한 엄혜련(일본명 하야카와 렌·25·사진)이 일본 여자 양궁 사상 첫 메달을 일본 선수단에 안겼다. 가니에 미키, 가와나카 가오리와 함께 단체전에 출전한 엄혜련은 30일 런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3, 4위전에서 209-207로 승리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본 양궁이 남녀를 통틀어 단체전에서 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에서 나고 자라 실업팀 현대모비스에서 뛰었던 엄혜련은 태극마크를 단 적은 없다. 개인사정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2007년 귀화했고 지난해 대표 선발전에 나갔다가 덜컥 대표로 뽑혔다. 만약 계속 한국에 있었다면 올림픽에 출전할 가능성은 극히 낮았다.

엄혜련은 일본의 에이스로 줄곧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동메달을 결정지은 4엔드 마지막 발 10점은 이날의 백미였다. 한국과의 4강전에서는 다소 부진했다. 8발 가운데 8점을 세 차례나 쐈고 7점도 한 번 기록했다. 에이스 엄혜련의 부진을 틈타 한국은 일본에 221-206으로 압승했다.

하지만 시상대에서 엄혜련은 한국 선수들과 포옹하며 활짝 웃었다. 한국은 단체전 7연패의 위업을 달성했고 엄혜련은 첫 올림픽 출전에서 값진 메달을 땄기 때문이다.

런던=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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