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손 이운재 결국 은퇴…왜?

입력 2012-12-1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전남 이운재가 17년간 쉼 없이 뛰었던 그라운드를 떠난다. 현역 은퇴 기자회견은 17일 열린다.스포츠동아DB

1. 2년전 수원서 은퇴 권유하자 전남행
2. 올해 스승 정해성 사임 후 결심 굳혀
3. 골키퍼 1급·필드 3급 자격증도 획득
4. 17년 현역생활 마감…지도자 부푼 꿈


‘거미손’ 이운재(39)가 정든 골키퍼 장갑을 벗는다.

이운재의 에이전시 모로스포츠는 11일 “이운재가 선수생활을 마감하기로 결정했다. 17일 은퇴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이운재는 프로통산 410경기, A매치 132경기 출장, 월드컵 4회 출전이라는 기록을 뒤로한 채 17년을 누볐던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이운재는 ‘영원한 거미손’으로 기억된다. 그는 1994미국월드컵 독일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후반 교체로 들어가 어린 나이답지 않은 대범한 플레이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1998프랑스월드컵은 김병지와 서동명에 밀려 나가지 못했다.

이운재의 전성기는 2002한일월드컵이었다. 김병지와 주전경쟁에서 승리해 붙박이 골키퍼로 4강 신화 주역이 됐다. 특히 스페인과 4강전 승부차기 때 상대 호아킨의 킥을 막아낸 장면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두고두고 회자된다. 이운재는 2006독일월드컵 스위스전에서 A매치 100경기 출장으로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아픔도 있었다. 이운재는 2007년 동남아4개국 아시안컵 대회 도중 술을 마신게 밝혀져 국가대표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2008년 징계가 풀린 뒤 대표팀에 복귀해 2010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하는 저력을 보였다. 본선에서 후배 정성룡(수원)에게 밀려 주전자리를 내줬지만 맏형 역할로 원정 첫 16강을 이끌었다. 2010년 8월11일 나이지리아전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했다.

프로에서 이운재는 ‘수원 맨’이었다. 1996년 수원 창단멤버로 합류해 2000년과 2001년 군 복무로 상무에서 뛴 것을 제외하고 2011년 초까지 몸담으며 K리그 4회 우승(1998, 1999, 2004, 2008)을 차지했다. 2008년에는 골키퍼 최초로 K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2010년 시즌 후 수원에서 은퇴를 권유하자 은사 정해성 감독이 있는 전남으로 옮겨 2년 계약했다. 정 감독이 올 시즌 중도 사임하면서 이운재도 시즌 후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

이운재는 지도자를 꿈꾸고 있다. 모로스포츠 정재훈 대표이사는 “이운재는 골키퍼 1급 지도자자격증과 필드 3급 지도자자격증을 갖고 있다. 지도자에 대한 의지도 강하고 준비도 차근차근 해 왔다”고 전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