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배우 ‘베를린’ 하정우가 사는법

입력 2013-02-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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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만 흥행을 이룬 ‘베를린’의 성공을 뒤로 하고 배우 하정우는 ‘더 테러 라이브’ ‘군도’ 등 새 영화로 다시 관객을 찾는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내달 또 촬영…바쁜 하정우? 집에선 건어물처럼 꼼짝 안해

내 에너지원은 밀도있게 놀기
쉴때는 하루 7끼도 뚝딱
먹는 모습 찍는 팬들, 내가 먹잇감이오?

“일만큼 노는 것도 중요해요. 밀도있게!”

“뉴욕, 하와이, 동남아로 열심히 싸돌아다니고(웃음), 3월 중순에 돌아올게요.”

“먹는 모습 ‘몰카’로 찍는 팬들? 곧바로 정색!” “집에선 건어물처럼 있어요. 하하!”

“공개 연애는…, 다시 하고 싶지 않아요.”

배우 하정우(35)를 향한 궁금증이 모두 마를 날이 과연 올까. 그의 영화와 일상을 둘러싼 팬들의 호기심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출연 영화의 잇단 성공과 늘 진솔하고 친근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서는 그의 선택이 가져다준 호감이다.

액션영화 ‘베를린’으로 600만 흥행을 이룬 하정우를 만났다. 개봉 한 달째에 접어든 이 영화에 대해 그는 “좋은 성적표를 받았고 액션에 자신감이 붙었다”고 ‘총평’했다. 그 분주한 와중에 영화 ‘더 테러 라이브’ 촬영까지 마쳤다. 그리고 지금 그의 머리를 채우고 있는 건 새롭고도 기발한 프로젝트들이다.

하정우는 2월 말 미국 뉴욕으로 향한다. 유명 갤러리가 밀집한 첼시 지역에서 3월2일부터 한 달 동안 전시회를 연다. 배우를 떠나 국내 작가가 첼시에서 자신의 작품을 거는 건 드문 일이다.

“마치 이런 기회가 올 것 같은 예감에(웃음) 작년 라트비아에서 ‘베를린’ 찍으며 그린 그림들을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뉴욕에서 12점을 건다. 곧장 하와이로 갔다가 그 뒤엔 순도 100% 동남아 여행으로.”

쉼 없이 작품을 소화하는 원동력도 ‘휴식’에서 온다고 했다. ‘베를린’을 끝내고도 태국의 한 섬에 들어가 하루에 7끼를 먹으며 지냈다. 하정우는 인터뷰 자리에서도 주먹만한 귤 5개를 순식간에 해치웠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시기는 3월 중순. 그 때부턴 다시 ‘일’. 영화 ‘군도’ 촬영을 시작한다. 조선시대 의적단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윤종빈 감독과 오래 전부터 생각해온 이야기다. 가제트 형사 같은 주인공이다. 판타지 사극동화쯤 될까. 전체관람가가 목표인데, ‘국가대표’ 이후 끊긴 ‘초딩’ 관객을 노린다. 하하!”

가을엔 연출 데뷔작 ‘롤러코스터’를 개봉한다. 1차 편집을 끝낸 하정우는 “좋은 평가는 기대하지 않는다”며 “단, 계속 연출할 수 있는 시작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하정우는 이미 두 번째 연출 영화의 아이디어도 찾았다.

“데뷔작을 찍는 신인감독의 이야기인 코미디다. 스태프가 자기보다 모두 선배이고, 제작 PD한테 ‘까이고’, 배우들에게 무시당하고, 무명 배우한텐 감독처럼 굴고.(웃음) 그러다 이 영화가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다. 그 뒤 감독을 보는 시선이 싹 바뀌는, 그런 이야기?”

촬영 시기는 이르면 내년 초, 주인공도 정했다. ‘롤러코스터’에 출연한 정경호. “앞으로 연출 영화마다 정경호를 주인공으로 쓰면 어떨까” 하고 ‘감독’ 하정우는 말했다.

하정우는 디자이너 고 앙드레 김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주연도 맡았다. “앙드레 김 선생님은 많이 희화화된 인물이라 제대로 소개하고 싶다. 영화 완성은 몇 년 뒤가 될 것 같다. 한 살이라도 나이 들고 연기하는 게 맞을 것 같아서.”

비디오 작가인 고 백남준의 영화도 추진 중이다. 앞으로 전기영화 기획과 출연에 꾸준히 참여할 생각이다.

하정우는 왕성한 활동만큼 대중 노출 빈도도 높다.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는 의지의 결과. “오픈하며 오는 불편함은 감당해야 한다. 그러면서 맷집이 커지는 거지. 한 번 고립되면 그것만큼 힘든 게 없다.”

그래도 공개연애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데뷔 초엔 아버지(배우 김용건)에 대한 질문만 수천번 들었는데 여자친구 있을 땐 그 질문에 너무 시달렸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하정우도 ‘정색’할 때가 있다. 몰래 사진을 찍는 팬들을 만날 때다. 특히 요즘은 먹는 모습을 찍으려는 팬들이 늘었다.

“내 모습이 딱 먹잇감이잖아. 바로 정색하고 말한다. 지금 뭐하는 거냐고. 사람에 대한 예의의 문제이니까.”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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