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할수록 돌아왔다, BMK답게

입력 2013-04-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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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신곡 ‘다 괜찮아요’를 발표한 BMK는 “히트 욕심보다는 오랫동안 꾸준히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사진제공|LS엔터테인먼트

■ 새 싱글 ‘다 괜찮아요’로 돌아온 BMK

‘나가수’로 뜨자 빨리 음반 내고 싶었죠
잘 내는 게 중요…음악 작업에만 열중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위원도 마다했죠

3년 만에 신곡…도전의식 자극한 노래
남편도 한국으로 와 올해는 수확의 해


“지난 한 해는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

의외였다. 2011년 6월 서른여덟 나이에 결혼해 가정을 이뤘고, 동시에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를 통해 대중의 높은 관심도 얻어 마냥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내 인생의 가장 힘든 해”라고 2012년을 돌아봤다. 그리고 가장 힘든 시기를 지나왔으니 “올해는 수확의 해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긴 터널의 지나 희망을 보고 있다는 말에, “힘들었다”는 토로는 결코 엄살이 아님을 느끼게 했다.

가수 BMK(김현정·40). 결혼을 하고서도 작년까지 신혼의 행복을 그리 만끽하지 못했다. 전투헬기 블랙호크 조종사 출신의 미국 군무원인 남편은 결혼 당시에는 근무지가 미국이어서 서로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았다. 특히 한국에 발령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이들을 괴롭혔고,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일도 피곤했다. BMK는 김천대 실용음악과 교수이고, 작년 문을 연 보컬전문아카데미 ‘BMK 소울트레인’ 운영으로 한국을 떠날 수 없었다. 올해 초에야 남편이 한국 발령을 받으면서 비로소 정착했고, 안정도 찾게 됐다.

‘나가수’의 후유증도 BMK를 한동안 힘들게 했다. 갑작스럽게 인지도가 높아져 그 기회를 살려 뭔가를 이뤄내야 한다는 강박이 생겼다. 서둘러 음반을 준비했지만 걱정과 부담 속에 마음만 앞선 탓에 만족할 만한 노래를 찾기란 힘들었다. 스트레스만 심해졌다.

“그땐 마음이 좀 급했다. 사람들이 알아줄 때 빨리 음반을 내고 싶었다. 대중도 기다리고 있고, 스스로도 기대감도 높았다. 욕심이 났다.”

조급증은 결국 ‘초심’으로 이겨냈다. “빨리 내는 것보다 잘 내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 “초심으로 돌아가 진정성 있게 작업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음악작업에 열중하기 위해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위원 제안도 모두 거절했다.

“작년이 내 인생에 정말 힘든 한 해였지만, 어려움을 뚫었으니 올해는 희망의 한 해다. 고생 끝에 음반작업을 끝냈고, 남편이 한국에 왔다. 이제 수확만 남았다.”

BMK가 초심으로 만들어낸 최신 싱글은 ‘다 괜찮아요’. 제목부터 ‘힐링’의 느낌을 주는 듯한 노래는 데이세븐이란 신인 작곡가의 작품이다. 최고의 보컬리스트로 꼽히는 BMK가 “어려워서 못 부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수를 배려하지 않은, 작곡가의 자유로운 환상이 가득 담긴” 곡이었지만, 그는 “내 옷이 아닌 걸, 맞춤정장처럼 만들어”냈다.

“나이가 들면서 모험을 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가려는 경향이 있는데, ‘다 괜찮아요’는 모험심을 자극하게 해준 곡이었다. 오랜만에 느낀 도전의식이었다. 연습을 많이 해서 그런지 녹음은 단번에 끝났고, 감성도 잘 풀어내졌다. 그래서 쾌감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도전해서 이뤄냈다는 쾌감….”

신선한 감성을 중시하는 BMK의 노래는 스테디셀러가 되고 있다. 대표곡 ‘꽃피는 봄이 오면’도 발표 이듬해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물들어’ 역시 발표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하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을 통해 꾸준히 불려졌고, 발표 6년째인 지난해 엠넷 ‘보이스 코리아’에서 우승자 손승연이 불러 큰 인기를 누렸다. BMK는 ‘다 괜찮아요’ 역시 그런 과정을 밟으리라는 생각이다.

“나는 어떤 도전을 하든 ‘BMK스럽다’, ‘BMK답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 늘 열린 마음으로 고여 있지 않은 가수로 오랫동안 음악 활동을 하고자 한다.”

3년의 공백기를 가졌던 BMK는 이번 싱글을 시작으로 자주 신곡을 낼 예정이다. 5월에는 경기도 하남 문화예술회관에서 콘서트도 펼친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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