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7330] 이지숙 “한강불빛 속 걸으면 내가 주인공”

입력 2013-06-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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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에서 ‘여신님’으로 분한 배우 이지숙. 이지숙은 “불빛을 바라보며 밤길을 걸으면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라며 걷기를 7330 운동으로 추천했다. 사진제공|연우무대

■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이지숙

밤 11시 공연 마치고 밤길 걷기
막차 타고 집근처 내려 뚜벅뚜벅

“감성 키우는데 걷는 게 최고죠”


때는 6.25 전쟁이 한창이던 어느 날. 국군대위 한영범은 인민군 포로들을 수용소까지 이송하는 특별임무를 수행하던 중 기상악화로 무인도에 고립되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무기도 다 잃어버리는 바람에 주도권은 포로들에게 넘어가게 되고, ‘갑’과 ‘을’이 뒤바뀐 상황에서 설상가상 유일하게 배를 수리할 수 있는 포로 순호는 전쟁후유증으로 정신이 이상해져 버린다.

결국 살아남기 위해 일시적으로 손을 잡은 국군과 인민군들은 순호를 구슬리기 위해 ‘섬의 여신’ 이야기를 꾸며내게 되고, 순호는 여신님에 빠져 점차 안정을 되찾아 간다. 모두의 ‘여신님이 보고 계셔 대작전’은 점차 묘한 상황으로 빠져들게 되고, 각자의 ‘여신님’에 대한 에피소드를 털어놓기 시작하는데 ….


● “영화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에요”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이하 여신님)의 유일한 여배우이자 ‘여신’인 배우 이지숙(29)이 추천하는 7330 생활체육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워킹. 그것도 밤길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

“밤에 빛나는 불빛을 무척 좋아해요. 한강다리 불빛을 바라보며 걸을 땐 기분이 최고죠. 불빛 속에서 음악을 들으며 아무도 없는 길을 걷고 있으면 제 자신이 영화나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이 된 기분도 들어요.”

공연이 끝나면 밤 11시. 동료 배우들이나 공연장을 찾은 지인들과 식사라도 하고나면 대중교통이 끊길 때가 많다. 이지숙은 무작정 택시를 잡는 대신 막차 버스를 아무거나 집어타고는 집에서 최대한 가까운 역에서 내려 집까지 걷는 쪽을 선호한다.

“밤에는 특유의 공기가 느껴지잖아요. 뭔가 센티해지는 기분? 몸의 감각이 활짝 열리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감성을 키우는 데에는 걷는 게 최고예요. 걸으면서 연기 생각도 많이 하죠. 낮에는 잘 안 돼요. 역시 밤이죠.”


● 관객의 열렬한 요청에 떠밀려 두 달 만에 재공연

뮤지컬 ‘여신님’은 지난 1월에 초연한 소극장 작품이다. 원래 연말쯤 재공연을 올릴 계획이었는데, 초연을 본 관객은 물론 초연을 놓친 사람들까지 재공연에 대한 요청이 워낙 뜨거워 3월에 막을 내린 지 두 달 만에 다시 막을 올리게 됐다.

이지숙은 “불과 두 달이지만 초연과 달라진 부분이 많아요. 초연이 끝나자마자 2주 만에 재공연 연습을 시작했죠”라며 웃었다. 이런 경우는 물론 상당히 드물다. ‘여신님’에 대한 관객들의 사랑이 얼마나 열렬했는지를 대변해준다.

그나저나 요즘은 가요, 드라마, 영화, 예능 할 것 없이 ‘여신’이 범람하는 시대이다. 어지간한 미모를 지닌 여자 연예인들치고 ‘여신 운운’하는 기사제목의 수혜(?)를 입어보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매일 밤마다 ‘여신’ 소리를 듣고 사는 이지숙은 “요즘에는 여신의 이미지란 것이 정해져 있잖아요. 그런 여신을 상상하고 공연장을 찾는 분들도 적지 않죠”라고 했다. 솔직히 부담도 된단다.

“괜히 예뻐져야 할 것 같고, 은근 스트레스가 있어요. 처음에는 부담이 되서 다이어트도 하려고 했는데 … 먹는 걸 워낙 좋아해서. 그런데 주변에서 ‘너 여신하더니 예뻐졌다’ 소리를 들으면 이 작품 하길 잘 했구나 싶기도 해요(웃음).”

먹는 걸 워낙 좋아해 다이어트를 하지 못한다고 했지만, 한 눈에도 이지숙의 몸매는 여신몸매로 들어온다. 긍정적인 마음과 워킹의 덕이다.

“‘여신님’을 보고나서 ‘나도 누군가의 여신이 될 수 있겠구나’하는 마음을 갖고 돌아가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왕이면 무작정 차를 탈 것이 아니라 되는대로 걸어보시는 것도 좋겠고요.”

밤길을 가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열심히 걷고 있는 미모의 여성을 마주친다면 한 번쯤 눈길을 주어 보시길. 진짜 여신을 만날 수도 있으니까. 누가 아는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함께 걸어보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을지.

양형모 기자 ranbi361@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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