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PEOPLE] 앱스토어 매출 1위? 소장하고 싶게 만들라

입력 2013-09-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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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잼 조한열 대표는 전자책에 독창적인 기술력과 디자인을 도입해 누구나 소장하고 싶어하는 매력적인 상품으로 재탄생시켰다. 게임 콘텐츠를 제치고 앱스토어 매출 순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이다. 사진제공|북잼

■ 전자책 앱 개발 ‘북잼’의 조한열 대표

전자책 ‘세계문학전집’ ‘토지’ 등 대박
자체 포맷 개발 등 시도…독자들 인정
이젠 출판사로부터 먼저 연락 올 정도

‘클라우드 서재 앱’ 출시 등 영역 확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바야흐로 스마트 기기 전성시대다.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또한 차고 넘친다. 이 때문일까. 젊은 세대들은 책을 점점 더 멀리한다. 스마트 기기가 대중화되면서 ‘전자책’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도서가 등장하긴 했지만 그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 이런 가운데 올해 초 최고 인기 콘텐츠인 게임을 제치고 앱스토어 매출 순위 1위에 오른 전자책이 있어 화제다. 열린책들에서 내놓은 ‘세계문학전집’이 바로 그 주인공. 이러한 성과는 북잼이라는 전자책 스타트업의 기술력이 있어 가능했다. ‘소장하고 싶은 예쁘고 똑똑한 전자책’을 만드는 것이 업인 북잼의 조한열 대표를 만나 창업 히스토리를 들어봤다.


-‘북잼’이란 회사와 서비스를 소개해 달라.

“북잼은 전자책을 종이책처럼 예쁘게 만들고, 똑똑한 기능도 넣는 그런 기술력을 갖춘 회사다. 특히 밑줄을 긋거나 필기하고 음성·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등 편리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소설 ‘토지’를 예로 들면 별도의 인물사전이 있는 종이책과 달리 책을 읽다가 모르는 인물이 나오면 그 이름만 클릭하면 인물의 상세설명이 하단에 뜬다. 전자책 ‘토지’는 이 기능으로 대한민국 우수전자책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동안 어떤 성과를 거뒀나.

“지금까지 150개의 앱을 냈다. 그 중 가장 큰 인기를 얻은 것은 ‘세계문학전집’. 애플 아이패드 앱스토어에서 한 달 동안 전체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두 달 동안 벌어들인 매출은 10억원에 달한다. 출판사의 마케팅과 우리의 기술력이 결합해 시너지를 낸 결과다.”


-전자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2008년도에 콘텐츠 유통 기술을 다루는 인터큐비트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북잼’은 그 회사에서 만들고 있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명이었다. 그러던 중 아예 전자책을 만들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출판사로부터 받았다.”


-전자책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을 텐데.

“기존의 전자책은 품질이 매우 낮다. 때문에 사실상 염가본 시장이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전자책을 살 바에야 돈을 조금 더 들여 종이책을 사는 게 낫다는 생각을 가진 소비자들이 많다. 그렇다면 가격을 낮춰야 하는데 출판사 입장에선 쉽지 않은 결정이다. 우리는 우선 출판사에 돈을 받지 않고 전자책을 만들어 주는 대신 수익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또 소비자들에겐 자체 변환 기술인 BXP를 통해 품질 높은 전자책을 제작해 소장 욕구를 자극했다. 처음엔 모든 시도가 무모했지만 이제는 그 품질을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아 출판사로부터 먼저 연락이 온다.”


-향후 계획은

“우선 12월15일 클라우드 서재 앱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그 동안 구매한 서적을 한 군데 모아서 보여주고, 밑줄이나 필기 등 독자가 만든 데이터까지 저장해 준다. 종이책 변환을 넘어 동영상이나 블로그 등 다른 디지털 콘텐츠를 하나의 책으로 엮어주는 등 사업 범위도 넓혀갈 방침이다. 올해 안에 일본에 진출하는 등 서비스 지역도 확대할 계획이다. 본엔젤스에서 받은 초기 3억원 투자 외에 추가 투자 유치도 추진 중이다.”


-단기 목표와 10년 뒤 청사진을 제시한다면.

“올해 매출 목표는 60억원이다. 클라우드 서재 앱이 출시 된 뒤에는 더 많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들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 영화 시나리오 작가였던 아버지를 보면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새로운 시장에서 콘텐츠 제작자들을 지탱해 주는 그런 업체가 됐으면 한다.


■ 조한열 대표는?

● 1975년 생
●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 현 전자책 전문기업 북잼 대표 이사
● 전자출판학회 발기인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yke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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