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시민구단 창단 ‘삐걱’

입력 2013-11-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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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일화 선수단이 2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구FC와 마지막 홈경기를 마친 뒤 팬들에게 큰절하고 있다(위). 성남 서포터가 21일 시 의회의 반대로 무산된 시민구단지원 조례안에 우려를 표하며 항의 시위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새누리당 의원 반대로 구단지원 조례안 부결
오늘 재상정 부결 땐 드래프트 등 일정에 차질


불투명한 미래에 누구도 쉬이 웃을 수 없었다.

성남 일화는 2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대구FC와 마지막 홈경기를 가졌다. 시즌 최종전을 남겨뒀지만 안방에서 일화 유니폼을 입고 뛴 고별전이었다. 통일그룹은 올 시즌을 끝으로 천마축구단에서 손을 뗀다. 대신 성남시민구단이 탄생한다. 2000년 성남을 연고지로 채택한지 14년, 구단운영 25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성남시는 차근차근 터 닦기에 나섰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10월 초 일화축구단 인수를 발표했고, 1일부터 시민공모주 예비청약이 시작됐다. 10억∼30억 규모의 시민공모주 모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18일 만에 2억원(3200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시의회가 발목을 잡았다.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21일 상임위원회를 열어 시가 제출한 시민구단 지원 조례안을 부결시켰다. 새누리당 의원 4명이 심사 보류를 결정하면서 민주당 의원 4명이 찬성한 조례안을 저지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졸속행정”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공세임에 틀림없다. 이로써 구단 양수·양도 계약을 맺으려는 성남시의 일정은 차질을 빗게 됐다.

아직 희망은 있다. 성남시는 25일 오후 본회의에 앞서 상임위를 연다. 다시 한번 조례안을 상정한다. 반대표를 던진 새누리당 의원들을 설득해야 한다. 조례안이 계획대로 통과되지 못한다면 다음달 20일 즈음 열릴 본회의까지 마냥 손놓고 기다려야 한다. 이럴 경우 드래프트 등을 통한 선수수급 및 일정 등에서 파행이 불가피하다. 정규리그 7차례 우승 및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FA컵에서 2차례 우승한 산 역사가 한 줌의 재가 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박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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