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서울 통합경주 무산 손해배상 소송 검토

입력 2015-02-0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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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지 통합경주 논란, 법정공방 조짐

마사회 “방침 거스르는 조직적 편성방해”
마주협회 “적법한 등록경주 일방적 취소”
부경서는 외산마 vs 국산마 첫 대결 시행

‘산지 통합경주’ 시행을 둘러싼 한국마사회와 서울마주협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예정된 경마 경주가 취소되는 파행운영에 이어 법정 싸움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한국마사회는 7일(토), 8일(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산마와 외산마의 통합 경주 3개를 1월31일 전격 취소했다. 앞서 경주마 사전 출전등록 신청을 받은 결과, 이들 경주에서 외산마와 국산마가 분리 신청이 이루어진 데 따른 조치다. 비대위는 “국산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지를 구분해 출전시키는 등 마주의 고유권한을 행사할 것”이라고 분리신청을 예고한 바 있다. 마사회는 마주들에게 재등록 및 추가등록을 요청했지만, 호응이 없자 결국 경주 취소를 결정했다. 마사회는 “한국경마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경마혁신안의 통합편성 방침을 거스르는 조직적인 편성방해가 의심됐다”고 취소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주말 렛츠런파크 서울에서는 예정됐던 총 23개 경주 중 3개 경주가 취소돼 20개 경주만 열린다. 마사회는 서울 마주들을 상대로 경주 취소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 중이다.

마주들 역시 경주 취소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방침을 밝혔다. 비대위는 5일 보도자료를 내고 “마사회가 마주 개인의 자율적 결정에 따라 적법하게 출전 등록한 경주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마사회의 출전등록 취소결정은 개인마주제 전환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부적절한 조치로서 마사회가 경마시행체라는 직권을 남용한 횡포로 밖에 볼 수 없다”며 “합법적이고 정상적으로 출전 등록을 신청한 마주들이 입은 정신적 물질적 손해에 대해 마사회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마계 내홍이 법정공방으로 비화될 조짐에 경마 전문가들은 “전자카드 도입 등 힘을 합쳐 막아야 할 경마계 현안이 쌓여있는데, 양측이 양보 없는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 서울 갈등 속 부경에선 첫 통합경주 시행

시행체와 마주의 갈등으로 경주가 취소된 서울과 달리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는 8일 정상적으로 산지 통합경주(6경주)가 열린다. 경마혁신안이 발표된 이후 처음으로 1등급 경주에서 외산마와 국산마가 함께 경쟁을 펼치는 것이다. 마사회와 부경마주협회는 1월27일 경마혁신안의 정상시행을 합의했었다. 이번 경주의 관심포인트는 최강 국산마 ‘경부대로’가 외산마들을 꺾고 우승할 수 있을지 여부다. ‘경부대로’는 지난해 대통령배와 그랑프리 대상경주를 석권했다. 특히 그랑프리는 국산·외산 구분 없이 팬들의 투표로 출전이 결정되는 한국경마 최고권위의 대회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경마 역시 경쟁력 있는 상품을 내놓아야 소비자인 경마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 이번 산지통합 첫 경주는 한국 경마 재도약의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1월15일 산지 통합 경주와 경마 국제표준 경주마 능력지수(레이팅) 제도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경마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국산 경주마의 상금 수득 비율을 70%로 유지하고, 말산업 발전을 위해 4년간 733억원의 투자 계획도 밝혔지만, 일부 마주와 유관단체는 “국내 축산농가가 몰락한다”며 반발했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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