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新 TV문학관’ 9년만에 부활

입력 2015-05-12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배우 故 정애란

■ 1996년 5월 12일

최근 소설 등 문학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인기를 모으면서 ‘스크린셀러’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이를 통해 원작이 독자들의 새로운 관심을 모으는 것은 물론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자리하곤 한다. 하지만 문학작품의 향취를 살리면서 완성도 높은 영상미로 이야기의 소중함을 안겨준 단막극의 추억은 이제 먼 과거의 이야기가 됐다.

1996년 오늘, KBS가 1TV ‘신(新) TV문학관’을 방송했다. 1980년대 빼어난 문학작품을 영상으로 옮기며 호평 받은 ‘TV문학관’이 9년 만에 부활했다. ‘TV문학관’은 1980년 12월18일 김동리 원작 ‘을화’를 시작으로 1987년 10월3일 유홍종의 ‘프랑소아즈 김’까지 모두 227편의 작품으로 한국 드라마사에 단막극의 소중함을 새겼다.

‘신 TV문학관’의 첫 작품은 ‘길 위의 날들’. 김옥영 작가가 극본을 쓰고 1980년대 ‘TV문학관’을 통해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등 수작을 연출한 김홍종 PD가 16mm 필름 3만자에 담아낸 서정의 드라마였다. 오정희의 ‘구부러진 길 저쪽’, 김동곤의 ‘철이 아버지’, 윤정모의 ‘아들’ 그리고 임철우의 ‘사평역’의 에피소드를, 귀휴에 나선 장기수와 어머니의 이야기로 새롭게 버무렸다.

김영기와 고 정애란 등이 주연한 이야기는 많은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11월 상하이 TV페스티발에서 최우수감독상과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했다. 이듬해엔 6월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은 이탈리아방송협회 주관 이탈리아상의 드라마 부문 대상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TV문학관’이 1991년 ‘TV문예극장’으로 부활했다 1년6개월 만에 사라진 ‘전례’는 다시 돌아왔고, 간헐적으로 방송되던 ‘신 TV문학관’은 2003년 안방극장을 떠났다. 이후 2005년 ‘HDTV문학관’ 다시 2011년 ‘TV문학관’ 등 폐지와 부활을 반복했지만 예전의 명성은 되찾지 못했다.

신인작가와 연기자 그리고 연출자를 발굴하고, 단기간 집중적인 제작을 통해 새로운 영상미를 구현할 수 있는 장점에도 현재 각 방송사의 단막극은 여전히 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KBS가 ‘드라마스페셜’을 통해 꾸준히 단막극의 계보를 잇고 있을 뿐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