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보따리장수같은 ‘여름 2연전’ 손질하나?

입력 2015-08-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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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 내년 일정 조정 움직임

선수체력 감안해 4∼5월 2연전 등 고민
실행위, 10구단 의견 수렴…내달초 결정


“짐 풀자마자 또 싸야 하고, 짐 싸자마자 또 풀고…. 정신이 없네요.”

KBO리그가 8월부터 2연전 체제로 접어들면서 각 팀 감독들과 선수들은 대부분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군다나 가장 힘든 시기인 한여름에 마치 보따리장수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이동하다보니 선수단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현장에서 이런 목소리가 커지자, KBO도 내년 시즌 경기일정 편성에서 8∼9월의 2연전 체제 손질 여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10개 구단이 합의하면 얼마든지 변경할 수 있다는 전향적 자세를 보이며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 2연전 체제 변경 필요한가?

KBO 정금조 운영육성부장은 2016신인드래프트 2차지명회의가 열린 24일 10개 구단 운영팀장을 따로 만났다. 여기서 정 부장은 현행 8∼9월 2연전 체제에 대한 변경 필요성 여부를 물었다. 구단마다 목소리가 달랐다. 찬반양론이 일었다.

내년 프로야구 일정은 각 구단 마케팅 계획 수립 등을 위해 11월말이면 완성해 발표해야 한다. 결국 9월초 10개 구단 단장들의 모임인 KBO 실행위원회에서 변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래서 KBO 차원에서 이번에 먼저 운영팀장들을 모아 변경안과 함께 장단점에 대한 브리핑을 했다. 실행위원회에서 단장들에게 설명하면 시간도 길어지고, 또 구단마다 목소리가 다르면 결론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구단 운영팀장들이 KBO 변경안을 받아들고 구단에 돌아가 현장과 마케팅 실무진은 물론 단장을 비롯한 구단 수뇌부의 의견을 미리 수렴해달라는 뜻이었다.


● 2연전 체제 변경의 장단점은?

현재 프로야구가 8월부터 2연전 체제를 가동하는 것은 구단별 ‘홈&어웨이 경기수’의 균등 분배 원칙 때문이다. 올해부터 10개 구단이 리그에 참여하면서 팀당 144경기, 팀간 16차전이 펼쳐지고 있다. 따라서 팀간 12차전까지는 홈&어웨이로 3연전씩 4차례를 소화하면 된다. 홈 3연전 2차례, 원정 3연전 2차례를 진행하는 것이다. 그러면 4경기가 남는데, 8월부터 홈 2연전과 원정 2연전을 한 차례씩 소화하면 정확히 양 팀이 균등하게 경기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

현행 방식을 변경한다면 크게 2가지 방안이 있다. 2연전이 여름철에 열리는 것이 문제라면, 아예 페넌트레이스 개막 이후 4∼5월에 2연전을 치르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이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깊이 고민해야 한다.

2연전 자체가 문제라면 홈&어웨이 12경기 소화 후 남은 4경기를 ‘3+1’로 소화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A팀이 올해 홈 3연전(원정 1경기)을 치르면, 다음해에는 원정 3연전(홈 1경기)을 가져가는 식이다. 물론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8월에는 3연전을 치르겠지만, 시즌 막판 우천순연 경기와 함께 추가 일정을 새로 짠다고 해도 잔여경기 일정에서 1경기만 치르고 계속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일이 잦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막판에 더 피곤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KBO 정금조 부장은 “9월초 실행위원회에서 선수단 편의와 구단 운영, 마케팅 등 종합적 판단을 한 각 구단의 의견을 취합해 현행 2연전 체제 손질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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