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오 드 서울, “1년 만에 날아온 두 번째 초대장”

입력 2015-10-11 17: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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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악의 탐닉주의자 셋이 모였다. 셋이 모였으니 ‘트리오’, 모두가 한 도시에 살아서 ‘서울’이다. ‘트리오 드 서울’이란 이름은 조금은 싱겁게, 이렇게 탄생했다.

세 사람은 바이올리니스트 유시연(숙명여대 교수), 피아니스트 박수진(숙명여대 교수), 첼리스트 최정주(추계예대 교수)이다. 지난해 10월 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창단 연주회를 열었다.

그리고 두 번째 연주회를 앞두고 있다. 얼마 남지 않았다. 10월 18일 같은 장소에서다. 1년 만의 만남이다. 얼마나 달라졌을까.

“특정도시의 이름을 사용하는 음악단체들은 그 도시를 대표하는 팀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과연 우리가 서울을 대표하는 팀으로 성장해 갈 수 있을지 조심스러운 마음도 든다(유시연).”

겸손하게 표현했지만 실은 트리오 드 서울의 연주력은 서울을 대표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세 사람은 이미 솔리스트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중견 연주자들이다. 이들이 트리오를 결성한 것은 서로의 실력에 반했기 때문이다. 함께 독려하고, 연구하고, 힘을 합쳐 작곡가의 어휘(vocabulary)를 찾아가는 것이 목표다.

같은 대학(숙명여대) 동료교수 사이이기도 한 유시연과 박수진은 2002년 이후 유시연의 테마콘서트에서 함께 호흡을 맞춰왔다. 커티스 음대 동기이기도 하다.

유시연 교수는 “본격적으로 팀을 결성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계기는 최정주라는 첼리스트가 선물처럼 찾아와 주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 사람은 4년 전 테마콘서트에서 트리오로 연주한 적도 있다.

이번 연주회에서 트리오 드 서울은 멘델스존의 피아노 3중주 1번, 아렌스키의 피아노 3중주 1번을 연주한다. 두 곡 모두 D단조라는 점, 낭만주의 색채가 무르익은 시대의 작품이라는 점, 피아니즘이 돋보이는 곡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유시연 교수는 “세상에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음악도 결국은 서로의 소리를 들으며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궁극적인 행복이 아닐까”라고 했다.

트리오 드 서울이 1년 만에 두 번째 초대장을 보내왔다. 이 가을에 행복하고 싶다면, 이들의 음악을 들어야 한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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