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리록] ‘록’페 최다관객동원 헤드라이너는 제드…상징적 장면

입력 2016-07-25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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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드, 사진=CJ E&M

4년 만에 다시 '밸리'로 돌아온 2016 지산 밸리록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이하 밸리록페)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7월 22일부터 24일까지 경기도 이천시 지산리조트에서는 국내를 대표하는 록페스티벌인 밸리록페가 개최돼 70여팀의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무대를 펼쳤다.

올해 밸리록페가 지난해와 비교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역시 안산 대부도 바다향기 테마파크에서 다시 지산 리조트로 개최지를 옮겼다는 것으로, 그덕에 '밸리록'이라는 이름도 다시 사실이 됐다.

또 과거 '지산 록페'의 경험에 대한 익숙함 때문인지, '폭우 페스티벌'이라는 징크스를 빗겨간 덕분인지는 몰라도, 올해 밸리록페에는 지난해 8만5000여명보다 5000여명이 증가한 9만여명(주최측 추산)의 관객이 지산리조트를 찾았고, 이는 분명 '성공적'이라고 부를 만한 수치이다.

관객수만 보면 분명 성공적인 페스티벌이 된 2016 밸리록페이지만, 언제나처럼 아쉬움의 목소리도 존재했다.

레드핫칠리페퍼스, 사진=CJ E&M


먼저 접근성의 문제가 그렇다. 지산 리조트로의 복귀가 확정이 난 이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드러낸 부분이 좁은 진입로와 부족한 주차장이었을 정도로 지산리조트는 접근성이 좋지 않은 편이다.

실제 영동 고속도로 출구부터 지산 리조트까지의 약 4km의 도로는 왕복 2차선에 불과해 수백, 수천대의 차량이 몰리는 록페스티벌 기간 동안에는 필연적으로 교통체증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간이다.

또 지산 리조트 자체적으로는 모든 방문 차량을 수용할 만큼의 주차장 부지가 마련돼 있지 않아 외곽에 주차를 하고 셔틀버스를 이용해야하는 번거로움도 반복됐다.

다만 접근성의 경우 주최 측도 변명의 여지는 있다. 도로의 확장은 민간 회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공연장과 주차장 간의 이동 역시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셔틀버스를 촘촘하게 배치해 불편함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했다.

디스클로저, 사진=CJ E&M


CJ E&M 측의 관계자는 "일례로 작년까지는 헤드라이너의 공연이 오후 9시 30분에 시작 됐으나 올해부터 30분 늦춰 10시부터 진행한 것도 관객들이 셔틀버스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라고 말해 교통 혼잡과 셔틀버스 이용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고 강조했다.

접근성과 더불어 일부 관객은 화장실과 휴식공간 등 편의시설의 부족도 지적했으나, 극한의 관람 환경을 보여준 대부도 바다향기 테마파크와 비교하면 이번 밸리록페는 천지개벽수준으로 쾌적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운영적인 측면에서는 주최측에서도 많은 공을 들이고 실제 나아지기도 한 밸리록페이지만, 사실 이번 밸리록페에서 가장 의견이 분분한 부분은 '라인업'이다.

DJ인 제드(Zedd)가 헤드라이너에 이름을 올린 것을 비롯해, 다수의 힙합 뮤지션과 EDM 뮤지션이 라인업에 포함된 것은 명색이 '록페'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밸리록페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전통적인 록페스티벌 지지 의견과, 여러가지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오히려 좋았다는 '뮤직 페스티벌'로의 전환을 지지하는 의견이 충돌했기 때문이다.

사진=CJ E&M


라이브셋 없이 온전히 '컴퓨터 음악'만으로 무대에 오르는 DJ가 밸리록페의 헤드라이너로 선정된 건 2013년 스크릴렉스(skrillex)에 이어 두 번째로, 올해는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 등에 출연한 힙합 뮤지션도 대거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것과 더해져 이에 대한 논쟁이 심해졌다.

실제 이번 페스티벌에 참여한 한 뮤지션의 경우 "솔직히 제드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처음 듣는 밴드인데 누구지'라는 생각을 했다가 DJ인 걸 알고 깜짝 놀랐다. 록페스티벌이 더 이상 과거의 록페스티벌과 같지 않다는 걸 느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현장에서 만난 한 무리의 해외 관객들마저 "제드를 좋아하나? 밴드가 아닌데 헤드라이너로 서는 걸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기자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물론 주최측의 입장에서는 수익적인 측면도 중요하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사양길에 접어든 록 밴드를 고수하기보다 최근 트렌드로 자리잡은 EDM과 힙합씬의 슈퍼스타를 선호하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다.

사진=CJ E&M


게다가 금요일과 토요일이라는 차이가 있었고, 단독 공연이 아니기에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하지만, 23일 진행된 제드의 무대에는 3만 2000여 관객이, 전날 헤드라이너였던 레드핫칠리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의 무대에는 2만 7000여 관객이 운집해 주최측의 선택이 틀리지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것을 두고 '록은 틀리고 EDM이 맞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건 곤란하다. 다만 밸리'록'페에서 3만2000여 관객이 제드의 디제잉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은 많은 것을 의미하고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또 동시에 '록'페스티벌 팬들에게 많은 생각이 들게하는 장면이기도 했다.

한편 올해 밸리록페에는 국내 페스티벌 사상 최초로 ‘아트(ART)’ 콜라보레이션이 시도돼 ‘아트 밸리(ART VALLEY)’, ‘아트 포레스트(ART FOREST)’ 등이 꾸며져 호평을 받았다.

사진=CJ E&M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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