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수저계급론 ‘수저와 사다리’, ‘상속자’ 잇는 화제작 탄생하나

입력 2016-11-09 14: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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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또 한 번 불평등 사회에 주목했다. 연초 불평등한 한국 사회의 축약판 버라이어티 ‘인생게임-상속자’로 화제를 모은 SBS가 이번에는 대기획 ‘수저와 사다리’를 선보인다.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서로 SBS홀에서 진행된 SBS 창사특집 대기획 ‘수저와 사다리’ 기자간담회. 이날 행사에는 ‘수저와 사다리’를 기획한 최태환 CP와 연출자 이동협 PD 그리고 황채영 작가가 참석했다.

‘수저와 사다리’를 기획한 최태환 CP는 “지금 우리 2016년 화두가 불평등의 심화, ‘1대99’ 사회다. ‘인생게임-상속자’와 ‘수저와 사다리’ 모두 이 화두에 집중했다. 두 프로그램의 출발점은 같다”고 설명했다.

‘수저와 사다리’는 자본주의 체제로 인한 불평등의 심화로 인해 야기되는 사회의 분열과 그 위험성에 주목, 망가진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다시 세울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불편한 땅의 진실을 조명한 1부 ‘드림랜드, 네버랜드’와 물가와 임금 격차로 소득 불평등에 접근한 2부 ‘닭 값과 달 값’ 그리고 기본소득 실험 게임으로 흥미롭게 풀어낸 3부 ‘모두의 수저’로 구성됐다.


이동협 PD는 “기존의 딱딱한 다큐멘터리의 스토리텔링보다는 재밌게 풀어보고 싶었다. 1부는 드라마타이즈 형식을 취했다. 인터뷰식으로도 풀어보고 김기리와 함께 현장에 직접 나가서 몸으로 겪어보기도 했다. 2부는 관찰 카메라 형식을 차용했다. 3부는 게임을 접목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저계급론’이 심화되는 과정이 언론을 통해 다뤄지고 관심을 받았다. 창사특집 소재를 가지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여기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해결 대안을 찾아보겠다는 마음으로 찾아봤는데 그게 가능한지는 시청자가 판단할 문제인 것 같다. 같이 고민해봤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기획 계기를 밝혔다.

특히 3부 ‘모두의 수저’에서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요트 클럽 대표이사, 변호사, 청년주거 난민, 스타 강사, 명문대 여대생, 인디밴드 청년을 초대해 기본소득 실험 게임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황채영 작가는 “처음에는 3부의 게임을 정치인만 데리고 해볼까 했다. 그러다 청년을 대변할 수 있는 분들과 기업인을 대변하는 분등 주거와 임금의 각계 각층을 대변할 수 있는 분들을 모아봤다. 성비와 성별 그리고 연령대도 고려해 초대했다”고 털어놨다.

이동협 PD는 “우리가 프로그램을 하고 싶은 목적은 ‘기본 소득 게임’이었다. 어떻게 하면 시청자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부루마블 게임을 이용해서 ‘부루수저’ 게임을 만들었다”며 “국회의원도 있고 철거민도 있는데 각계각층의 구성원을 만들어서 토론과 게임을 접목했다. 나중에는 진심으로 몰입해서 실제로 분노하기도 하더라. 그들에게서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여타 토론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1부부터 3부까지 1년여 시간 동안 ‘수저와 사다리’를 준비해온 제작진. 이동협 PD는 “하고 보니 답이 없더라. 다음에는 불평등을 주제로 프로그램 하지 말자고 했다”면서 “희망적인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는데 파면 팔수록 구조적인 문제가 얽혀있더라. 답이 안 보였다. 작지만 의미있는 시도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의미있는 실험들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나칠 정도로 가볍게 만든 건 아닌지 우려된다. 다큐멘터리를 기대해고 보는데 장르가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다. 독특한 방식의 스토리텔링을 이용한 다큐멘터리로 봐달라”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황채영 작가는 “무거운 이야기를 발랄하고 발칙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끝날 때에는 씁쓸할 것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타계할지 함께 고민해봤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SBS 창사특집 대기획 ‘수저와 사다리’는 11월 13일 밤 11시 10분 1부 ‘드림랜드, 네버랜드’로 시청자를 만난다. 20일에는 2부 ‘닭 값과 달 값’ 그리고 27일에는 3부 ‘모두의 수저’가 방송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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