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브 경영권 탈취 의혹에 대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어도어 경영권 탈취·뉴진스 계약 해지 논의”
감사 핵심 대상의 증언 바탕
민희진대표-부대표 카톡 공개
하이브 공격 문건 작성 사실도
민 대표 “경영권탈취 어불성설”
민희진 경영권 탈취 모의 제보→하이브 전격 감사 착수→민희진 뉴진스 카피 역공→하이브 민희진 배임 고발→민희진 반박 기자 회견으로 이어지는 이 기막힌 ‘실제 상황.’ 감사 핵심 대상의 증언 바탕
민희진대표-부대표 카톡 공개
하이브 공격 문건 작성 사실도
민 대표 “경영권탈취 어불성설”
일명 ‘민희진의 난’으로 불리는 하이브-어도어 내홍의 ‘한 줄 요약’이다.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를 둘러싼 모회사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간 갈등이 ‘임계점’에 다다른 모양새다. 사건 발생 나흘째인 25일 오전 하이브가 민희진 대표 등 내부 감사 대상의 어도어 경영권 탈취 시도에 대한 중간 감사 결과 발표와 함께 이들에 대한 ‘배임 고발 방침’을 전하자, 민희진 대표가 이날 오후 3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에 앞서 하이브는 내부 감사 나흘 만에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어도어 탈취 기도와 직접 연관된 ‘감사 핵심 대상 중 1인’의 직접 증언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브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감사 핵심 대상 A씨는 23일 하이브 감사 팀에 출석해 민희진 대표를 비롯한 어도어 주요 경영진 일부의 경영권 탈취 계획과 이를 실행하기 위한 외부 투자자 접촉 사실 등이 담긴 정보 자산을 증거로 제출했다.
●‘경영권 탈취’ 모의와 ‘뉴진스 계약 해지’ 논의
25일 하이브가 공개한 중간 감사 결과에 따르면 어도어 경영권과 뉴진스를 빼내려고 한 정황이 휴대전화 메신저(카카오톡) 대화에 담겼다. 어도어 부대표인 L씨는 “이런 방법도 있다”며 “2025년 1월 2일에 풋옵션 행사 엑시트(Exit), 어도어는 빈 껍데기 됨/ 권리 침해 소송 진행” “재무적 투자자를 구함” “하이브에 어도어 팔라고 권유” “적당한 가격에 매각” “민 대표님은 어도어 대표이사 + 캐시 아웃(Cash Out)한 돈으로 어도어 지분 취득”이라고 말했다. 이런 방안에 민 대표는 “대박”이라고 대답했다.
L부대표가 제시한 방안대로라면 민 대표가 하이브 측에 풋옵션(특정 가격에 팔 권리)을 행사해 현금을 확보하고 뉴진스가 어도어와 권리침해소송을 벌여 계약을 해지하는 수순이다. 또 어도어에는 현재 뉴진스만 소속돼 있어 멤버들이 소송으로 나간다면 “빈껍데기”가 된다.
하이브는 “대면 조사와 제출된 정보 자산 속 대화록 등에 따르면 어도어 대표이사(민희진)는 경영진들에게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이브를 압박할 방법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탈취 모의가 실행 단계에 진입했을 시 우호적 여론 형성이 목적인 듯한 ‘하이브 공격용 문건’을 작성한 사실도 공개했다.
하지만 민 대표는 이날 하이브를 향한 ‘반박’ 성격이 짙은 기자회견에서 하이브 측이 공개한 관련 자료 상당수가 진실과 달리 ‘편집’된 것들이라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민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과거 하이브와 맺은 ‘주주간 계약’을 놓고 “재협상을 진행 중”이었고, 하이브가 경영권 탈취 시도라 주장하는 일련의 자료들 경우 그들에게 ‘유리하게 편집’된 것으로 “재협상 과정상의 ‘스터디’ 자료” 일부에 불과할 뿐 ‘탈취는 어불성설’이란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허민녕 스포츠동아 기자 mign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