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우가 만난 사람] 최문순 강원도지사 “25일부터 테스트 이벤트 시작…올림픽 열기 불 지핀다”

입력 2016-11-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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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강원도지사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로 국가적 재도약을 이루자고 힘주어 말했다. 경기장 시설을 비롯한 인프라 구축과 사후활용에는 국가적 차원의 지혜를 모으는 것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사진제공 | 강원도청

■ 최문순 강원도지사 평창동계올림픽을 말하다

최순실 사태 직격탄 충격…전화위복 계기로
‘올림픽 개최 차질 없도록’ 정치권과 공감대

경기장 건설 이상 무…사후 활용 방안 고민
부채 약 1500억원 예상…2022년까지 청산

이번 테스트 이벤트 관중 11만명 동원 목표
세계 최고 수준의 ‘문화올림픽’ 기대하시라


시국이 어수선하다.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파문에 분노하고, 국정공백 상태의 장기화를 걱정하는 국민이 많다. ‘소통’을 바탕으로 ‘공감’,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건전한 리더십이 절실하다. 1년 3개월 뒤면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다. 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으로 촉발된 정치적·사회적 위기는 평창동계올림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5일 강원도청에서 만난 최문순(60) 강원도지사도 우려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최 지사는 특유의 밝고 활기찬 표정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다짐했다. 나아가 지금의 위기를 재도약의 지렛대로 삼기 위해 모두가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재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정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분야는 무엇인가. 또 평창동계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중시하는 원칙은 무엇인가.

“도정의 핵심은 역시 평창동계올림픽 준비다. 우리 직원들에게도 ‘올림픽을 바라보는 큰 관점을 설정하자’고 당부한다. 평행이론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정확히 30년 만에 평창에서 올림픽이 열린다. 서울올림픽이 후진국에서 중진국으로 올라서는 도약대였다면, 이번에는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올라서야 한다고 정부나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우리 직원들에게 얘기한다. 우리 역사에서 1986∼1988년이 가장 경제성장이 빨랐던 때다. 한해 11%씩 성장했다. 경제성장과 함께 1987년 6월 항쟁을 통해 6공화국이 들어서고 정치적으로도 성장했다. 지금도 ‘최순실 사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30년 전처럼)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성장을 위한 진통을 겪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격변을 겪고 있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을 잘 치러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역사적 의미라고 생각한다. 좀 작게 보자면,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처음 열리는 메가 스포츠 이벤트가 평창동계올림픽이다. 그러다보니 의사결정체계가 좀 긴 편이다. 정부∼문체부∼조직위, 우리 도∼시·군으로 이어진다. 복잡한 의사결정과정을 잘 이겨내 통합된 힘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선 강원도-정부-조직위가 삼위일체를 이뤄야 하는데, 각자의 역할 분담과 조화는 어떤가.

“초창기에는 진통이 없지 않았다. 짓는 사람, 예산 편성하는 사람, 운영하는 사람으로 제각각이다보니 공백과 갈등이 발생했던 것도 사실이다. 모두 정리됐다가 지금은 ‘최순실 사태’로 정부, 특히 문체부가 진공 상태에 있어서 당분간은 우리 도와 조직위가 메우고 있어야 할 듯하다. 디테일을 챙겨야 하는데 이런 사태가 빚어져서 우리 도와 조직위가 중심을 지키고 있어야 한다. 다행히 기본적인 골격은 갖춰져 있어서 올림픽을 치르는 데 근본적 문제는 없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사진제공|강원도청



-경기장 사후활용을 비롯한 올림픽 준비 과정에도 최씨 일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최순실 사태’의 유탄을 빗맞은 게 아니고 정통으로 맞아서 휘청했다(웃음). 언론 보도를 보면 조직위원장을 교체하고, 경기장 사후활용 문제에도 이권 개입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최씨 일가가) 더 개입한 것이 있는지 자체적으로 조사했는데, 지금으로선 더는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다만 올림픽 붐을 조성해야 하는 시기에 악재가 터져 어떻게 극복할지가 중요하다. 국회와 정치권을 찾아 ‘이 최순실 사건을 엄격하게 조사하고 처리하되, 올림픽에 지장이 있어선 안 된다’고 요청했고, 대부분 동의를 얻었다. 지금 (국회에서) 예산삭감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올림픽과 관련된 예산에 대해선 여야가 함께 잘 세워주기로 했다. 이번 사태가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


-제반 인프라 구축이 예상보다 더딘 편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초창기에는 예산편성이 늦어져 위기 상태까지 갔다. 지난해에는 활강센터도, 슬라이딩센터도 여러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차질 없이 건설되고 있다. 제일 문제는 공정률이 더딘 개·폐막식장이다. 다만 개·폐막식장은 거의 가설물에 가깝게 짓기 때문에 내년 9월 완공해 리허설을 한 번 하고 올림픽을 치르면 된다. 또 신설경기장들의 공정률도 현재 90% 정도여서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경기장은 건설 못지않게 사후활용이 중요하다. 올림픽 개최 후 각 시설의 활용방안이 궁금하다.

“경기장이 12개, 개·폐막식장이 1개다. 이 중 새로 짓는 것은 6개다. 대부분 규모가 작아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 제일 걱정스러운 곳은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이다. 워낙 시설이 크다 보니 어떻게 사후활용을 할지 아직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의 사후활용방안에 대해선) 우리 도와 문체부의 입장이 갈려있는데, 우리 도는 국민체육진흥법을 개정해 국가에서 쓰라고 요청하고 있다. 서울올림픽 관련 시설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관리하는데, 이와 관련된 국민체육진흥법에서 ‘서울’만 빼면 된다. 지금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400m 트랙 시설이 잘 갖춰진 곳이라 국가적 차원에서 활용하는 방안이 가장 낫다는 것이 우리 도의 입장이지만, 여의치 않다면 기업에 매각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개·폐막식장도 문제인데, 기업들과 연계해 힐링 센터를 설립하는 것을 비롯해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올림픽 준비에 거액이 들어 향후 강원도의 재정을 압박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올림픽 시설 투자와 관련한 부채가 올해까지 총 15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올해로 준비가 거의 마무리되기에 부채는 더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내년 강원도의 전체 예산이 5조4000억원이다. 한 해 우리 도 예산의 3∼4% 수준이라 올림픽 관련 부채를 염려할 필요는 없다. 2022년까지는 올림픽 부채를 포함한 우리 도의 전체 부채 5000억원을 모두 갚을 계획이다. 좀 오해(올림픽 개최 비용이 막대해 강원도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부채를 안게 될 것)가 있는데, 올림픽에 투자되는 총 14조원 가운데 11조원은 인프라 건설이다. (평창·강릉 지역 철도 신설 역시) 올림픽 때문이 아니고 2020년까지 국가철도건설계획에 있던 것을 2년 앞당기는 것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사진제공|강원도청



-11월 하순부터 내년 4월까지 테스트 이벤트가 줄을 잇는다. 현재까지의 준비상황은 어떤가.

“11월 25∼26일 빅에어, 스노보드 월드컵을 시작으로 22개 정도가 계속해서 열린다. 우리 도에서 제일 신경 쓰는 부분은 관중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올림픽 분위기가 일지 않는데, 관중이 얼마나 와서 열기를 보일지가 가장 큰 관건이다. 작년 테스트 이벤트 때는 관중이 모두 1만명이었다. 이번에는 11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평창을 찾을 세계 각국 선수단과 관광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다른 대회와 차별화할 수 있는 가장 큰 포인트가 문화올림픽이라고 본다. 문화올림픽만큼은 세계 최고로 준비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목표고, 이를 ‘올림픽 페스티벌’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별도로 진행한다. 동양문화의 진수를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최고 수준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강원도 18개 시·군뿐 아니라 국내 각 지자체,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참여해 공연과 축제를 매일 펼치게 된다. 세계 최초로 바다에서 하는 ‘세계불꽃경연대회’도 추진하는 등 올림픽 못지않게 성공적인 페스티벌을 만들고 싶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출생=1956년 2월 4일(춘천·만 60세)

▲출신교=춘천중∼춘천고∼강원대(영어교육)∼서울대 대학원

▲주요 경력=MBC 보도국(1984∼2003년), MBC 노조위원장(1995∼1996 년),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위원장(1996∼2000 년), 전국언론노조 초대 위원장(2000∼2001년), MBC 대표이사 사장(2005년 2월∼2008년 2월), 제18대 국회의원(2008년 5월∼2011년 2월), 제36·37 대 강원도지사(2011년 4월∼현재), 제10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2016년 10월∼현재)

춘천 | 정재우 스포츠1부장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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