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박근혜 대통령 탄핵보다 중요한 건 특검+범죄입증” [전문]

입력 2016-12-01 12: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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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박근혜 대통령 탄핵보다 중요한 건 특검+범죄입증”

영화평론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SNS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허지웅은 1일 오후 인스타그램 계정에 “박근혜 대통령이 세번째 담화를 통해 우리에게 던진 건 우리가 우리의 조바심을 이길 수 있느냐는 비아냥이다. 그럴 수 없을 거라는 확고한 믿음 아래 설계된 담화다. 지금 현시점까지는 이 담화가 의도한 방향대로 여야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하야에서 탄핵으로, 정확히는 탄핵 시기와 여야 합의의 문제로 시선을 옮겨놓은 것이다”고 적었다.

이어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사실 탄핵이나 4월, 6월이 아니라 특검이다 .대통령의 범죄 사실을 확실히 밝혀 엄정한 처벌을 받게 해야 하고 우리 세금으로 연금을 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조바심 없이 꾸준한 시민의 단결이 필요하다. 그러나 하야에서 탄핵으로 그리고 국회의 무능과 분열로 시선을 옮겨놓은 대통령의 의도가 이대로 성공하면, 하루빨리 단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 앞에 사람들이 절망할 거다. 더불어 어차피 이 나라는 안된다는 자괴감에 빠져들겠지. 광장은 피로감으로 비워질 것이고 여기에 지지율의 반등이라도 생기면 모든 게 대통령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거다”고 썼다.

허지웅은 “닉슨 대통령는 워터게이트 사건에도 재선에 성공했다. 하야에는 2년이 걸렸다. 지치지 않는 시민들의 열의와 언론의 취재, 그리고 엄정한 수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민과 언론과 특검, 이 중에 하나만 역할이 빠져도 나머지는 지리멸렬해진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화가 나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다음 세대에게 이런 세상을 물려줄 수는 없다는 절실함이기 때문이다. 내가 광장의 우리들 안에서 확인한 건 그런 희망이었다”고 전했다.

끝으로 “세상은 정의나 상식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각자의 욕망이 맞아떨어지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런 욕망들을 최소한으로 제어하는 게 시스템이다. 여기까지가 헌법이 정한 한계니까 더는 안된다고 선을 긋는 체계 말이다. 박근혜 정부가 파괴한 건 이 시스템이다. 이걸 바로잡지 못하면 우리가 우리 공동체를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은 영영 사라진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달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담화와 최근 벌어지는 일년의 정치권 움직임에 대한 허지웅의 견해다. 허지웅은 “우리가 지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음 세대를 위해 절실함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탄핵보다 특검이 중요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범죄 사실 입증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다음은 허지웅 SNS 전문>

박근혜 대통령이 세번째 담화를 통해 우리에게 던진건 우리가 우리의 조바심을 이길 수 있느냐는 비아냥입니다. 그럴 수 없을 거라는 확고한 믿음 아래 설계된 담화입니다. 지금 현시점까지는 이 담화가 의도한 방향대로 여야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야에서 탄핵으로, 정확히는 탄핵 시기와 여야 합의의 문제로 시선을 옮겨놓은 것입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사실 탄핵이나 4월, 6월이 아니라 특검입니다. 대통령의 범죄 사실을 확실히 밝혀 엄정한 처벌을 받게해야 하고 우리 세금으로 연금을 받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조바심 없이 꾸준한 시민의 단결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하야에서 탄핵으로 그리고 국회의 무능과 분열로 시선을 옮겨놓은 대통령의 의도가 이대로 성공하면, 하루빨리 단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 앞에 사람들이 절망할 겁니다. 더불어 어차피 이 나라는 안된다는 자괴감에 빠져들겠지요. 광장은 피로감으로 비워질 것이고 여기에 지지율의 반등이라도 생기면 모든 게 대통령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겁니다.

닉슨 대통령는 워터게이트 사건에도 불구하고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하야에는 2년이 걸렸습니다. 지치지 않는 시민들의 열의와 언론의 취재, 그리고 엄정한 수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시민과 언론과 특검, 이 중에 하나만 역할이 빠져도 나머지는 지리멸렬해집니다.

우리가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화가 나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다음 세대에게 이런 세상을 물려줄 수는 없다는 절실함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광장의 우리들 안에서 확인한 건 그런 희망이었습니다.

세상은 정의나 상식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각자의 욕망이 맞아떨어지는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그런 욕망들을 최소한으로 제어하는 게 시스템입니다. 여기까지가 헌법이 정한 한계니까 더는 안된다고 선을 긋는 체계 말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파괴한 건 이 시스템입니다. 이걸 바로잡지 못하면 우리가 우리 공동체를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은 영영 사라집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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