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부진에 한한령까지…사전제작드라마, ‘천덕꾸러기’ 되나

입력 2016-12-0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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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첫 방송하는 KBS 2TV 월화드라마 ‘화랑’이 사전제작 드라마로 오랜만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사진제공|오보이프로젝트

함틋·안투라지, 사전제작 잇단 실패
화랑, 19일 방송 앞두고 감독판 공개
사임당도 이영애 포스터로 시선끌기

‘제2의 태양의 후예’는 이제 없다?

올해 국내 드라마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던 사전제작 드라마가 잇단 참패로 굴욕을 맛보고 있다. 0

이에 따라 ‘태양의 후예’의 대성공으로 대두됐던, ‘쪽대본’과 ‘생방송 드라마’ 등 국내 드라마 제작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해줄 것이라 여겨졌던 사전제작의 필요성이 점차 그 의미를 잃고 가고 있다. 특히 사전제작의 필연적 배경으로 여겨졌던 한·중 동시 방송이 중국 측의 ‘한한령’(한류금지령)에 따라 잇달아 무산되면서 더 이상 사전제작을 할 필요가 없다는 시선까지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방송 중인 케이블채널 tvN ‘안투라지’가 평균 시청률 1%도 안 되는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사전제작에 대한 회의감마저 커지는 실정이다. ‘안투라지’는 동명의 미국 인기드라마를 리메이크해 사전으로 제작한 드라마로 제작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높은 이름값에도 불구하고 ‘망투라지’라는 조롱 섞인 수식어까지 얻고 있다.

드라마가 성공하려면 기본적으로 스토리가 탄탄해야 하지만, 사전제작 드라마가 잇달아 실패하는 것은 방송 후 쏟아지는 시청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제작시점과 방송시점의 격차에서 생기는 트렌드와 취향의 변화도 드라마의 흥행을 좌우하는 요소다. ‘안투라지’에 이에 앞서 ‘함부로 애틋하게’,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등이 한류스타를 대거 출연시키고도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이 바로 그와 같은 이유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사전제작 드라마를 편성해놓은 방송사 측은 실패에 대한 부담을 떨쳐내기 위한 대책 마련에 한창이다. 현재 방송대기중인 사전제작드라마는 3편. 19일 첫 방송하는 KBS 2TV ‘화랑’을 비롯해 내년 1월 방송예정인 SBS ‘사임당, 빛의 일기’, 현재 방송중인 케이블채널 tvN ‘도깨비’ 후속작인 ‘내일 그대와’ 등 각 방송사를 대표하는 드라마들이다.

‘화랑’은 방송을 앞두고 드라마에 대한 연기자들의 설명(코멘터리) 등을 담은 감독판을 공개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겠다는 계획이다. 또 드라마 성공을 위해 내부적으로 TF팀을 꾸리고 대대적으로 홍보할 방안도 세웠다.

‘사임당’도 마찬가지다. 이영애가 ‘대장금’ 이후 12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이영애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드라마 포스터 등을 잇달아 공개하는 등 시선몰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 방송관계자는 “사전제작드라마는 오로지 중국시장을 내다보고 시작했다. 하지만 판권 수출이 막힌 상태고, 드라마 성과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트렌드가 빨리 바뀌다보니 미리 촬영해놓고도 다시 찍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 등 부담 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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