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토픽] 전북 ACL 출전자격 논란…찜찜한 연말

입력 2016-12-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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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전북현대

호주팀 ‘심판매수 관련’ 이의 제기
FIFA·AFC, 축구협회에 자료 요청
내년 1월 중순 이후 최종판단 전망

2016시즌 ‘아시아 챔피언’ 전북현대의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에 대한 논의가 다시 이뤄질 것이란 소식이 23일 호주발 ‘폭스스포츠(Fox Sports) 아시아’를 통해 전해졌다. 이 매체는 “AFC가 출전관리기구(Entry Control Body)를 구성해 전북의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여부를 심의한다. 대회 플레이오프(PO)가 내년 2월 열리는 만큼 긴급사안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전북은 2013년 소속 스카우트가 K리그 심판 2명에게 500만원의 금품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다. 법원은 유죄 판결을 내렸고,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전북에 2016시즌 승점 9점 감점 및 벌금 1억원을 부과했다. 전북은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선 준우승에 그쳤으나 AFC 챔피언스리그에선 우승을 차지했다. 전북 최강희(57) 감독은 ‘AFC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문제는 그 이후 불거졌다. 13일 내년 대회 본선 조 추첨이 끝나자 전북과 함께 H조에 묶인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가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애들레이드 그렉 그리핀 회장은 ‘폭스스포츠’,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호주 매체에 지속적으로 “전북이 참여하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겠다”는 주장을 폈고, 출전관리기구의 재심 보도가 나오기에 이르렀다.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 그렉 그리핀 회장.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그러나 전북의 ‘출전 자격 재논의’는 확정되지 않았다. AFC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리우 치(중국) 위원장 등 법조계 인사 5명으로 구성된 ‘독립조직-출전관리기구’ 설립을 승인했다”고만 밝혔을 뿐, 전혀 전북을 거론하지 않았다. AFC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은 25일 “출전관리기구가 AFC 주관대회 출전팀들의 자격을 심의하는 것은 맞지만, 전북이 심의대상에 오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호주 언론이 확대해석했다는 의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도 “호주측의 일방적 견해일 뿐, 정해진 내용은 없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꾸준히 AFC와 커뮤니케이션을 해왔다”고 귀띔했다.

더욱이 출전관리기구의 탄생 배경은 전북의 심판매수가 아니라, 프놈펜 크라운(캄보디아)의 승부조작 파동에 있다. 프놈펜 선수 7명이 돈을 받고 승부조작에 직접 가담한 사실이 확인되자 AFC는 프놈펜의 올해 AFC컵 출전을 금지시켰으나, 구단은 징계가 부당하다며 CAS에 제소해 승소했다. 결국 이 같은 사안의 재발방지 및 예방 차원에서 구성된 조직이다. 아시아축구계 고위인사도 “출전관리기구의 영향과 권한은 물론, 결정 이후 상벌위원회 회부 등 일련의 절차도 결정된 바 없다”며 “애들레이드는 전북뿐 아니라 K리그 팀들을 만나길 꺼려하는 분위기다”고 지적했다.

물론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국제축구계가 ‘전북 게이트’를 다시 점검하려는 정황은 이미 포착됐다. 16일 국제축구연맹(FIFA)은 대한축구협회에 전북 관련 ▲재판 결과 ▲판결문 ▲한국축구계의 조치사항 등을 내년 1월 6일까지 영문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같은 시기에 AFC은 이보다 이른 12월 23일로 시한을 정해 같은 내용을 보내달라는 공문을 보내왔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23일은 어렵고 FIFA의 시한에 맞추겠다”고 AFC에 회신했다. 일단 전북과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는 신중하게 추이를 지켜보되 ‘출전권 박탈’ 결정이 나올 경우에는 AFC 항소와 CAS 제소 등의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최종 판단은 모든 자료가 전달되고 추가 검토가 끝나는 내년 1월 중순 이후 나올 전망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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