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KISS 공동기획] 배문중 육상부에 과학을 접목하다

입력 2017-01-24 05:45:00

서울스포츠과학센터는 배문중 육상부를 대상으로 스포츠과학교실을 운영하고, 체격 및 체력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운동 프로그램을 설계해주는 등 체계적 스포츠과학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 | 서울스포츠과학센터

■ 스포츠과학, 지역밀착 시대를 열다

10. 서울스포츠과학센터

중장거리선수 위한 ‘효율적 달리기’ 교육
영양섭취·부상예방 등 경기력에 큰 도움


육상은 모든 운동의 시작이자 기초다. 그러나 육상에 대한 스포츠과학 지원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서울스포츠과학센터에선 ‘한국마라톤의 산실’로 불리는 서울 배문중고 육상부를 찾았다. 배문중 육상부 조남홍 감독은 적극적으로 협조했고, 선수들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스포츠과학센터는 조 감독과 상의해 중장거리선수들을 위한 스포츠과학교실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 체력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경기력 향상에 필요한 지속적 지원을 결정했다. 스포츠과학교실은 외부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진행했고, 체력검사는 서울스포츠과학센터에서 담당했다.


● 달리기 방법, 스포츠과학교실에서 배우다

원하는 성적을 내려면 종목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기초적 운동인 달리기를 잘하려면 스포츠과학을 이해해야 한다. 효율적 달리기 방법에 필요한 스포츠과학적 요인을 지도하기 위해 오창석 교수(중장거리 전문)와 이재현 박사(스포츠영양 전문)가 스포츠과학교실을 이끌었다. 오 교수는 중장거리 달리기에 적합한 운동방법, 이 박사는 균형 잡힌 영양섭취에 대해 교육했다.

오 교수는 중장거리선수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심박수’와 ‘최대산소섭취량’임을 강조했다. 심박수는 보통 1분 동안 심장의 박동수로 표시되는데, 선수들은 자신의 안정 시 심박수와 최대운동 시 심박수를 고려해 훈련강도를 설정할 수 있다. 최대산소섭취량은 선수의 유산소성 능력을 나타내는 대푯값으로, 에너지 생성능력을 의미한다. 최대산소섭취 능력이 좋으면 달리기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데 효율적이며, 피로를 나타내는 젖산 생성을 줄일 수 있어 뛰어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 박사는 효과적인 수분 및 영양섭취방법을 가르쳤다. 중장거리선수에게는 체중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특히 청소년기에는 신체적 성장이 급속히 이뤄지기 때문에 균형 잡힌 영양소가 충분히 섭취될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 아직은 마라톤처럼 경기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탄수화물로딩’과 같은 전문적 접근방법은 필요하지 않지만,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영양소와 수분섭취방법을 이해하는 것은 세계적 선수로 성장하는 데 기초가 될 수 있다.

오 교수와 이 박사는 부상예방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중장거리선수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부상예방이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선 가장 기초적 부분부터 주의해야 한다. 운동 전 올바르게 운동화를 착용하고, 지속적으로 다리근력을 발휘하기 위해 허리주변 코어를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중장거리선수에게는 밸런스가 중요한데, 잘못된 달리기 방법은 근육피로와 근육손상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중고교 시절 올바른 자세를 학습하는 것은 필수다.


● 스포츠과학 지원 통해 경기력 향상 이루다

서울스포츠과학센터는 배문중 중장거리선수 5명의 체격과 체력을 측정해 각각의 장단점을 찾는 데 주력했다. 검사 결과 평균 키는 170.8cm, 몸무게는 54.2kg이었다. 평균 체질량지수(kg/m²)는 18.5, 체지방률(%)은 10.1로 중장거리선수에 적합한 체형을 갖추고 있었다. 신용민, 오성일 선수의 경우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기초체력 항목에선 순발력(서전트 점프·제자리멀리뛰기)이 우수했다. 또 심폐지구력을 알 수 있는 운동부하검사에서도 신용민의 최대산소섭취량은 79.0ml/kg/min, 오성일은 74.3ml/kg/min으로 다른 선수들보다 우수했다. 안정 시 심박수는 60회/분에서 최대운동 시 192회/분까지 정상적으로 반응했고, 운동 중 심폐기능은 우수한 수준으로 판단됐다.

문제는 양쪽 허벅지 근력의 차이에 있었다. 신용민은 오른쪽에 비해 왼쪽 다리의 근력이 약 20% 부족했다. 이 같은 차이는 지속적으로 달릴 경우 허리와 무릎에 많은 부담을 줘 경기력 감소뿐 아니라 부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좌우균형을 위한 근력보강운동이 우선적으로 요구됐다. 오성일은 왼쪽과 오른쪽 다리 근력의 차이가 적어 좌우균형은 양호했으나, 근력이 조금 부족했다. 이에 근력보강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신용민과 오성일은 배문중의 전통적 훈련 프로그램과 서울스포츠과학센터의 보강운동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꾸준히 노력한 결과, 지난해 5월 제45회 전국소년체전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오성일은 1500m 금메달, 신용민은 3000m 은메달을 따냈다. 조 감독은 서울스포츠과학센터의 지원에 대해 “선수들의 부족한 부분을 알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선수들을 지원해 훌륭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세계적 선수로 성장하기

세계적 선수로 성장하려면 중장거리에 적합한 체격, 체력, 기술, 정신력, 전술적 능력이 모두 조화를 이뤄야 한다. 또 경기장 주변의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고, 선수를 위한 지원 시스템이 잘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마라톤은 많은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많은 훈련량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저조했던 주된 원인으로는 선수 개인의 훈련준비와 컨디셔닝 관리 부족을 꼽을 수 있다. 한국마라톤의 부활을 위해선 청소년기부터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과 자기관리 연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서울스포츠과학센터도 끊임없이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진정권 서울스포츠과학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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