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정우×강하늘 ‘재심’, 사회적 문제 담은 ‘또 하나의 울림’

입력 2017-02-02 17: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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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공항 백혈병 사건을 다룬 ‘또 하나의 약속’에 이어 이번에도 실화를 영화화했다. 현재 진행형이기에 관심이 더욱 뜨겁다. 김태윤 감독이 또 하나의 문제작 ‘재심’을 스크린에 내건다.

2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재심’ 기자간담회. 이날 행사에는 ‘재심’의 김태윤 감독을 비롯해 정우 강하늘 김해숙 이동휘 그리고 한재영이 참석했다.

‘재심’은 2000년 일어난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피살사건은 익산시 약촌오거리에서 택시기사가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사망한 사건으로 범인으로 지목됐던 최씨 성을 가진 소년은 징역 15년형을 받았다가 지난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 중 한 명은 지난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으며 진범으로 지목된 김모 씨에 대한 재판은 진행 중이다.

김태윤 감독은 “내가 사회 문제에 관심 있는 감독으로 오해 받고 있는데 아니다. 나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하나의 약속’ 개봉 전에 지인이 찾아와서 약촌 오거리 살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더라. ‘억울한 사연이다. 영화로 만들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전작을 하면서 투자와 캐스팅 과정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거절했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그러다 ‘현장21’이라는 시사 프로그램을 봤는데 사연이 기가 막히더라. ‘한 번만 더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었지만 용기 내서 만들었다”고 계기를 밝혔다.


‘재심’은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사건을 소재로 벼랑 끝에 몰린 변호사 준영과 살인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현우가 다시 한번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 정우와 강하늘이 각각 변호사 준영과 살인 누명을 쓴 현우를 연기했다.

김 감독은 정우에 대해 “약자를 변호하는 정의로운 변호사로 시작하는 영화가 많은데 우리 영화 속 변호사는 독특하다”며 “실제 박준영 변호사에게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준영 역은 어떻게 보면 얄미울 수도 있고 비호감일 수도 있다. 이를 연기력으로 안을 수 있는, 진심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를 필요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강하늘의 캐스팅과 관련해서도 “실존 인물을 만나보니 평범한 일반인처럼 보이지 않았다. 지금은 친한 형 동생 사이지만 처음에는 나조차 겁을 먹었다”며 “관객들이 봤을 때도 처음에는 오해를 가질 수 있는, 연기자를 찾았다. 이후에 응어리가 풀리고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연기자가 누굴까 고민했다. 그러다 ‘동주’를 보고 강하늘을 캐스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휴머니즘이 강한 영화 ‘재심’에서 정우와 강하늘 모두 뜨거운 ‘진심’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라 판단한 것.

실화를 바탕으로, 실존 인물을 그리는, 사회에 화두를 던지는 영화 ‘재심’. 정우와 강하늘은 어떤 마음으로 이 영화를 선택했을까.

정우는 “매번 작품을 선택할 때 시나리오가 중심에 있다. 특히 이번 시나리오를 보면서 이야기의 힘을 느꼈다. 캐릭터의 감정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내가 그런 일을 겪지도 않았는데 공감되더라. 변호사 답지 않게 소시민적인 준영의 모습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강하늘도 마찬가지로 ‘시나리오’의 힘에 끌렸다. 그는 “시나리오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을 당시 방송 프로그램으로 보고 분노했다. 사건을 영화화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받았다.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읽었다. 시나리오 덕에 ‘재심’을 선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정우는 ‘재심’ 현장에서 “한 번 더 가자”고 먼저 외칠 정도로 열정을 보였다고. 그는 “긴장도 많이 했고 심적으로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욕심나는 작품이었다. 내가 ‘한 번 더’를 외친 이유는 배우로서의 욕심이었다. 현장에서 다른 분들에게 열정으로 다가가기 바랐다. ‘이 영화를 책임지고 이끌어라’고 부담준 사람은 없었지만 나 혼자 다짐한 것”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감독님을 내가 많이 괴롭힌 것 같다. 나중에 편집할 때 수월하시라고 그랬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러지 말걸 싶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김태윤 감독은 “사회 고발적인 영화가 아니라 휴머니즘에 가까운 영화”라고 했지만 개봉 이후 이 작품이 일으킬 파장이 잔잔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재심’은 2월 15일 개봉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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