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쇼케이스] 버스터즈, 이런 밴드 한 팀쯤은 있어야죠

입력 2017-04-17 10: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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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안준용·노대건·이계진·조환희·정상윤, 사진=에버모어뮤직 

'희귀종 밴드' 버스터즈(노대건-보컬, 정상윤-드럼, 안준용-기타, 이계진-기타, 조환희-베이스)가 첫 정규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버스터즈를 희귀종 밴드라고 부른 이유는 뚜렷하다. 장르적으로도 희귀한데다가, 이들이 걸어온 행보도 희한하기 때문이다. 잘 알려졌다시피 버스터즈가 자신들의 이름을 알린 건 '버스터리드'라는 이름으로 Mnet '슈퍼스타K6'에 출연하면서 부터이다.

역대 '슈퍼스타K' 시리즈를 통틀어도 가장 이질적인 음악을 선보인 버스터즈는 대중적으로 낯선 음악 스타일에도 불구하고 TOP6까지 진출하는 저력을 발휘하며 이목을 끌었다.

또 버스터즈는 이때 얻은 인기와 인지도를 통해 좀 더 대중적이고 말랑말랑한 음악을 하는 길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버스터즈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하고 날카로운 음악들을 가지고 돌아와 자신만의 길을 갈 것을 선언했다.

데뷔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버스터즈의 음악적 베이스는 '코어'다. 정확히는 90년대 큰 인기를 끈 하드코어(Hardcore) 장르에서 파생돼 2000년대에 반짝 인기를 끈 이모코어(Emocore)가 버스터즈를 대표하는 장르이다.

이모코어 음악을 하는 버스터즈답게 이들의 거의 모든 노래는 감성적이고 멜로디컬한 리프와 멜로디와 스크리밍과 그로울링 창법이 잘 버무려져 있다.

문제는 이 이모코어라는 장르가 그 전성기가 극단적으로 짧아 이제는 국내는 물론 종주국인 미국 등지에서도 마니악한 음악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에는 그래도 명맥을 유지하는 밴드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곤 하지만, 국내에서는 사실상 씨가 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모코어를 표방하고 있는 밴드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런 와중에 버스터즈는 줄기차게 이모코어에 매진하고 있으니 '희귀종'이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다.

버스터즈가 이처럼 코어 계열의 음악에 매진하는 이유는 그들이 영향을 받은 음악들에서 어느 정도 찾을 수 있다.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에서 첫 정규앨범 'Live In Hope'(리브 인 호프)의 발매기념 쇼케이스를 연 버스터즈는 "우리 장르에 맞게 강한 음악을 많이 듣는다"라고 입을 열었다.

노대건은 "나는 보컬적으로는 김바다 형님처럼 시원하고 멋있는 음악을 하고 싶었다. 바다 형의 목소리를 보면 섹시하고 자신만의 톤이 있다. 나도 버스터즈 안에서 노대건으로 나만의 음색을 가지고 싶었다. 스크리밍이나 그로울링 창법을 빼고도 노대건을 알리고 싶었다. 또 피아의 음악에 보컬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았다"라고 밝혔다.

또 'Live In Hope'(리브 인 호프)에는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의 'Take The Power Back'(테이크 더 파워 백)의 커버 버전을 수록하기도 했다.

노대건은 "RATM은 우리가 정말 좋아하는 밴드이다. 평소에 좋아하는 우상 밴드의 곡을 직접 부르고 수록해보면 어떨까하는 이야기를 하다가 수록하게 됐다"라고 말해 자시늘의 음악적 뿌리가 어디에 있는 지를 밝혔다.

그렇다고 버스터즈가 자신들이 비주류 음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기있는 장르가 아니란 것을 알지만 자시늘이 가장 자신있고 좋아하는 음악을 하기위해 스타일을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버스터즈는 앨범의 완성도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안준용은 "더 나은 사운드를 내기 위해 공을 들였다. 앨범을 들어보면 사운드와 믹싱 어느 것하나 다 빠지지 않게 노력했다"라며 앨범의 완성도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노대건은 "우리가 센 음악을 하는데도 이렇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줘서 고맙다"라며 '직진 인생'을 약속했다.

즉, 버스터느는 대중성 여부와 관계없이 자신들이 하고 싶은, 또 가장 자신있는 음악을 할 것을 선택한 셈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밴드 하나 쯤은 있어야 밴드씬이 더 멋있어 질 것이 당연해 보인다.

한편 버스터즈의 정규앨범 'Live In Hope'(리브 인 호프)에는 타이틀곡 'Wherever You Are'(훼얼에버 유 아)와 활동곡 'Dreamer'(드리머)를 비롯해 총 15개 트랙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Wherever You Are'(훼얼에버 유 아)는 사랑했던 사람을 향한 그리움이 담긴, 회상과 아쉬움으로 여전히 기다리고 있는 자신을 표현한 '버스터즈식 락발라드'이다.

활동곡으로 정한 'Dreamer'(드리머)는 '힘들고 추한 지금의 현실에도 너와 함께하면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버스터즈 특유의 시원시원한 매력이 돋보이는 곡이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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