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대우 슈퍼리그, 더 이상 엘도라도 아니다

입력 2017-04-21 05:45:00

전 창춘 이장수 감독.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中 횡포에 전·현직 태극전사 10명 위기

지난해만 해도 중국은 한국축구의 엘도라도(황금향)처럼 비쳐졌다. K리그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거액의 몸값, 특급대우로 많은 축구인들의 구미를 당겼다. 그러나 황금으로 가득할 듯했던 신대륙에 행복보다는 깊은 좌절이 많았던 ‘황금향의 전설’처럼 지금의 중국축구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전·현직 태극전사 10명이 몸담은 중국 슈퍼(1부)리그의 상황은 아주 심각하다. 중국축구협회가 자국 정부의 지시를 받고 ▲외국인선수 출전 제한(3명) ▲23세 이하 자국 선수 출전 의무화를 규정했다. ‘축구굴기’를 위한 선택이지만, 결정이 지나치게 일방적이고 너무도 급작스러웠다. 순식간에 전달된 통보로 인해 현지의 한국선수들과 감독들은 낭패를 보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2명이 줄어든 외국인선수 쿼터는 대부분 유럽과 남미에서 엄청난 돈을 주고 데려온 특급스타들로 채워졌다. 자연스레 한국선수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 국가대표팀에서 힘을 발휘해야 할 태극전사들의 경기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허베이 김주영.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지도자들이라고 상황이 다르진 않다. 얼마 전 이장수 감독이 창춘 야타이에서 리그 5경기 만에 성적부진을 이유로 전격 해고됐다. 한국감독들이 이끄는 팀들이 대부분 하위권에 머물고 있어 상황은 꽤 비관적이다. 갑(甲·2부)리그부터 차근히 단계를 밟아 슈퍼리그까지 올라온 박태하 감독의 옌볜 푸더는 팀 구성원 절대다수가 조선족으로 구성됐다는 특수성이 있어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으나,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 불리한 판정 따위의 교묘한 견제가 언제든 이뤄질 수 있다.

게다가 올 들어 한중 양국은 한반도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최근에는 축구로도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중국과 꾸준히 교류해온 여러 에이전트들은 “지금의 출전 제한은 물론, 향후 한국선수를 영입하려는 팀을 찾기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장쑤 쑤닝 최용수 감독.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더 이상 ‘축구한류’가 존재할 수 없는 형편이다.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새 팀을 적극적으로 찾겠다”며 생존을 모색한 장현수(광저우 푸리)와 마찬가지로 많은 한국선수들의 이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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