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무비] ‘불한당’ 변성현, ‘칸 초청’ 명예도 제 발로 차버린 입방정

입력 2017-05-19 09:3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영화 ‘불한당’ 변성현 감독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 발언이 자신의 작품에 그대로 직격타를 날렸다. 누워서 침을 뱉은 꼴이다.

변성현 감독은 자신의 트위터에 “데이트 전에는 홍어 먹어라. 향에 취할 것이다”, “심상정이랑 유승민 빼고 다 사퇴해라”, “문(재인)이랑 안(철수)은 손 잡고 자격미달을 이유로 사퇴해라”, “문 안 초딩 싸움”, “대선 때문에 홍보가 되질 않는다. 대선을 미뤄라. 나도 니네만큼 오래 준비했다” 등의 글을 올렸고 당연히 논란이 됐다.

온라인상에서 떠들썩한 화두가 되자 변성현 감독은 18일 부랴부랴 사과문을 올렸다. 변성현 감독은 “아무 생각 없이 적었던 저속한 발언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모든 분들께 사죄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변성현 감독은 “SNS가 사적인 영역이라고 생각해 무심코 적었던 저의 생각 없는 말들로 인해 많은 분들께 피해를 입힌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으며 특히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수개월을 같이 고생한 배우와 스텝 분들께 더더욱 면목이 없습니다. 배우의 팬 분들께도 사과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온라인상에서는 ‘불한당’을 보이콧하자는 의견도 나돌고 있고 실제로 일부 관객은 예매 취소를 하는 경우도 생겼다. 포털사이트에서는 영화 평점을 테러하는 경우도 생기기도 했다. 이에 개봉 후 박스오피스 1위를 달렸던 ‘불한당’은 이틀 만에 ‘겟 아웃’에게 밀리며 2위로 내려앉았고 예매율 역시 밀리고 있는 상태다. 만약 실제 보이콧이 일어나고 예매 취소가 계속 된다면 흥행과는 거리가 멀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 돼버렸다.

이 모든 사태가 작품을 연출한 감독 때문이라는 어이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변성현 감독의 사고방식을 떠나 그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소셜미디어가 자신만의 공간이라는 착각이었다. 소셜미디어는 분명 자신의 의견을 적는 곳이다. 하지만 온전한 자신만의 공간이 아니며 공유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에 ‘소통’보다는 ‘구독’의 개념이 더 옳다. 이를 인지하지 못한 실수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고 결국 자신의 작품에 스스로 돌을 던지는 꼴이 됐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불한당’이라는 변성현 감독에게 좋은 필모그래피로 남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예상치 못하게 ‘불한당’은 제70회 칸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을 받았고 세계인들에게 자신의 영화를 알릴 수 있는 명예를 안게 됐다.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니 상업적으로 더없이 좋은 홍보 효과를 낳을 수 있었지만 생각 없이 올린 몇 마디에 그 명예마저 제 발로 차버렸다.

게다가 ‘불한당’은 꽤 좋은 작품이었기에 아쉬움이 더 진하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