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헌·윤계상·김남길, ‘꽃미남’들의 매력적인 악역 변신

입력 2017-09-1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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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변신은 무죄!’ 영화 ‘대장 김창수’ 송승헌, ‘범죄도시’ 윤계상, ‘살인자의 기억법’ 김남길(왼쪽부터)이 부드러운 이미지를 벗고 악역으로 변신했다. 이전과 전혀 다른 이미지에 관객의 시선이 쏠린다. 사진제공|비에이엔터테인먼트·홍필름·W픽처스

●잘생긴 그들, 악역 변신 시험대


송승헌, ‘대장 김창수’서 악질 감옥소장
윤계상, ‘범죄도시’서 극악무도 범죄자로
김남길, ‘살인자…’서 살인마 연기 호평


잘 생긴 외모, 젠틀맨 이미지 그래서 왠지 착할 것만 같은 세 명의 꽃미남 배우들이 나란히 악역을 택했다. 고정된 이미지를 털어내고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려는 열망의 표현으로 보이지만 전혀 다른 모습으로 관객과 만나는 만큼 이들은 아슬아슬한 시험대에 올라있는 셈이다.

배우 송승헌과 윤계상 그리고 김남길이 최근 개봉하는 영화에서 저마다 악역을 맡았다. 악랄한 친일파부터 사이코패스까지 그 모습도 다양하다. 그간의 출연작에서 언제나 ‘선의’의 편에 섰던 배우들인 만큼, 이들의 선택이 낯설면서도 신선하다.

송승헌은 10월19일 개봉하는 ‘대장 김창수’(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에서 처음 악역에 도전한다.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려는 시도다.

1896년 명성황후 시해범을 살해해 사형선고를 받은 청년 김창수의 이야기에서 송승헌은 조선인이면서도 일본의 편에 서서 조선인을 억압하는 감옥소장으로 나선다.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은 김창수를 악랄한 방법으로 고문하는 인물. 송승헌은 “연기한 내가 봐도 정말 나쁜 놈”이라고 했다. 연기하기도 쉽지 않았다. 첫 악역인 만큼 표현 하나하나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특히 상대역인 조진웅을 비롯해 여러 등장인물을 구타하는 장면은 송승헌에게 커다란 숙제였다. “어떻게 하면 잘 때릴 수 있을지 고민했고, 진짜로 때릴 수밖에 없어서 긴장도 많았다”고 돌이켰다.

윤계상의 선택도 송승헌과 비슷하다. 추석인 10월4일 개봉하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제작 홍필름)를 통해 처음 극악무도한 범죄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지금까지 맡은 역할과 너무 달라서 더 욕심이 났다”고 했다.

조선족 범죄조직의 보스 역의 윤계상은 ‘극악무도’ ‘무자비’와 같은 단어로 설명되는 모습을 보인다. 외모 변화도 시선을 끈다. 범죄액션 영화에서 흔히 만나는 범죄자 그 이상의 모습을 위한 헤어스타일로 장발을 택했다. “악역이 가진 전형적인 이미지를 깨고, 더 기괴한 모습을 보이려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송승헌·윤계상보다 먼저 악역을 소화해 호평 받는 주인공은 김남길이다. 개봉 2주째에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는 ‘살인자의 기억법’(감독 원신연·제작 W픽처스)을 통해 처음으로 사이코패스 살인마를 소화해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김남길은 그동안 보이지 않은 얼굴로 스크린을 채운다. 설경구와 벌이는 팽팽한 연기 대결도 볼거리. 최근 주연한 영화 ‘판도라’나 ‘어느 날’에서 인간미 넘치는 인물을 소화한 사실을 떠올릴 때 그의 탁월한 연기력은 주목할 만 하다.

이들의 악역 도전은 아직 관객의 평가를 남겨두고 있지만, 함께 작업한 제작진은 높은 만족감을 표한다. ‘대장 김창수’의 이원태 감독은 송승헌을 두고 “영화에서 보여주는 강한 눈빛이 새롭다”며 “앞으로 악역을 많이 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도 있다”고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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