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토픽] 대표팀 몸은 대한민국 자산…‘입체관리’ 특명

입력 2017-11-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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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세르비아의 축구대표팀 평가전 경기가 열렸다.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울산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내년 3월 돼야 다시 완전체 대표팀
리그 선수별 다각적 관리부터 필요


축구대표팀의 11월 A매치 시리즈(콜롬비아∼세르비아)는 만족스럽게 끝났다. 1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이 남아있지만 21일 명단이 발표되는 새로운 대표팀은 K리그와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 소속들이 주축을 이룰 전망이다.

FIFA 규정상 완전체 대표팀은 내년 3월 평가전까지 기다려야 한다. 내년 1∼2월 중 강화훈련(2주 예정)을 하지만 국내파 위주가 유력하다. 신태용(47) 감독은 “3월 평가전 멤버가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근접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조직력을 다지는 작업이 시급한 마당에 부상과 컨디션 난조 등이 아니면 크게 흔들 수 없는 구조다.

이제 남은 기간동안 선수단 관리가 코칭스태프의 큰 과제로 떠올랐다. 일본대표팀의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은 “체중이 불어났거나 체지방률이 12%를 넘는 선수는 선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부임 초부터 강조해왔다. 그는 직·간접적인 방식으로 소속 팀에서의 훈련 상태와 생활태도까지 점검한다.

물론 평가는 극과 극이다. 일부는 “대표팀 감독의 당연한 역할”이라고 하지만 “지나친 간섭”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래도 무관심보다는 간섭이 낫다. 쉬쉬해왔지만 일부 태극전사들은 지나치게 체중이 불어서 자기관리에 문제를 드러낸 적도 있다. 신 감독도 이 때문에 개별미팅에서 혼냈다는 말도 들린다. 프로선수로 자기관리는 의무다. 월드컵은 전쟁이다. 최상의 준비를 보여줘야 할 최고의 무대에서 준비부족의 선수는 불합격이다.

스포츠동아DB


훈련 관리도 필수다. 일각에서는 클럽에서 진행하는 훈련 프로그램을 대표팀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주문을 한다. 2010남아공월드컵과 2012 유럽선수권을 평정한 스페인대표팀도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 등 자국 명문 클럽들의 풀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적용시켰다. 스페인이 티키타카 전술을 무난히 소화할 수 있던 배경에는 바르셀로나가 있었다.

장점은 뚜렷하다. 대표팀에 가장 많은 선수들을 포함시킨 클럽의 일부 훈련법을 공유하면 큰 혼란 없이 단기간 속성교육이 가능하다. 물론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훈련 프로그램 공유는 K리그에서 흔치 않다. 선수들의 입을 통해 알음알음 일부 내용이 전달되지만 전체 공유는 익숙하지 않다. 한 지도자는 “전북, 제주 유나이티드, 울산현대, FC서울 모두 선뜻 훈련법을 공개할지는 의문이다. 허심탄회한 대화로 완벽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다각적인 컨디션 체크도 병행돼야 한다. 동아시안컵 직후부터 내년 2월 초까지 K리그는 일정이 없다. 유럽과 중동은 2017∼2018시즌이 한창이다. 일정의 차이 때문에 월드컵을 즈음해 아시아권 무대의 선수들은 감각이 일정 궤도에 오르지만 유럽파는 시즌 직후라 생체리듬이 떨어질 수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전방위적인 선수들의 몸 관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코치들과 함께 토니 그란데(70) 수석코치와 하비에르 미냐노(50) 피지컬 코치의 ‘맞춤형 관리’가 필요한 대목이다. 필요하면 유럽 클럽 의무진의 소견을 수시로 업데이트 하고 주요 클럽들의 전지훈련 현장을 따라가는 ‘찾아가는 관리’까지 진행할 수 있다.

한 축구인은 “지금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12월 초 월드컵 본선 조 추첨이 끝나면 상대국 입체분석에 돌입하는 것은 물론, 뚜렷한 기준에 따라 철두철미한 선수단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의 몸은 개인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귀중한 자산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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