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코스 Only’ 쇼트트랙 출신이 매스스타트에 유리한 비결

입력 2018-02-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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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스타트 경기중인 이승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한 매스스타트는 스피드스케이팅 경기 가운데 유일하게 순위를 매겨 메달 색깔을 가리는 종목이다. 두 명씩 레이스를 펼쳐 기록을 따지는 기존 종목과 성격이 다르다. 최대 28명이 참가해 400m의 트랙 16바퀴(6400m)를 돌아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면 금메달을 거머쥐는 방식이다. 오히려 스피드스케이팅보다는 쇼트트랙의 성격을 띤다.

이 종목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이승훈(30·대한항공)도 쇼트트랙으로 빙상에 첫발을 내디뎠고, 2012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500m 금메달리스트 올리비에 장(34·캐나다)도 매스스타트로 전향해 제2의 빙상 인생을 열었다. 이번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2014소치동계올림픽 남자 5000m 금메달리스트 루슬란 자카로프(31·러시아)도 매스스타트를 통해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려 한다. 그런 점에서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선수들의 매스스타트 성적은 또 하나의 흥밋거리다.

올리비에 장.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인코스와 아웃코스를 번갈아 타는 레이스보다 인코스에서만 트랙을 도는 게 더 자신 있다”는 이승훈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의 말대로 ‘싱글트랙’을 취하는 매스스타트는 인코스만 활용하는 종목이다. 기존의 스피드스케이팅 경기는 곡선주로에 진입할 때 코스에 따라 주법과 체력 등 많은 것이 달라지지만, 매스스타트는 그렇지 않다. 활용 가능한 인코스의 너비도 약 5m로 쇼트트랙(약 7m)에 가깝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아웃코스 추월을 노리는 선수들의 모습도 쇼트트랙의 그것과 흡사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쇼트트랙은 몸싸움이 불가피한 종목이다. 500m와 같은 단거리 종목에서 체격이 좋은 유럽 선수들이 우위를 점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상대의 견제를 버텨내기 위한 고강도 훈련도 쉬지 않는다. 이는 어느 정도의 몸싸움을 허용하는 매스스타트에서 쇼트트랙 출신이 지닌 또 하나의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강릉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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