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도 챔피언] 프리쉐·랍신, 귀화 선수들이 알려준 설상의 묘미

입력 2018-02-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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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의 국가대표 에일린 프리쉐가 13일 2018평창동계올림픽 루지 여자 싱글 런에서 합계기록 3분6초4를 기록, 전체 8위에 올라 한국 루지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최국인 한국은 동계올림픽 역사상 설상종목에서 단 한번도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국가다.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등이 포함된 빙상종목에서만 매 번 뚜렷한 성과를 냈던 팀이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초반 흐름은 이전과 비슷하다. 한국의 평창올림픽 첫 금메달 소식은 쇼트트랙의 임효준(22·한국체대)이 전해왔다. 분리 개최로 빙상종목이 모두 강릉 지역에서 열리기 때문에 설상종목이 열리는 평창에서는 한국 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이러한 무관심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한국을 ‘제 2의 조국’으로 선택해 평창의 설원을 누비는 ‘귀화선수’들이다.

여자 루지대표 에일린 프리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여자 루지 싱글 Top10’ 에일린 프리쉐의 질주

한국 루지 국가대표 에일린 프리쉐(26·경기도체육회)는 독일에서 귀화한 선수다. 유년 시절인 2012년에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독일의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그러나 성인이 된 이후 독일대표팀 발탁에 최종 실패했고, 이후 대한루지연맹의 적극적인 구애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프리쉐는 이번 올림픽 전 까지만 해도 큰 주목을 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썰매 종목의 관심이 원체 스켈레톤의 윤성빈(25·강원도청)으로 쏠려 있는데다, 루지 자체에 대한 관심도 적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올림픽 무대에서 반전을 만들었다. 12일에 열린 루지 여자 싱글 런 1·2차 주행에서 합계 7위에 오르는 대성과를 만들었다. 이어 13일에 열린 3·4차 주행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거둬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총 합계기록 3분6초4로 전체 8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 루지 역대 최고 성적이다.

출중한 실력과 함께 경기 후 항상 미소를 잃지 않는 긍정적인 모습은 국민들의 머리 속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금발의 태극전사’, ‘독일에서 온 대한의 딸’이라는 여러 수식어를 탄생시키며 또 한명의 설상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남자 바이애슬론대표 티모페이 랍신.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시베리아에서 온 얼음전사’ 티모페이 랍신

한국 바이애슬론 국가대표 티모페이 랍신(30·조인커뮤니케이션)은 본래 시베리아 출신의 러시아 선수였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꾸준히 러시아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무려 6번의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바이애슬론의 강자다. 그러나 그는 2016년에 일어난 러시아 대표팀 내 파벌 싸움에 휘말리면서 2017년 2월 한국 귀화를 선택했다.

랍신은 ‘자국’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을 위해 꾸준히 제 기량을 닦아왔다. 특유의 빠른 사격술은 이미 국제대회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지난 11일에 열린 바이애슬론 남자 스프린트 10㎞에서 총 10발의 사격 중 무려 9발을 명중시키며 기량을 뽐냈다. 대회 맨 첫 번째 주자로 나서는 불리함 속에서도 최종 16위(24분22초6)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랍신의 활약은 단숨에 국민들의 큰 관심을 끌어 모았다. 랍신이 첫 출전한 11일 당시에는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순위에 랍신의 이름과 바이애슬론 규칙 등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12일 열린 남자 추적 12.5㎞에서는 22위를 마크했다.

평창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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