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중국 폐비닐 수입 중단 계기…세상을 바꾼 다큐영화 한 편

입력 2018-04-1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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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플라스틱 차이나’의 한 장면. 사진제공|서울환경영화제

<30> 영화 ‘플라스틱 차이나’

중국에서 조용하게 만들어진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른바 ‘쓰레기 대란’을 몰고 온, 재활용 문제다.

중국은 지난해 7월 폐비닐과 종이 쓰레기 수입중단을 갑작스럽게 발표한 뒤 연말부터 이를 시행하고 있다. 그동안 무심코 재활용한 폐비닐이 국내서 처리되지 않고 중국에 ‘수출’됐다는 사실이 던진 놀라움도 잠시. 재활용 수거를 둘러싸고 여기저기서 다툼이 벌어지고, 관련 업체들의 어려움 호소도 줄을 잇는다. 중국이 폐비닐 수입을 재개할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만큼 이 문제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을 쓰레기 수출국으로 삼은 미국과 유럽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이 쓰레기 수입에 있어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선 데는 2016년 나온 다큐멘터리 영화 ‘플라스틱 차이나’가 촉발한 환경문제의 심각성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국내외 공통된 의견이다. 급속한 경제성장 가운데 못내 감추고 싶은 ‘치부’가 이 영화를 통해 낱낱이 공개된 뒤 비난과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중국은 쓰레기 수입 거부를 결정했다.

81분 분량의 ‘플라스틱 차이나’에 담긴 중국인들의 삶은 충격 그 자체다. 우리가 매일 환경보호를 위해 열심히 재활용하는 쓰레기의 ‘마지막 모습’을 비춘다. 극의 배경은 중국 산둥성의 한 시골 마을. 한국을 비롯해 각국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싣고 온 대형 컨테이너 트럭이 시골마을을 분주히 드나들고, 산처럼 쌓인 쓰레기 더미에서 어린 아이들은 플라스틱을 손으로 직접 찾아낸다. 중국은 이를 녹인 뒤 알갱이로 만들어 다시 판매한다. 매일 쓰레기산에서 밥 먹고, 자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시달린다.

‘플라스틱 차이나’는 2017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소개돼 크게 화제를 모았고 이후 중국 내에서는 환경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는 움직임이 확산됐다.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변화시켰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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