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LG가 두산보다 잠실에서 멀리 쳤다!

입력 2018-05-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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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현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한 지붕 두 가족 LG와 두산. 지난해까지 잠실구장 사용법은 달랐다. 잠실구장은 홈에서 좌·우 펜스까지 100m, 중앙은 125m인 초대형 구장이다. 특히 좌·우중간이 매우 깊고 파울지역도 넓어 투수 친화적인 구장으로 꼽힌다.

메이저리그 주요 야구장과 비교해 봐도 양키스타디움, 시티 필드 보다 큰 규모다. 단순히 외야 넓이만 비교하면 메이저리그 30개 홈구장 중 잠실구장의 크기는 5~6권이다.

두산은 과거 잠실의 크기에 맞춰 발 빠른 외야수를 집중 육성했다. 최근에는 잠실에서도 홈런을 펑펑 터트릴 수 있는 토종 거포를 키웠다. 김재환, 오재일 등은 잠실의 벽을 뛰어넘었고 리그에서 손꼽히는 장타력을 팀에 안겼다.

반면 LG는 그동안 토종 거포 육성에 실패를 거듭했다. 다재다능한 왼손 타자들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잠실에서 홈런 두려움을 지운 상대 투수들과 힘겹게 맞섰다.

지난해 두산은 잠실에서 71개의 홈런을 때렸다. 반면 LG는 같은 80경기에서 44개에 그쳤다. 장타율도 두산이 0,413, LG는 0,390이었다. 김재환은 잠실에서만 20개, 오재일은 14개 홈런을 때려냈다. 그러나 LG에서 잠실에서 두 자릿수 홈런 타자는 단 한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홈구장에서 홈런생산능력과 장타력은 팀 성적에 그대로 연결됐다.

LG 유강남. 스포츠동아DB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프리에이전트(FA)로 영입한 김현수가 타선에 가세하면서 오히려 잠실에서 LG가 두산보다 더 많은 홈런, 더 높은 장타율을 기록 중이다.

LG는 1일까지 잠실 17경기에서 16홈런 장타율 0.465를 기록했다. 장타율은 10개 구단 중 가장 높다. 두산은 16경기에서 12홈런 장타율 0.419를 마크했다. LG는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허벅지 부상으로 4월 17일 이후 결장중이지만 김현수, 양석환, 유강남이 잠실에서만 10개의 홈런을 합작했다.

LG가 잠실 콤플렉스를 극복한 배경에는 김현수 영입효과, 그리고 한번 포지션을 맡긴 선수에게 깊은 신뢰를 보이는 류중일 감독 특유의 리더십이 있다. 타선이 홈구장에서도 장타를 펑펑 터트리면서 마운드 운용도 더 여유롭다. 분명한 이유가 있는 LG의 신바람 야구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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