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봉 톱10 중 6명 ‘오너 경영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

■ CEO스코어, 한·미·일 100대 기업 조사

순위의 전문경영인은 모두 삼성 임원
권오현 부회장 243억8천만원 보수 1위
미국 8명·일본 톱10 전원 전문경영인

한국에서 지난해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기업인은 삼성전자의 권오현 부회장이고, 연봉 상위 10명 중 6명은 전문경영인이 아닌 소유와 경영을 겸하는 ‘오너 경영인’으로 조사됐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한국, 미국, 일본 세 나라의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등기임원의 보수총액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상위 10명의 총액이 1006억 원으로 미국 5091억 원이나 일본 1306억 원보다 적었다. 하지만 상위 10명 중 6명이 오너일가에 속했다. 2위에 오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이다. 이에 반해 순위에 오른 전문경영인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부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등 모두 삼성그룹의 임원들이었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보수 상위 10명 중 4위와 10위를 제외한 8명이 전문경영인이었고, 일본은 보수 총액 상위 10명 모두 전문경영인이었다.

※ 출처: CEO스코어 / 2017년 연 5억원 이상 받는 상장사 등기임원 대상

세 나라를 통틀어 보수 총액이 가장 많은 경영인은 미국 반도체 회사 브로드컴의 CEO 호크 탄으로 1103억원에 달했다. 이는 한국 상위 10명의 보수를 합친 금액보다도 100억원 가까이 많은 액수이다. 한국은 삼성전자의 권오현 부회장이 243억8000만원으로 1위였다. 일본은 유통회사인 세븐앤아이홀딩스의 조지프 마이클 데핀트가 241억 원으로 수위에 올랐다.

이번 조사는 각국 보수 공개 기준에 따라 결산보고서에 공시된 임원을 대상으로 했다. 미국과 일본의 미등기임원도 공시 대상에 포함되지만, 우리나라는 연 5억 원 이상 받는 상장사 등기임원으로 공시 대상이 한정된다. 따라서 이번 조사에서는 미등기임원으로 되어 있는 주요기업 오너일가의 보수는 빠졌다.

한편 2016년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올해부터 보수총액 공개 대상자를 기존 등기임원에서 미등기임원으로 확대해 재벌 총수도 연 2회 연봉을 공개해야 한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