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리뷰] 김어준이 밝힌 故노회찬 “자연인, 나팔바지 입고 유신 반대” (종합)

입력 2018-07-24 11: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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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bs

김어준이 밝힌 故노회찬 “자연인, 나팔바지 입고 유신 반대”

‘김어준 뉴스공장’ 에서는 고 노회찬 의원의 삶을 돌아봤다.

오늘(24일) 방송된 tbs라디오 ‘김어준 뉴스공장’은 노회찬 의원이 생전에 부른 노래로 오프닝을 열었다. 김어준은 “노회찬 의원이 고등학교 시절 직접 작곡한 소연가라는 곡”이라고 소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방송을 시작했다.

““머리에 석남꽃을 꽂고 나도 죽어서…서른 해만 서른 해만 더 함께 살아볼꺼나” 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김어준은 이 곡에 대해 “서정주 시인의 수필 ‘석남꽃’의 한 대목에서 노랫말을 따고 노 의원이 직접 음을 붙였다”면서 “악보는 없는 거로 아는데 누가 악보를 만들어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어준은 노회찬과 10년의 인연을 이어왔다면서 자신이 기억하는 자연인 노회찬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회찬 의원은 노 의원은 청교도적 풍자가였다. 그 빈자리가 크다. 그리고 메워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며 일화를 공유했다.

사진|SBS

노회찬 의원이 화제의 인물이 된 것은 2004년 KBS 심야토론. 당시 노회찬 의원은 “50년 동안 쓰던 고깃판을 갈아야 한다. 거기에 구워 먹으면 고기 다 탄다”는 재치 넘치는 비유와 풍자로 큰 주목을 받았다.

김어준은 “그때까지 운동권의 이미지는 삭발, 빨간머리띠처럼 과격했다. 이런 화법이 진보진영에 존재하지 않았다. 정치 비유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사람은 지금도 없다. 새로운 유형의 진보 정치인 등장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이 그렇겠지만 정치인의 죽음이 아니라 친구가 갑자기 떠난 것 같은 그런 상실감이 든다”며 착잡해 했다.

또 김어준은 감수성도 풍부하고 운동신경도 뛰어났던 노회찬 의원을 떠올렸다. 그는 첼로를 켤줄 알았으며, 중학교 때는 100m 기록 12초를 보유한 육상부 단거리 선수이기도 했다. 좋아하는 배우는 엘리자베스 테일러, 좋아하는 영화는 벤허, 쿼바디스, 전쟁과평화로 클래식한 취향.

김어준은 노회찬 의원의 패션 취향에 대해 “고등학교 때 (바짓통이) 11인치 나팔바지를 입었다고 했다. 나팔바지 입고 유신에 반대했던 분이었다”고 말하기도.

노회찬 의원은 용접 자격증을 따고 운동권에 투신하고 3년간 감옥생활을 한 덕에 마흔살이 돼서야 처음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었다.

김어준은 “노 의원에게 선글라스가 있느냐 물은 적이 있다. 평생동안 딱 하나 있었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것이 마음이 아프다. 좀 더 멋부리면서 인생을 살아도 되는데 지나치게 엄격하게 살았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노회찬 의원은 최근 포털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수사 중인 ‘드루킹’ 김모(49, 구속기소) 씨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후 23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함께 발견된 유서에는 “드루킹 관련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지만,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는 내용과 함께 부인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경찰은 전했다.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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