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기자의 AG 스토리] All or Nothing, “마지막” 외친 진종오의 위대한 도전

입력 2018-08-2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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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사격대표팀 진종오. 스포츠동아DB

‘슈팅 마스터’ 진종오(39·KT)는 사격선수로서 이미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 올림픽 최초로 2008베이징·2012런던·2016리우 대회 남자 50m 공기권총 3연패를 차지하는 등 총 4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국제사격연맹(ISSF) 세계선수권대회와 월드컵 파이널, 아시안게임(AG), 아시아선수권 등 총 5개 국제대회에서 각각 세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진종오의 위대함을 설명하는 업적들이다. 사격은 멘탈(정신력)이 육체를 지배하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경기 내내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진종오의 ‘장기집권’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많은 메달을 목에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진종오는 여전히 목이 마르다. 2018자카르타-팔렘방AG에 임하는 각오도 그만큼 특별하다. 대회를 앞두고는 “4년 뒤에는 40대 중반이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 AG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 무대가 21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시티 사격장에서 열리는 남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이다. AG를 제외한 4개 국제대회에서 모두 한 차례씩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건 종목이다.

그러나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다. 과거와는 달리 이번 대회에 진종오는 한 종목에만 참가한다.

10m 공기권총 개인전 성적이 진종오의 이번 대회 성적이다. 엄청난 부담을 안고 싸워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도쿄올림픽부터 진종오의 주종목인 50m 공기권총을 비롯해 50m 소총 복사, 더블트랩 등 남자 종목 세 개를 폐지키로 결정한 탓에 이번 AG에서도 세 종목이 빠졌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사격대표팀 진종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에 진종오는 아쉬워할 틈도 없이 훈련에 매진했다. 지난 4월 창원에서 열린 ISSF 월드컵대회 이 종목에선 기록을 인정받지 못하는 번외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표적에만 집중했다. 실탄 한 발도 허투루 쏘지 않으며 집중력을 유지하려 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긴장감을 유지하려는 프로다움을 보여준 한 단면이다.

아직 AG 개인전 금메달이 없다는 점은(단체전만 3개) 또 다른 동기부여다. 사격 황제가 ‘AG 징크스’라는 말까지 들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종목에만 출전한다는 점이 부담도 되지만, 오히려 그만큼 하나에 집중해서 훈련할 수 있다. 일장일단이 있다. 경기 당일까지 집중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릴 것이다.” 진종오의 말 마디마디에 절실함마저 느껴졌다.

사격 황제는 “마지막”을 외쳤다. 정신무장을 하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허투루 내뱉은 말은 아니다. 그만큼 절실하게 대회를 준비했다는 의미다. 그 위대한 도전 자체만으로 박수 받아 마땅하다. 결과까지 따라온다면 금상첨화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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