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사격대표팀 진종오. 스포츠동아DB
수많은 메달을 목에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진종오는 여전히 목이 마르다. 2018자카르타-팔렘방AG에 임하는 각오도 그만큼 특별하다. 대회를 앞두고는 “4년 뒤에는 40대 중반이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 AG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 무대가 21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시티 사격장에서 열리는 남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이다. AG를 제외한 4개 국제대회에서 모두 한 차례씩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건 종목이다.
그러나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다. 과거와는 달리 이번 대회에 진종오는 한 종목에만 참가한다.
10m 공기권총 개인전 성적이 진종오의 이번 대회 성적이다. 엄청난 부담을 안고 싸워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도쿄올림픽부터 진종오의 주종목인 50m 공기권총을 비롯해 50m 소총 복사, 더블트랩 등 남자 종목 세 개를 폐지키로 결정한 탓에 이번 AG에서도 세 종목이 빠졌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사격대표팀 진종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에 진종오는 아쉬워할 틈도 없이 훈련에 매진했다. 지난 4월 창원에서 열린 ISSF 월드컵대회 이 종목에선 기록을 인정받지 못하는 번외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표적에만 집중했다. 실탄 한 발도 허투루 쏘지 않으며 집중력을 유지하려 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긴장감을 유지하려는 프로다움을 보여준 한 단면이다.
아직 AG 개인전 금메달이 없다는 점은(단체전만 3개) 또 다른 동기부여다. 사격 황제가 ‘AG 징크스’라는 말까지 들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종목에만 출전한다는 점이 부담도 되지만, 오히려 그만큼 하나에 집중해서 훈련할 수 있다. 일장일단이 있다. 경기 당일까지 집중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릴 것이다.” 진종오의 말 마디마디에 절실함마저 느껴졌다.
사격 황제는 “마지막”을 외쳤다. 정신무장을 하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허투루 내뱉은 말은 아니다. 그만큼 절실하게 대회를 준비했다는 의미다. 그 위대한 도전 자체만으로 박수 받아 마땅하다. 결과까지 따라온다면 금상첨화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